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이 말하되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고 하니 마음은 즉 하나이나 중생은 차별의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모든 부처님은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깨닫지 못함으로 인해 중생과 모든 부처님의 이름으로 나누고 있으나 그 본래의 마음은 둘이 아니다. 또 이르되 다른 마음은 다른 몸이 태어날 때에 따라 일어남이 아닌 다른 몸이 멸할 때에 따라 멸한다고하고 또 이르되 다른 마음을 하나로 모아 움직임을 인연으로 하여 우주만물이 생성한다 하였다.

사실 이러함을 시작과 끝으로부터 오늘에 다하도록 몸으로 느끼는 사람이 끊이지 아니하였다. 어찌 부처님과 조사에게 물어서 복종만 하여 왔으리오. 미혹하면 성품을 보지 못하고 깨달으면 공을 보지 못한다. 이는 즉 성품이 본래의 마음이다. 성품을 못봄은 미혹함으로 성품이 나타나지 아니하거니와 허공을 못봄은 공이 본래 없어 오직 깨달은 성품일 뿐이다. 즉 오늘이라도 일념으로 깨달음에 돌아가기만 하면 허공이 본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깨닫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미혹한 망념이라도 한 번 짖지 아니하여보면 거의 짐작할 것이다.

눈앞에 나타나는 허공이 본래 있지 아니하건 만은 천지와 만물 모든 형상이 있음으로 인하여 허공을 보나니 이 형상을 분석하여 멸혹케 하면 허공 그것은 스스로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물걸의 형상이나 허공이나 이것이 다 성품이고 즉 본래의 마음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깨달음을 나누는데 있어서는 만물을 그대로 두고 보면 모두 공(空)속에 있다. 그러므로 경에 말하되 한사람이 참된 근원에 돌아가면 모든 허공이 나타나고 멸함이 있다 하였다. 또한 세간과 일체의 법은 꿈과 환상과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전기와 같다.

우리는 미혹한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 긴 것 같으나 미혹한 상념을 깨닫기만 하면 청정한 본래의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귀와 눈에 보여지는 소리와 색깔과 모든 것은 단지 보는 것만으로 있을 따름이요 그 자체가 일어나게 하여 머물며 멸하게 하여 없애는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짐작만 하고 하기를 좋아할 뿐 그것이 곧 마음이 움직인 본래의 뜻임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