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감각일 것이다. 나 스스로도 어째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러니 방송부에 들어가 연습한다 한들 거의, 아니 절대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앞으로도 쭉 고생을 해야만 한다. 중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을 포기하고 참아가며 지내야만 한다.
……그래도,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전단지를 바라본다.
다른 사람과 평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재미있는 일들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거나, 보았던 TV 내용을 화제로 분위기를 띄우거나,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 게임의 이야기를 마음껏 하거나 --- p.25
신경 쓰지 말라니, 그럴 수 있을 리 없잖아.
“자, 그러니까 많이 얘기해봐.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상대방의 반응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비웃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말이야.”
역시 이해하지 못한다. 곁에 있는 가족들마저 내 기분을, 괴로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뭐든지 마음 편히 술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과 나는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르다.
“잠깐만 유타, 듣고 있니?”
“드, 드드드, 듣, 듣, 듣고 있어…….” --- p.35
“난 다치바나 코시로. 3학년 A반. 너는?”
“가…….”
“응?”
가시와자키 유타. 가시와자키 유타.
“가, 가, 가…….”
가시와자키 유타. 가시와자키 유타. 가시와자키 유타. 가시와자키 유타.
“가가…….”
숨이 막힐 것 같고, 손에 땀이 고인다. 말을 할 수 없다.
“가……, 뭐라고?”
다치바나 선배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걸 본 순간 괴로워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눈앞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렸다.
안 돼. 역시 안 돼.
“죄송합니다…….”
“어?”
말하는 것과 동시에 뛰쳐나가고 말았다. --- p.57~58
“넌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참아왔구나.”
“네……?”
“난 유창하게 말할 수 없으니까,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니까, 이건 못하겠지, 저것도 그만두자, 참자.”
“…….”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하는 일들을 참고, 포기하고. 넌 지금까지 그러면서 지내왔던 거 아냐?”
확실히 그랬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6년 동안 나는 모든 것들을 포기했었다. 말을 더듬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참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만 하며 지냈다.
“만일 그런 거라면 이쯤에서 너 스스로 네 세계를 좁히는 건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 p.73
아마 앞으로 나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그만큼 많이 실패하겠지. 하지만 괜찮다. 내 곁에 있는 건 내가 실패한다 해도 신경 쓰지 않고 있어줄 사람들이니까.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