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캐시어스는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대 선수인 소니 리스틴은 전과자인데다 마피아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었다. 그런데도 캐시어스는 이렇게 큰소리 치고 다녔다.
"소니 리스튼은 훌륭한 선수야. 하지만 8라운드에서 나가떨어지고 말 걸."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캐시어스도 은근히 겁이 나긴 했다. 리스튼은 자기보다 나이도 많고 덩치도 큰데다가 잔인한 싸움꾼이었기 때문이다. 몸이 다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스포츠 기자들은 캐시어스가 1라운드에서 KO당하고 말 거라고 얘기했다.
캐시어스는 리스튼보다 영리하게 싸움을 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코치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주었다. 그것이 바로 리스튼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덩치가 산만한 리스튼 주변을 춤추듯 맴돌면서 주먹을 피해 다니기만 했다. 몇 라운드를 그렇게 버티다가 리스튼이 지친 것을 보고, 캐시어스는 갑자기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정확하게 맞췄다. 7라운드에 이르자 지칠 대로 지쳐 버린 리스튼은 자기코너에 주저앉아 나오려 하지 않았다.
캐시어스 클레이가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되는 순간이었다. 승리한 캐시어스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내가 최고야! 내가 챔피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