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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중고도서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소형 | 뜨인돌 | 2022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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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80g | 140*195*16mm
ISBN13 9788958078845
ISBN10 8958078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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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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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기능을 재인식하게 된 것 같아요. 밖에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고 집 안에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며 사회인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를 정의할 말도 필요해졌어요. 관계와 직책으로 설명되지 않는 나는 어떤 성향과 기질을 가진 사람일까? 우선 나를 알아야 나에게 맞게 공간을 가꿀 수 있고, 그 공간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도 알게 될 테니까요.
--- p.10

물건을 돌볼 때 마음을 주면 물건은 그 기억을 품고 있다가 나에게 돌려준다.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한 사이가 된다. 이러한 면에서 물건은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가치
를 늘려 가는 것이다. 골동품은 다른 게 아니다. 물건을 소중하게 다룬 사람들의 정성으로 오랜 시간 손상되지 않고 남겨진 것들이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물건을 사서 시간을 주고 돌보며 생각한다. ‘나는 가치를 키우고 있어.’
--- p.54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성향과 개별성을 알게 되는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다. 오감이 예민해서 소진 속도는 빠른 반면 충전 속도는 느리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무기력과 우울증이 오기 때문에 늘 에너지 상태를 확인하고 조금 떨어지면 충전시키려고 한다. 자연에서 산책하며 생각을 비우고,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지 않으려 하고, 안 맞는 사람과 거리를 두는 편이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금전 관리 루틴을 만들고, 집안일을 쪼개 힘을 적게 쓰는 살림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전부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다. 이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일에 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삶의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쓰는 에너지 살림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 p.85

일상의 미덕은 심심함에서 온다. 대체로 심심한 것들이 몸에는 좋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할 때는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프리랜서가 부러웠지만, 막상 프리랜서로 지내 보니 마냥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하루가 특별함이 아닌 일상이 되면 즐겁지 않다. 정해진 시간이 없으니 편한 게 우선이 되고, 생활 패턴은 망가져 몸에 독이 된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일찍 일어나고 일이 없는데도 책상에 앉아 자체적으로 일을 만든다. 심심한 무자극 매일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 강제 속에 가두는 것이다. 그런 후에 주어지는 꿀맛 같은 휴식은 결코 잉여롭지 않다.
--- p.130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다가 문득 어디로 휩쓸려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때 듣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멋지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나는 그럴 때 노트 구석에 적어 둔 글귀를 본다. 그것은 세상 어떤 지식이나 대단한 강의보다 더 나다운 것이다. 듣고 배운 것 중에서 내가 선별한 것이니까. 핸드폰으로 찍어 둔 사진도 본다. 그것이 세상의 많고 많은 이미지 속에서 내가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니까.
--- p.193

습관의 좋은 점은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뭔가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도 없앨 수 있다. 또 하기 싫은 일도 관성이 생기면 어쨌든 하게 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며 게으르다고 자책하는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자책을 하는 것만큼 사람을 갉아먹는 것도 없다.
--- p.198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소한 일을 꾸준히 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힘을 준다. 그렇게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집 앞 자동차 용품점 아저씨다. 매일 아침 7시 30분이 되면 가게 앞을 쓰는 싸리비 소리가 들린다. 싸리비 소리가 들리면 나는 창문을 열고 꼼꼼하게 바닥을 쓰는 아저씨의 규칙적인 동작을 가만히 보곤 한다. 어떤 성실함은 나만 아는 성실함이 있다. 그런 성실함이 삶에 대한 진짜 예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천재를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무심하게 반복적인 동작을 되풀이하는 사물이나 생명체를 통해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닮고 싶은 모습을 본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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