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게임 속 가상 현실에서 빠져 나오다!!
안톤하고 친구할 사람?
"친구? 일부러 사귈 필요 없었어요. 채팅방에는 항상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컴퓨터만 있으면 신나게 놀 수 있었으니까요. 그때만 해도 제가 스타플래쉬맨이라고 하면서 다닐 때였어요. 지금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게요. 엄마 아빠는 그냥 편히 앉아서 잘 듣기만 하면 돼요, 아셨죠?"
이것은 사회생활이라고는 가상의 세계가 대부분이었던 안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여름휴가를 지내고 와서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모험담을 신나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장면입니다.
안톤은 닉네임 '스타플래쉬맨'이라고 불리며 컴퓨터 게임 채팅 그룹에서 인기가 짱입니다. 안톤의 실력은 채팅 그룹 친구 사이에서 최고였거든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방학을 보내기 위해 호수로 캠핑 온 안톤은 자신의 내적 나약함과 두려움(용기와 자의식의 부족)을 쿨한 척하며 감추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미 캠핑장에 놀러 온 아이들과 함께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할아버지와 낚시를 하는 일이 그에게는 고역이며 이를 거부하죠.
안톤에게 호수는 더러운 물풀과 진흙으로 가득한, 한마디로 불쾌한 공포의 대상일 뿐입니다. 대신 편하게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콘플레이크를 먹으며 빈둥거리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에 대한 소박한 기대가 있습니다. 낯선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낚시를 함께 즐기고, 호수에서 다이빙을 하는 여느 평범한 소년의 모습입니다. 안톤은 마지못해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대를 채워드리기로 합니다.
할아버지께 낚시를 배우며 우연히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낚게 됩니다. 안톤은 그 작은 물고기를 큰 물고기 잡는 미끼로 사용하려는 할아버지를 설득해 작은 유리병에 담아 보관합니다. ‘피라니아’라는 무시무시한 육식어 이름을 붙이고, 다정히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터놓습니다. 안톤이 휴가지에서 유일한 친구를 사귄 셈이죠.
이 과정에서 우스꽝스러운 곱슬머리를 한, 거들먹거리는 푸들머리(푸들 같은 외모 때문에 안톤이 지어 낸 별명)와 다툼이 생기고, 자신의 ‘피라니아’를 보호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폭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피라니아를 다시 호수에 풀어 주기로 합니다. 안톤은 그의 말 못 하는 다정한 친구를 직접 호수에 되돌려주고 싶어서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몰래 캠핑카를 빠져 나옵니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호수에 도착한 안톤은 피라니아를 풀어 주는 과정에서 실수로 호수에 빠집니다. 호수는 그의 생각과는 반대로 아늑한 자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피라니아를 통한 자연과의 교감이 안톤에게 호수 속, 즉 놀라운 자연으로 되돌아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마침내 안톤은 ‘KAARAMBA(스페인 어로 몹시 신나고 흥분되거나, 깜짝 놀람을 표현하는 감탄사)’를 외치며 호수에 멋지게 다이빙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