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미사가 열린 후 이그레이은 땅에 묻혔다. 그웬와이파는 수의로 감긴 몸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시어머니에게 어울리는 마땅한 에도를 할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의 그녀의 삶은 모두가 거짓이었다. 그년느 진정한 크리스천이 아니었다.' 그들이 믿는 바가 사실이라면, 이그레인은 지금쯤 지옥에서 불타고 있으리라. 자신에게 친절했던 이그레인을 생각하면 그녀는 견딜 수가 없었다.

수면 부족과 눈물로 인해 눈이 따뜸거렸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낮게 깔린 하늘이 그녀의 희미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이곳 수녀원 안에서는 안전했지만, 이제 곧 이곳을 떠나 며칠 동안 불길한 징조를 담은 듯한 하늘 아래서 황야를 지나야 하리라, 어느 곳에나 열려 있는 하늘이 그녀와 그녀의 아이 위로 내려 닥치리라. 그웬와이파는 그 위협적인 하늘로부터 아기를 보호라려는 것처럼 배 위로 두 손을 움켜잡았다.

'난 어째서 항상 두려워하는가? 이그레인은 이교도로서 악마의 꾐에 빠졌지만, 난 그리스도께 구원받았으므로 안전하다. 하나님의 천국 아래서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냐?' 하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그녀를 늘 사로잡고 있었다. '두려워하지 말아야 해. 난 브리튼의 왕후이다. 그 지위를 지녔던 다른 여인은 이제 땅 속에 잠들어 있다. 난 왕후이며 아서의 아들을 담고 있다. 하나님의 세상에서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