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수습기자 공채 논술시험을 통과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한다는데, 지도해주실 분을 구할 형편이 되지 못했고, 찾을 수도 없었다. 언론사 입사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기사를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누구 못지않게 강했지만, 해결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선배들은 기사가 나쁠 때 나무라기만 했지,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스스로 연구해 해법을 찾을 때까지 꽤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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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쏠 때 과녁을 잘못 겨누면 제아무리 명궁수라 하더라도 과녁을 명중시킬 수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거나 글 훈련을 할 때 사전에 목표를 잘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해야, 즉 목표지향적으로 노력해야 좋은 글이 나오고 글 실력도 는다. 목표 없이 글을 쓰거나 글 훈련을 하는 것은 눈 감고 활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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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내용이 목표지향적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어려울 때는 그 내용을 글에서 빼보거나 담아보는 것도 좋다. 글에서 삭제했을 때 주제 전달이나 독자 설득에 별문제가 없다면 해당 내용은 없어도 된다. 목표지향적이지 않은, 불필요한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삭제했을 때 문제가 생기거나 글에 집어넣었을 때 주제 전달이나 독자 설득 효과가 커진다면 꼭 들어가야 할 목표지향적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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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다고 생각할만한 소재를 찾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어떤 것이 좋은 소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소재를 고민해보지 않은 분들은 더 그렇다. 그러나 해결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가령 언론사나 방송사가 어떤 소재를 찾는지 참고해보는 것은 좋은 해법의 하나다. 이런 곳은 독자나 시청취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더 좋은 소재를 찾으려고 애쓴다. 다른 언론사나 방송사보다 더 좋은 소재를 찾으려는 동종 업체와의 경쟁도 심하다. 이런 곳이 어떤 소재를 찾는지 눈여겨보면 더 좋은 소재를 찾는 데 참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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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대부분 사람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다. 물건값이든 세금이든 보험료든 부당하거나 과도하거나 많이 오르면 기사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집 1채의 임대가가 오른 것보다 국민 대부분이 내는 특정 세금이 오르는 것이 더 좋은 소재다. 세금의 부당 인상이나 과다 인상이 집세 1채의 부당 인상이나 과다 인상보다 이해관계인이 훨씬 많다. 그런 소재를 고르면 더 좋은 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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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를 효과적으로, 목표지향적으로 쓰려면 이렇게 해보자. 내 생각, 내 경험을 내가 더 나은 지원자라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 생각은 이래요, 나는 이런 경험을 했어요, 이렇게 실력을 쌓았어요” 이런 식으로 쓰지 않고 “내가 남다른 지원자라는 이유는 이런 거예요, 이렇게 좋은 생각을 해왔고, 이렇게 잘 해왔거든요” 이렇게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써보자.
--- p.96
요즘 독자는 불편을 참고 읽지 않는다. 읽을거리가 워낙 많고, 읽는 대신에 할 일도 많다. 굳이 머리 아프게 어떤 글씨인지 일일이 살펴가면서 읽지 않는다. 이러면 내가 쓴 글이 무슨 이야기인지를 독자에게 잘 알리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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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에 실리는 글은 일반 서적의 글과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단락과 단락 사이를 한 줄 띈다는 점과 각 단락의 길이가 길지 않다는 점이다. 비교적 짧은 기사를 내는 일간 매체는 물론, 기사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월간 매체도 그렇다. 특히 일간 매체의 기사는 두세 문장으로 한 단락을 채우는 경우도 많다. 독자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읽도록 하려는 것이다. 단락의 길이가 길면 글의 가독성이 떨어진다. 가급적 단락의 길이를 길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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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두 달 만에 입은 물적 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피해액 1000억 달러(122조 8000억 원) 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려면, 즉 독자가 ‘와, 전쟁 피해가 정말 크구나!’ 이런 생각이 들도록 하려면, 1000억 달러가 얼마나 엄청나게 큰돈인지 독자가 실감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이를 실감하기 어렵다. 그저 많은 액수겠거니 하고 생각할 뿐이다. 이렇게 표현을 바꾸면 어떨까?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가 전쟁 바로 전인 2021년 1년 동안 벌어들인 돈,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총생산액이 약 2000억 달러였다. 그렇다면 글이 이야기한 피해액 1000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1년 동안 피땀 흘려 번 돈의 절반이나 된다. 그 돈을 전쟁 발발 후 불과 두 달 만에 다 잃은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아 설명하면 단순히 피해액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중략) 글 뒷부분에 나오는 난민 수 200만 명도 마찬가지다. 200만 명은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 4300만 명의 4.65%, 수도 키이우 전체 인구 295만 명의 67.8%다. 우크라이나 국민 20명 중의 1명, 수도 키이우 시민 10명 중 6~7명이 난민 신세를 면하지 못한 꼴이다. 이런 내용을 200만 명이라는 수치에 덧붙이면 사태의 심각성을 독자들이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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