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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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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

: 삶의 지혜를 넘어 도전의 철학으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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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724g | 152*215*25mm
ISBN13 9788950967161
ISBN10 8950967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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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와 맹자는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분명히 ‘참’의 세계가 저 어딘가에 있다고 굳게 믿었다. 또한 위기에 부딪쳐도 자신들의 오류와 실패를 시인하지 않았다. 그들은 현실이 주술과 마술에 걸려 있다거나 현상의 사람이 소체(小體)의 욕망에 빠져 있다고 보았다.
--- p.18

‘기우(杞憂)’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리 글자를 들여다보아도 ‘기우’와 ‘쓸데없는 걱정’ 사이에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 연결고리를 찾으려면 기우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기우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나라 사람의 걱정’ 또는 ‘기나라 사람이 걱정하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기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또 어떤 걱정을 말하는 것일까?
--- p.43

묵자가 공자의 사상을 비판하기 위해서만 차별의 반대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말끝마다 백성을 위해 이익을 일으키고 피해를 없애겠다며 ‘흥리제해(興利除害)’의 구호를 외쳤다. 제자백가는 하나같이 자신의 제안대로 한다면 세상의 구원을 이룰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상황은 좋아지기보다 나빠졌다. 사람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과 약탈로 신음했고 특히 약자의 고통은 날로 심해졌다. 묵자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생겨나는지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는 먼저 전국시대의 5대 문제 상황을 지적했다.
--- p.79

진승은 힘든 품팔이꾼으로 살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한참 일하다가 밭두둑에서 잠깐 쉬게 되자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한마디 건넸다. “만약 우리가 출세해서 잘 먹고 잘 살게 되더라도 서로를 잊지 맙시다!”(苟富貴, 無相忘!) 동료들은 진승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품팔이꾼 주제에 당신이 어떻게 출세를 할 수 있겠는가?”(若爲傭耕, 何富貴也?) 보통 이 같은 말을 들으면 기가 꺾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진승은 자신의 미래를 믿었던 만큼 기죽지 않고 정면으로 되받아쳤다. “참새(조그만 새)가 어찌 홍곡(큰 새)의 뜻을 알리오!”(燕雀安知鴻鵠之志哉!)
--- p.144

반면 조조는 ‘유재시거’를 통해 한실에 반대하는 인물을 끌어들여 ‘공치천하(共治天下)’로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가 이 비전을 얼마나 현실화시켰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 또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조조의 성공을 난세의 간웅(奸雄)에서 찾는다. 이것이 바로 과도하게 문학화된 ‘삼국지’의 병폐라고 할 수 있다.
--- p.179

한유는 도교와 불교를 없애야 할 헌것으로 보고 유교를 살려야 할 새것으로 보았다. 반면 마오쩌둥은 유교를 헌것으로 보고 신민주주의를 새것으로 보았다. ‘불파불립’이라는 똑같은 맥락을 쓰면서도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역설이라 할 수 있다. 송나라의 유학자들은 한유가 깔아놓은 무대 위에서 유교 부활의 노래를 맘껏 불렀다. 그 무대에 섰던 가수로는 범중엄, 장재, 주희, 육상산 등이 있다.
--- p.230-231

명말청초를 살다간 김성탄(金聖嘆)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길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불역쾌재삼십삼칙(不亦快哉三十三則)」이다. 오늘날 읽어도 무릎을 치며 “맞아! 맞아!” 하면서 설핏 미소 짓게 만든다. 이 글을 읽는 순간만이라도 세상 번뇌를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다.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빚을 다 갚는다.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32칙 還債畢, 不亦快哉!)
들불을 바라본다.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31칙 看野燒, 不亦快哉!)
줄이 끊어진 연을 바라본다.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30칙 看人風箏斷, 不亦快哉!)
--- p.322

맹자는 마음을 길러 호연지기에 이르는 상태를 설명한 뒤 “성인이 다시 태어나더라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를 것이다.”(聖人復起, 必從吾言矣. 「공손추」 상)라고 말했다. 이것이 과연 복종의 윤리를 논하는 세계에서 할 수 있는 말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사상가들도 선배의 이름과 주장을 되풀이하곤 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목숨을 건 용기를 발휘했던 것이다.
--- p.396-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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