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토끼 한 마리가 불쑥 잠두들과 살랑대는 방울꽃들 속에 멈춰, 거미줄 너머 무지개에 기도하였다. 아! 보석들은 다 숨어버렸고, ― 꽃들은 벌써 활짝 바라보고 있었다.
- 그녀다, 들장미 뒤 죽은 작은 계집아이. ― 세상 하직한 젊은 어머니가 현관 낮은 계단을 내려온다.
- 숲에는 새 한 마리, 그 새의 노래가 그대의 걸음을 멈추고, 낯을 붉히게 한다.
- 쓰라린 시간에 나는 푸른 사파이어빛 금속 공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나는 침묵의 대가.
- 충분히 보았다. 비전은 어느 하늘에나 존재했다. 충분히 가졌다. 여러 도시의 소문은 저녁에도, 햇살에도 그리고 언제나. 충분히 알았다. 삶이 멈춘 순간들. ― 오 소문과 비전이여! 새로운 애정과 새로운 소리에 휩싸여 출발!
- 그대의 손가락이 북을 한번 튕기면 온갖 소리 풀려나 새로운 화음이 시작된다. 그대의 한 걸음은 새로운 인간들의 소집이고 이들의 전진이다. 그대가 고개를 돌리면, 새로운 사랑! 그대가 고개를 다시 돌리면, ― 새로운 사랑
- 나는 종에서 종으로 밧줄을 걸었고, 창문에서 창문으로 꽃줄을, 별에서 별로 황금 사슬을 둘렀다, 그리고 나는 춤춘다.
- 불 꺼진 시커먼 화덕의 열판, 모래사장에 뜨는 실제 태양. 아! 마법의 우물, 지금으로서는, 여명의 유일한 풍경.
- 오늘 저녁, 생선처럼 기름지고 열 달의 붉은 밤처럼 붉게 빛나는 높은 빙산의 시르세토에게
- 그를 소리쳐 부르고 그를 보자, 그리고 그를 다시 보내자, 파도 속으로도 눈 덮인 오지의 꼭대기로도, 그의 시선, 그의 숨결, 그의 육체, 그의 낮을 따르자.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