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614쪽 \| 15322435mm
ISBN13	978898972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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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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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 shilla2233 평점4점

1930년생. 옥스퍼드대학에서 역사학,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예일대학에서 철학을 배웠다. 런던대학의 킹스 칼리지 객원 교수. 정력적인 저술활동으로 철학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한편, 음악과 연극에도 조예가 깊다. 바그너 해설가로 유명하며, BBC의 철학해설 프로그램 제작에도 관여했다. 『바그너의 면모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비롯한 그의 저서들은 20여 언어로 번역되었다.

역자 : 김병화

서울대학교 고고학과 졸업. 같은 대학 대학원 철학과 석.박사 과정 수료. 『사랑과 죽음의 교향곡: 브루노 발터가 만난 구스타프 말러』, 『증언: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이 고기는 먹지 마라?』, 『공화국의 몰락』, 『수량화혁명: 유럽의 패권을 가져온 세계관의 탄생』, 『악마: 얼굴 없는 가면』 등을 번역했고, 번역.기획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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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간 의의 바그너는 살아 있을 때에도 그랬지만 죽어서도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곡가이다. 바그너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를 오페라의 신과 같은 존재로까지 숭배하며, 싫어하는 사람은 그를 히틀러와 연관 짓거나, 듣기 어려운 음악을 만든 괴물 같은 사람으로 본다. 저자 브라이언 매기는 후자의 극단적인 비난이 바그너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보고, 그런 오해를 바로잡고 바그너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이 책 『트리스탄 코드: 바그너와 철학』을 저술했다. 저자가 가장 주력한 것은 바그너의 음악에 미친 철학의 영향이다. 독자들 중에는 바그너가 철학을 진지하게 연구한 소수의 위대한 작곡가 가운데 한 명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그너는 일생 동안 철학에 몰두했으며, 음악과 마찬가지로 철학에서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 책에서는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철학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 영향이 그의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파르지팔>, 그리고 특히 <니벨룽의 반지> － 에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보여준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철학'은 삶과 사물 일반에 대한 태도, 즉 세계관(Weltanschauung)을 의미하고, 저자는 철학이 그의 오페라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로 한정하여 서술한다. 또한 저자는 예술적 천재인 바그너뿐만이 아니라 역겨울 정도로 심한 편집증과 이기주의 성향을 지닌 바그너까지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바그너가 어린 니체와 나눈 길고도 친밀한 친교와 영향 관계도 다루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저자는 바그너가 가장 크게 오해받는 나치와의 연관이 허상이라는 해명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다. 바그너의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를 하나의 시대 풍조로만 치부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그너에 대해 가졌던 불유쾌한 편견이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의 독자들은 바그너라는 한 인간과 그의 음악에 대해 편견 없이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과 다르게, 바그너와 그의 오페라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간된 바그너 관련 도서 대부분이 음악 분석에 치중하고 있고 그의 사상에 관한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트리스탄 코드: 바그너와 철학』은 바그너에 대한 관심을 좀더 세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주요 내용 청년기의 '좌익 혁명가' 바그너 바그너는 평생 철학을 진지하게 연구했으며, 일생 동안 자신의 철학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바그너가 성인기의 첫 이십 년을 지내는 동안 철학적으로 영향받은 중요한 저술가로는 먼저 청년 독일단의 저술가들이 있고, 그 다음에 철학적 아나키스트 그룹이 있고, 마지막으로 청년 헤겔주의자가 있다. 프루동과 바쿠닌, 특히 포이에르바흐의 영향이 컸고, 이 모든 연원에서 나온 이념들이 그의 오페라에 영향을 미쳤다. 청년 바그너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혐오했으며, 대중이 사회를 변화시킬 집단적 힘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미래 사회가 혁명을 겪고 나면 적어도 창조적 예술과 예술가들에게는 멋들어진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젊은 바그너는 친구들과 이러한 신념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모임에서 끝도 없이 토론했다. 