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족에 있어서나 한 국가에 있어서나 또는 세계인류에 있어서나 모든 새로운 사상, 새로운 사업은 항상 새로운 인물의 두뇌에서 생기고 또 그 손으로 되는 것이며, 그 새로운 인물은 반드시 소년의 세계에서 길러져 나오는 것임은 여기에 다시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동화는 그 소년-아동의 정신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고 가장 필요한 것이다. 문화적으로 진화한 현대에 인간적 교양의 한 요소로 예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처럼 현대 아동에게는 그 인간적 생활의 요소로 동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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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 본 것, 느낀 것을 그대로 노래하는 시인이다. 고운 마음을 지니고, 어여쁜 눈을 지니고, 아름답게 보고 느낀 그것이 아름다운 말로 굴러 나올 때, 나오는 모두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여름날 무성한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의 어머니가 아들을 보내어 나무를 흔든다’ 하는 것도 그대로 시요, 오색이 찬란한 무지개를 보고 ‘하느님 따님이 오르내리는 다리’라고 하는 것도 그대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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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학생들에게는 앞에 보이는 광명이 없습니다. 이렇게 해나가면 어떻게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길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아무 노력도 없고 원기가 생길 수가 없다고 누구든지 말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불쌍한 사람 중에도 더욱 불쌍한 사람이 조선의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찌하겠습니까? 불쌍한 처지에 있으니까 그것이 싫어서 자살해버린다면 모르거니와 불쌍하면 불쌍한 처지에 있을수록 남보다 더한 원기를 길러 갖춰야 하지 않습니까? 처지와 환경이 험난하면 할수록 그 험난을 능히 이기고 뚫고 나가서 새 세상을 가져올 기운을 길러 가져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에게는 이 기운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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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그만큼밖에 기쁨은 더 오지 못하는 것이다. 용기다! 아침 햇살처럼 내뻗을 줄만 아는 용기다, 네가 부잣집 자식이니 돈이 있느냐, 양반의 집 자식이니 세력이 있느냐, 내가 태평한 시절에 났으니 정해진 업이 있느냐, 무엇에 마음이 끌려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의 힘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니, 아무런 용기를 내기에도 거리낄 것이 없고, 얼마만한 용기를 내도 아까울 것이 없으며, 내서 밑질 것이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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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람이 성장에 제일 필요한 것은‘ 기쁨’이다. 어린 사람은 기뻐할 때 제일 잘 크는 것이다. 몸이 크고 생각이 크고 기운이 크고 세 가지가 일시에 크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때 어린 사람이 제일 기쁨을 얻느냐? 어린 사람이 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때, 즉 사소한 것이라도 방해가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때, 그때에 제일 기뻐하는 것이니, 그것은 움직인다는 그것만이 그들의 생명이요, 생활의 전부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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