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뽕뿐만이 아니다.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신경 안정제인 졸피뎀 또한 성범죄자들이 즐겨 쓰는 의약품이다. 졸피뎀을 넣은 술을 마시면 만취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고, 결국 정신을 잃는다. 최음제도 사람을 혼미하게 만들고, 흥분시킨다. 모두 쉽게 구할 수 있어 성범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며, 당신을 의도치 않는 성폭력에 노출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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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성범죄가 만연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성범죄 사실을 알면서도 입을 닫는 방관자들 때문이다. 동료의 피해 사실을 알고도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여기며 무관심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웃는 사람도 있다. 여전히 조직 내에서 가해자들이 안하무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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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우리는 겉모습으로 절대 그들을 알아볼 수 없다. 게다가 성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전자발찌를 부착하거나 신상정보가 고지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옆집 사람, 상가 주인, 친절한 경비원 등의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 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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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이 진짜로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범죄자 대부분은 여성이 많은 곳에서 활동하며 쉽게 여성을 만난다. 물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간혹 진짜로 잘 만나보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만남이든, 성적인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그들은 잔혹한 본색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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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성범죄자는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다고 생각하지만 계획적인 범행이 많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을 강간하기로 목적을 두었다면 그 여성이 주거지 귀가 여부를 확인한다. 그리고 혼자 사는지, 침입하기 용이한 진입로와 범행을 저지른 후 도망갈 수 있는 퇴로를 확인해 둔다. 또 준비된 위협용 흉기와 소리 방지용 테이프 등을 준비하며 바로 실행하지 않고 그
주위를 맴돌다가 안전한 기회가 되었을 때 범행을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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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누구를 사칭할까? 사칭 성범죄자를 만나본 결과, 이들은 대중이 신뢰하거나, 친숙하게 여기는 직업을 선택했다. 택배기사, 가스 검침원, 수리 기사, 사회 복지사 같이 집을 자주 방문하는 직업이나, 사복 경찰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직업 말이다. 특히, 사복 경찰은 ‘혹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에 쉽게 문을 열어주었다. 즉,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 약속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 공무원이라고 하는 사람은 모두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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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주차된 차량이다. 성범죄자들은 시동을 끈 차 안에 조용히 있다가, 적당한 상황이 되면 문을 열고 나와 여성을 납치한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 주차된 차량이 즐비하다면 신속히 지나가라. 괜히 남의 차 안을 들여다보거나, 창문에 당신을 비춰보는 것도 금물이다. 범행 대상이 되기 좋은 행동이다. 당신의 앞에 갑자기 멈추어 서거나, 따라붙는 차량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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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자체가 불법이지만, 성범죄자들은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유흥업 종사자를 마음대로 취해도 되는 사람이라 생각해 너무도 쉽게 성범죄를 저지른다. 유흥업 종사자가 성폭력 당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야? 유흥업을 선택했다는 건 자기 몸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무슨 상관이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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