그러한 이상을 제시하는 글을 열광적으로 읽었으며, 본인 스스로도 그러한 이상을 천명하는 기사를 발표했다. 잠깐 동안 혁명적 사회주의자 진영의 신문을 편집하는 일을 돕기까지 했다. 그의 행동 가운데 가장 선동적인 것으로는 1849년 5월에 드레스덴에서 일어난 혁명적 봉기를 선도하는 일을 도왔고, 당시 가장 유명한 아나키스트이던 바쿠닌(Bakunin)과 나란히 바리케이드에서 싸운 일이다. 바그너의 이러한 신념과 전제들이 한 예술가로서 그가 쓴 작품에서 표현되었으며, 이제껏 만들어진 어떤 것보다도 더 규모가 큰 오페라 대본 몇 편에는 그러한 신념이 가득 채워졌다. 하지만 좌익 혁명가였던 바그너는 중년기에 들어서면서 세계관에 전격적인 변화를 겪는다. 그 뒤로 그는 앞에서 열거한 것 같은 신념들을 더 이상 지니지 않았고, 자기 작품에 대해서도 아주 판이한 견해를 갖게 되었다. 즉, 바그너는 중년기에 들어서서는 정치에 환멸을 느껴 등을 돌리게 되고 더 정신적인 가치를 찾아 내면을 탐구하기 시작했을 때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만났다. 그 때 이후 씌어진 새로운 대본들에는 이러한 차이가 반영되어 있으며, 후기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그의 세계관 상의 이 변화가 어떤 것인지 이해해야 한다. 바그너,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발견하다 - “정치에서 형이상학으로의 옮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이하, <반지>)에서 중심 주제는 권력이 갖는 본질적으로 악한 성격이다. 여기서 권력은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모두를 파괴하고 그들의 감정적 삶을 쇠퇴시켜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줄거리의 중심 맥락은 권력 위에 세워진 세계 질서가 몰락하고 사랑에 기초한 질서가 그것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즉, 이 모든 이야기가 벌어지는 배경이 되는 신념과 가정은 우파적인 것이 아니라, 좌파적인 것이다. 그는 정치적 우파의 입장을 옹호한 적이 없었고, 다만 좌파 정치에 대한 확신을 잃었을 뿐이었다. 1848~1849년의 혁명이 실패한 뒤 인류의 문제를 위한 정치적 해결책의 효과에 대해 점차 신뢰를 잃었고, 바그너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결정적인 전환점은 1851년 12월에 파리에서 일어나서 루이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하게 된 반의회적 쿠데타였다. 그 이후로는 자기들이 쓰는 편지의 날짜를 모두 1851년 12월로 써야 한다고 한 친구에게 제안했다. 그 시점 이후의 미래, 그들이 그렇게 열렬하게 믿어왔던 미래가 절대로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편지에 또 이렇게 썼다. ?오래지 않아 나는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바깥세상의 일에 대한 실망감이 뒤죽박죽이 되었다?고 쓸 정도로 그에게는 반갑고도 확신에 찬 아침이 다시는 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낙관주의에서 비관주의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전환의 이 시점에서 그가 쇼펜하우어를 알게 된 것이다. 바그너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처음 읽은 것은 1854년 가을이며, 이 책을 한 해에 네 번씩이나 읽으면서 길을 찾아 나간 뒤, 평생 그것으로 계속 되돌아왔다. 바그너가 쇼펜하우어를 통해 인간이 직면한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해결책이라고 믿기를 중단했고, 정치 사회적 사안을 일차적인 것으로 보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바그너가 보수주의자가 되었다는 의미에서 ?우향우?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평생 어떤 시기에도 견해나 태도면에서 보수주의자였던 적은 없었다.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바그너는 <반지>의 대본을 수정하는 대신, 특히 음악의 비중을 높이면서 자신의 작품을 달리 해석하였다. <반지> 4부작 중에서 <라인의 황금>은 쇼펜하우어를 알기 이전에 바그너가 내세웠던 주장, 즉 문학과 음악의 동등한 결합 원리에 따라 작곡되었지만, <발퀴레> 이후는 본질직관으로서의 음악이라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따라 음악이 좀더 우세하게 되었다. 만일 바그너가 <파르지팔> 이후에도 작곡을 했더라면, 그것은 오페라가 아니라 교향시였을 것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구사된 무한 선율은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적 세계관, 즉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을 음악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바그너에 대한 오해 - 반유대주의 바그너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삶의 태도 전반에 대한 분석 및 반유대주의의 문제, 즉 나치즘과의 관계이다. 대중적으로 바그너가 받고 있는 오해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아마 이 문제일 것이다. 바그너가 반유대주의자라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당시 유럽에서는 반유대주의가 일반적인 추세였다. 희곡 － 특히, 『베니스의 상인』 － 에서 공공연하게 반유대주의적 표현을 한 셰익스피어와 비교해 볼 때 바그너에 대한 편견은 지나친 면이 많다. 나치즘과의 친분은 바그너가 죽은 뒤의 일이었으므로 바그너 본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바그너의 음악을 좋아한 것은 나치즘 전체가 아니라 히틀러 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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