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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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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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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5쪽 | 362g | 130*195*20mm
ISBN13 9788952730558
ISBN10 895273055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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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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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로버트 제임스 윌러
미국 아이오와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으며 인디애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했다. 현재는 텍사스 사막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에서 지내면서 글 쓰는 일과 사진, 음악, 경제학, 수학에 흥미를 두고 있다. 윌러가 오랜 칩거 끝에 내놓은 이 작품은, 1992년에 발표되어 '제2의 러브스토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후속작이다. 이 책을 통해 윌러는 전작이 끝난 때로부터 16년이 지난 후를 시점으로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가 짧고도 강렬한 사랑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독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신다.

지금까지 윌러가 발표한 소설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2), 『시더 벤드에서 느린 왈츠를』(1994), 『길 위의 사랑』(1995),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2002) 총 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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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존슨이 로즈먼 다리에 접근할 무렵 기온이 딱 영도로 떨어져 그녀가 한번씩 숨을 내쉴 때마다 찬 공기 속에서 허연 입김이 무성하게 피어올랐다. 그녀는 다리 속으로 들어선 순간 왠지 기분이 이상해서 걸음을 멈추고는 주의 깊게 귀 기울여 봤다. 저 멀리서 구르륵대는 비둘기들의 소리와 다리 널빤지들 밑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바닥의 널빤지들을 내려다보자 진흙 묻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젖은 정도로 보아 불과 얼마 전에 생긴 발자국들인 것 같았다.

프란체스카는 비옷을 앞으로 끌어당겨 양팔로 가슴을 꼭 끌어안으면서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어두운 공간에 있는 어떤 존재를 감지한 데서 오는 전율이었다.

"여보세요." 그녀는 시험삼아 소리쳐봤다. "거기 누구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를 로즈먼 다리의 텅 빈 공간 속에서 메아리쳤다. "여보세요? " 그녀는 다시 소리쳤다. 그녀의 내면에서 불안한 설레임의 파문이 점점 더 증폭되어 갔다.

그녀는 다리 맨 끝에서 비가 눈으로 바뀌는 광경을 볼수 있었다. 커다란 눈송이들이 떨어져 길을 덮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쪽 출구로 걸어가 다리 바로 안쪽에 서서 눈발 속에 휩싸인 언덕을 올려다봤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작은 숲이 소용돌이치는 하얀 폭풍에 휘말려 그녀의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혹은 그 무엇이 그 숲속에 감춰져 있다는 것을 확연히 감지했다. 100미터쯤 떨어진, 눈발로 인해 거의 보이지 않는 언덕 위에서 작은 반점 하나가 번개같이 길을 가로질러 숲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어느 농부의 개일 것이다. 프란체스카는 요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자신이 언덕 위 그 숲속 어디가에서 엔진이 살아나는 소리를 들었다고 확신했다.
--- pp. 46-47
칼라일은 12월의 맑고 추운 날씨 속에서 쓰레기통 곁에 서 있었다. 그는 슬라이드와 네거필름을 하나하나 쓰레기통 속에 떨궈 넣으면서 킨케이드가 평생에 걸쳐서 한 일의 결과가 연기와 재로 화하는 광경을 묵묵히 지켜봤다. 씩 웃고 있는 몸바사의 부두노동자, 멕시코 들판의 처녀, 인도 페리야르호 근방의 무성한 풀밭에서 걸어나오는 호랑이, 노스다코타에서 콤바인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강인한 얼굴의 사내, 저멀리 보이는 바스크 지방의 산봉우리들, 말라카 해협에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사내들. 그 모든 슬라이드와 필름은 쓰레기통 속에서 도르르 말렸다가는 사라져 버렸다.

그 일은 꼬박 세 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그는 가끔가다 한번씩 손길을 멈추고는 슬라이드를 밝은 하늘 쪽으로 쳐들고 한 번 더 들여다본 뒤 쓰레기통 속에 떨구곤 했다. 마지막으로 마닐라 봉투 하나와 침실 서류함의 맨 밑 서랍 속에 들어 있던 하얀 상자 하나가 남았다. 칼라일은 마닐라 봉투를 뜯고 그 안을 들여다봤다. 그 안에는 편지가 스무 통 이상 들어차 있었다. 하나를 꺼내고 보니 그것은 봉투 속에 밀봉하기만 했을 뿐 부치지 않은 편지였다. 나머지도 모두 마찬가지였으며, 그 겉봉에는 하나같이 '아이오와 윈터셋 RR 2, 프란체스카 존슨'이라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칼라일은 자기 아버지가 60년대에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지붕으로 덮인 다리에 관한 기사를 읽은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뇌리에서는 '윈터셋'이라는 이름이 메아리쳤다. 그 기사 속에는 그 읍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이트호크 커밍스가 부른 <프란체스카>라는 노래가 있지 않았던가? 칼라일은 주머니에서 성냥갑을 꺼내 거기에 그 주소와 이름을 적어 뒀다. 그의 내면에서 그를 유혹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편지 봉투 하나를 집어들고 이리 뒤집었다 저리 뒤집었다 했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짓이야. 그렇게 해서는 안 돼. 그는 좀더 고심하다간 마닐라 봉투를 쓰레기통 속에 집어넣었다.

칼라일은 그 봉투에 불이 옮겨 붙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하얀 상자를 열고 몇 장 안되는 흑백사진들을 덮고 있는 얇은 종이를 조심스럽게 쳐들어싿. 맨 위에 있는 사진은 초원의 말뚝 울타리에 기대선 어떤 여자 사진이었다. 칼라일은 팽팽하게 조이는 청바지에 가슴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티셔츠 차림의 그녀가 성숙한 여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침 바람에 검은 머리를 부드럽게 날리고 있는 그녀는 금방이라도 사진에서 걸어나올 것만 같았다.

(...) 칼라일은 그 두 장의 사진을 따로 치워놓고 나머지는 쓰레기통 속에 집어 넣었다. 인화지들을 먹어들어갈 때마다 불길은 화사하게 피어났다. 그는 따로 치워 둔 그 여자 사진 두 장을 다시 들여다봤다.

칼라일은 한 차례 심호흡을 하고는 퓨젓사운드 건너편을 바라봤다. 멀리서 푸른빛의 왜가리 한 마리가 아침 바다 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바로 그날, 아이오와에서 한 여자가 로즈먼 다리라고 하는 곳을 산책 나가기 위해 막 집을 나서는 순간, 칼라일이 쥐고 있던 프란체스카 존슨의 남은 사진 두 장이 불길 속에 떨어졌다.
--- pp. 25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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