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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번의 다이빙 (우리들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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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번의 다이빙 (우리들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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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06g | 140*205*16mm
ISBN13 9791130677767
ISBN10 113067776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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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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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자라라는 목적 하나로 꾸준히 한 수영이 마음에 들었다. 각종 대회에 나가 입상도 하면서 물에서 즐거운 유년을 보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서 수영 성적이 나아지지 않았다. 열두 살, 사춘기란 직격탄을 제대로 때려 맞은 나는 미처 충격에 대한 방어막을 장착하기도 전에 꿈에 대한 첫 좌절감에 흔들려야 했다. 어쩌면 수영선수로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목표가 꺾였다. 즐거웠는데……. 이제는 물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걸까?

나는 물 밖의 세상에서 꿈을 꾼다는 것이 두려웠다. 물 밖으로 나간다는 건 나 자신을 포기한다는 것과 동일시되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동네 수영장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 그러던 참에 수영장에서 기재 코치를 만난 건 지금도 기적인지 행운인지 알쏭달쏭할 뿐이다. 그건 명백한 유혹이었다. 더군다나 물에서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넋을 놓았다.
“나는 김밥 준다. 어때? 함께 뛰어볼래?”
“김밥……이요?”
--- p.33

“할아버지가 우리도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해주셨을 때, 나 울컥했다.”
기창 할아버지가 달변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낙동강 전투 이야기를 듣던 나은강이 기창 할아버지의 용기가 부럽다고, 대단하다고 박수를 쳤다. 안 듣는 척하며 평행봉에 매달려 물구나무를 섰지만 나 역시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하는 기창 할아버지의 젊은 날을 떠올리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전쟁과 직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세상이 거꾸로 뒤집힌 느낌이 아닐까. 나로서는 엄두도 못 낼 용기였다. 그러나 기창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호기롭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대단할 것 없어요. 우리 모두 용기 있는 것이지. 산다는 건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야. 제각각 생김새가 다르듯이 우리에겐 각자한테 어울리는 용기가 있지.”
--- p.97

“박풍덩! 파이팅!”
놀림조의 별명과 힘을 실은 파이팅. 6음절의 응원 메시지는 이율배반적이었으나 그래도 듣는 순간에는 심장이 크림처럼 몽글몽글해지고 얼굴에 웃음이 번지면서 단전에 다시 한번 힘을 주게 되었으니 좋았다. 그러나 권재훈은 아니었나 보다.
“늘 응원해 줬잖아. 너, 이런 놈 아니었잖아.”
녀석의 입가가 휘어졌다. 호선으로 휘어진 입매와 달리 눈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 날이 서린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알던 권재훈이 맞나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건, 네가 내 경쟁 상대가 안 될 때의 이야기고. 지금, 너랑 동급으로 취급받는 거…… 기분 몹시 더러워.”
--- p.125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코치님이라면 적어도 괜찮냐고 물어보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 때문에 재훈이가 그렇게 된 건데……. 코치님은 할 말 없어요?”
레게 사내가 우리 앞에 노릇하게 부친 녹두전과 수육을 내려놓았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우리를 에워쌌다. 기재 코치는 녹두전을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찢었다.
“너, 지금 안 괜찮잖아. 그런데 내가 괜찮냐고 물어본 들 위안이 되겠어?”
틀린 말 하나 없었다. 뼈를 때리는 진실에 고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고개를 들고 마주할 용기가 점점 소멸했다.
“땅바닥에 먹을 것도 없는데 고개 들어. 재훈이는 사고야. 다이빙하다가 생겨서는 안 되는 사고.”
--- p.161

“권재훈.”
늘 부르던 이름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영혼이 떨릴 만큼의 긴장감을 갖고 불렀다. 지상으로부터 10미터 떨어진 곳에 우리 둘뿐이었다. 다이빙대 끝자락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서 녀석이 대답했다.
“왜?”
언젠가 다이빙 선수로서 은퇴하게 되면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다이빙대 위에서 함께 보냈던 권재훈에게 꼭 전하자 했던 말을 몸속 깊은 곳에서 꺼냈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메달이 아니라, 너의 굳은 의지야.”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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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 역시 물속을 좋아했던, 진로 때문에 끊임없이 방황했던 십 대였기에 이들의 이야기가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 자신만의 보드 끝에 서서 다이빙할 모든 청춘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노은솔 (크리에이터, 전 수영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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