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면서 성경의 아브라함이 떠올랐다.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처음 들어갔을 때 기근을 만나지 않았던가.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있었다. 그렇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다. 내 생각보다 훨씬 큰 하나님의 뜻은 분명 명확하실 테니, 그 믿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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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써 주소서. 나의 맘 나의 몸 주께 드리오니 날 받아주소서.”
나는 단단한 무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24시간 극동방송을 듣기 시작했다. 운동할 때, 밥 먹을 때, 이동할 때에도 극동 방송과 함께 했다. 그렇게 무장을 하니 오직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기쁨을 느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나는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믿는 자로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늘 생각하며 마음을 조심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기 위해 찬양과 기도와 말씀을 떼어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나님, 오늘도 저를 도와주세요!
--- p.33
하나님 아버지!
저의 어리석음을 회개하오니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저는 주님이 주신 달란트에 감사하지 못했고 주시지 않은 재능을 쫓아 세상의 성공만을 꿈꾸며 살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주신 모든 것이 저에게 가장 합당한 선물임을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성품과 소질을 제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왔던 저의 교만과 욕심을 제하여 주시옵소서. 주신 재능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하는 일에 쓰임 받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빛을 발하는 재능이 될 수 있도록 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 p.61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그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하는지라.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
말씀에 순종하며 남편과 함께 성경을 읽어가고 있다. 신앙에 관한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독서 가운데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함께해 주심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하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하나님께서 어떤 경험을 하게 해 주셨는지 돌이켜 본다. 신학교 수업료를 후원해 주신 익명의 후원자가 계셨다. 남편의 기도와 뒷바라지로 무사히 신학교를 졸업해서 10년간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 목사님, 익명의 후원자, 기도 동역자, 사랑하는 가족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이다.
--- p.99
나를 변화시켜 준 하나님의 자연은 그 뒤로 내가 힘들 때마다 찾아가는 쉼터가 되었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깨달음이 있었다. 내가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존재 덕분이었다고 말이다. 내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고독함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날마다 성장하는 사람, 성숙한 사람이고 싶다. 그 날, 자연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셨던 은혜와 사랑으로 영혼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과거의 나처럼 힘겨워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새소리와 바람 한 줌이 되어주고 싶다.
--- p.119
글쓰기 수업을 듣는 나를 위해 거실을 내주고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는 착한 딸들, 목이 마른 나를 위해 물을 떠다 주는 남편이 있어 감사합니다. 손님들을 챙기느라 바쁘고 피곤하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생각할 힘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일어날 기쁜 일, 힘든 일들에 미리 감사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시고, 선한 뜻을 보여주시고, 감당할 힘을 주실 것을 믿고 감사합니다. 제 삶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일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내하고 지금처럼 늘 감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p.153
너와 함께할 수 있었던 지난 삶의 여정, 행복했단다. 희로애락의 세월을 지나 어느덧 60대가 된 너를 지그시 바라본다. 이제는 나를 ‘너의 삶의 주인’으로 온전히 인정해 주며 너를 향한 나의 계획도 진지하게 물어오니 대견하구나. 태초부터 내가 너를 선택하고 사랑하며 기다려 주었듯, 너도 나의 사랑을 흘려보내고 나눠줄 수 있겠니?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너를 믿어!
--- p.189
시간은 흐른다. 경아의 삶도 흐른다. 살아온 인생의 열정과 의미만큼, 살아갈 인생의 고민과 선택 앞에 방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다양한 모습과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가 경아의 미래 인생길에 부여해 놓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마주하며 씨익 웃을 경아를 떠올려 본다. 내가 선택한, 단 한 명도 똑같지 않은 소중한 모든 자녀들이 그러했다. 내 딸 경아도 그러할 것이다. 씩씩한 내 딸, 가을을 닮은 내 딸 경아는 그러할 것이다.
---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