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현대인들은 책을 읽지 않을까?” 1년 동안 현대 소설과 그동안 전혀 가까이 하지 않던 언어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는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요즘 독자들은 수식이 많은 긴 문장보다 간결하고 호흡이 짧은 문장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는 논리적인 글보다는 감성적인 글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게으름』은 이처럼 변화된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고자 새로운 문체를 채택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시도였습니다.
이렇게 하는 저의 바람은 오직 이것입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들이 숨 들이마실 때 공기처럼 “후우읍”, 가슴에 스며들어 갔으면 싶습니다. 또한 숨 내어 쉴 때 내뱉는 공기처럼 “푸우우”, 마음으로부터 스스로 생각을 길어 올리게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서문」중에서
그때 내 인생이 그랬다.
자유 찾아 떠난 무신론자의 삶.
게으름에 가책을 느낄 대상도 없었다.
생사의 갈림길.
더 절박한 질문이 있었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내가 누군지 알았을 때,
나 엄숙하도록 존귀함을 알았을 때,
하나님. 죽은 내 마음에 생명(生命)의 숨길 불어넣으셨다.
나를 울린 건 사랑이었다.
나를 지으신 이가 구원하셨으니,
잘못된 사랑 때문에 나는 게을렀던 거다.
생명은 모든 죽음에 항거하고,
사랑은 나태한 마음에 항쟁의 횃불을 든다.
---「프롤로그」중에서
어떻게 사느냐?
그것보다 앞선 질문이 있다.
내가 누구인가?
그걸 알아야 부지런히 살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
지혜. 인생의 질서를 아는 것.
날 지으시고 구원하신 주님 사랑함으로써,
삶에 질서가 생긴다.
마음으로 그걸 알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 질서 안에서 평안하고 행복하다.
지혜롭고는 게으를 수 없으니,
게으르게 살 수 있는 건 미련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진정 사랑한다면, 그게 정점(頂點)이다.
그 아래로 새로운 질서가 세워진다.
모든 사랑이 그런 거다.
하나님을 사랑함.
그게 지혜의 근본이란다.
지혜는 마땅한 질서를 아는 거란다.
진리는 그걸 알려 주는 데 그 가치가 있단다.
진리의 가치는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는 거다.
하나님 사랑하면 그분 정하신 질서를 받아들이나니,
그것은 당신 안에서 만물을 복되게 하시는 질서다.
조화. 절제. 균정(均正).
만물은 그 안에서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2장 카르페 디엠」중에서
아아, 그렇게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
나 누구에게 아무것도 빼앗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유익을 주며 살고 싶다.
내 모든 것. 좋으신 그분께로부터 왔기에.
사막의 강물처럼,
메마른 곳 흘러가 두루 적시며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려면 자원(資源)이 있어야 한다.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지상의 자원들.
지혜와 덕과 사랑, 지식과 물질과 재능.
모든 자원.
오직 그분께로부터 와서 누리고 있는 거다.
주시는 것도 때가 있으니, 예비할 수 있을 때 그리하라.
필요한 때를 위해 저장하라.
다 쓰지 못할까 염려 말고,
남에게 누 끼칠까 걱정하라.
가엾은 사람 맘껏 도울 수 있도록.
---「3장 개미의 전설」중에서
은혜(恩惠)는 사랑의 감화다.
하나님 사랑에 감화를 받으면 열심이 생긴다.
아무것에도 열렬해지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거짓된 사랑은 육신에 속한 것만 사랑하지만,
참된 사랑은 영혼에 속한 것과 육신에 속한 것을
질서 있게 사랑하나니,
이로써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사랑의 힘이다.
삶이 지루한 건 끌리는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사랑해도 그렇게 열렬할 수 있는데,
그분을 사랑하면서 어찌 가슴으로 하고 싶은 게 없을까?
---「4장 선물 같은 오늘」중에서
수많은 관객들이 환호해도 무대의 막은 내린다.
이 길 끝에서, 내 인생의 막도 내릴 것이다.
걸쳤던 무대 의상을 벗고 화장도 지우고 나면
거기는 홀로 던져지는 우주 공간.
있었던 것들은 없고 없었던 것은 나타날 것이니,
그때 몸안에 쏟아지는 엔도르핀은 은퇴식장의 꽃다발이다.
하나님, 내 영혼(靈魂)을 받으소서!
인생나무. 꽃잎 되어 떨어지는 순간.
아무나 이런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
잘 살려고 애쓴 사람만이 그럴 수 있으리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렇게 산 사람.
그때 나도 한 장의 예쁜 꽃잎이 되고 싶다.
그대도 나와 함께 푸른 하늘에 나부끼는
어여쁜 꽃잎이 되어지이다.
살아야 할 이유가 죽을 이유만큼 분명한 사람으로 사소서.
그래야 그대 행복할 것이기에.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