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해야 해! 엄마, 아빠가 싸우지 않게 빨리 뭔가 해야 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어떡하지? 아래층으로 내려가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까? 학교 이야기라면 두 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듣잖아. 내가 학교 이야기를 시작하면 엄마, 아빠는 자연스럽게 내게 관심을 갖게 될 거야. 그러면 싸움도 끝나겠지.’
미셀은 엄마, 아빠의 싸움을 말리려고 계단을 내려가다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놀란 엄마, 아빠는 싸운 것도 잊고 금방 서로를 위로했다. 이것을 본 미셀은 엄마, 아빠가 싸울 때면 일부러 아픈 척을 했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미셀을 돌보느라 금세 싸움을 멈췄다. 그러던 어느 날 미셀은 일부러 아픈 척한 것도 아닌데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온종일 구토를 하다니, 미셀의 몸이 이상해요.”
엄마와 아빠는 미셀의 상태를 두고 보기로 했다. 그런데 다정해진 엄마, 아빠를 본 미셀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미셀이 그린 그림을 보며 엄마, 아빠는 미셀이 자신들의 싸움 때문에 아팠던 것을 알게 된다.
“미셀, 엄마, 아빠는 어른이야.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때는 싸울 수도 있단다. 물론 큰 소리를 질러서 널 무섭게 했으니까 그게 옳은 방법은 아니었어. 하지만 엄마, 아빠에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었던 거야. 지금 엄마, 아빠를 봐. 이젠 괜찮잖아?”
그 뒤로도 엄마, 아빠는 종종 다투었지만 미셀은 엄마와 아빠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싸움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그림을 그렸다. 엄마, 아빠를 믿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