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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girl 스타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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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girl 스타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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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514g | 152*215*17mm
ISBN13 9788966351565
ISBN10 896635156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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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밀히 말해서 마이카 고등학교는 괴짜들의 온상은 아니었다. 물론 별종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꽤나 좁은 범주 안에서 우린 모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음악을 들었다. 바보든 공붓벌레 모범생이든 마이카 고등학교 학생만의 공통점이 있었다. 어쩌다 스스로 튀게 되면 우린 고무줄처럼 재빨리 제자리로 튕겨 돌아가는 것이었다.
케빈이 옳았다. 우리 사이에서 스타걸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 아니 적어도 변함없이 그대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 생각할 수 없었다. 힐러리 킴블의 말도 분명 반은 맞았는데, 스스로를 스타걸이라고 부르는 이 아이가 학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학교 측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찌 됐든 그애는 진짜 학생은 아니었다.
진짜일 수가 없었다.
--- p.19~20

알 수 없는 아이였다. 그애는 오늘이었다. 그애는 내일이었다. 선인장꽃에서 피어나는 어렴풋한 향기였다가 난쟁이올빼미의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이기도 했다. 그애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우리는 그애를 나비처럼 핀으로 코르크판에 고정해 보려 했지만, 어느새 핀은 빠져나가고 그애는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다.
--- p.27

아치가 이제 막 희귀한 새 울음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파이프를 피워 문 그의 입가에 쓴웃음이 머물렀다. 달콤한 냄새가 흔들의자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가 케빈을 보며 말했다.
“별종이기는커녕 그 아인 우리 중 한 명일 뿐이야. 그건 확실해. 그 아인 우리 자신보다도 더 우리라고 할 수 있어. 내 생각에는 그 아이가 진정한 우리의 모습이지. 아니면 우리의 옛 모습이랄까.”
가끔씩 아치는 그렇게 수수께끼처럼 말할 때가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을 늘 알아듣는 건 아니었지만 우리들의 귀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우린 그저 더 듣고만 싶을 뿐이었다.
--- p.50

“이름이란 다 진짜지. 그게 이름의 속성이니까. 그 아이가 처음 나타났을 땐 스스로를 포켓마우스라고 불렀어. 그리곤 머드파이. 그다음엔… 뭐였더라? 할리갈리였을걸. 요즘은……?”
“스타걸.”
말이 속삭임이 되어 나왔다. 목이 말라붙어 있었다.
아치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무엇이든 마음에 꽂히는 이름을 택하는 거지. 어쩌면 이름이란 그래야 하는 거 아닐까. 안 그래? 평생을 하나의 이름에만 매여 살 이유는 없는 거잖아?”
--- p.52

그러나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구도를 잡는 것에 익숙했던 나는 그것을 볼 수 있었다. 내 안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내가 짊어지고 있던 뭔가가 떨어져 나간 듯 가뿐한 느낌이 들면서 어떤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이 해방감을 몰고 나갈 방향을 알지 못했다. 머리 염색을 한다거나 운동화를 내다 버릴 충동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난 그저 그 기분을 즐기며 한때는 아무 특색 없던 학생 집단이 수백 명의 개개인으로 갈라져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라는 대명사 자체에 금이 가서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개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한 새로운 집단적인 것이 생겨났는데 그것은 생동감이 넘치는 어떤 실재로, 이전엔 존재하지 않던 어떤 정신이었다. 그 정신은 체육관의 서까래에서부터 울려 나왔다. ‘일렉트론즈 파이팅!’ 그 정신은 물 마시는 식수대에서도 솟아 나왔다. 휴일 사적인 모임에서까지 교가가 울려 퍼졌다.
--- p.62~63

“다른 학교를 응원하고 싶어? 좋아! 그럼 그 학교로 가버려! 내 학교엔 얼씬도 말고. 우리 학교에서 꺼지라고!”
다른 손이 마이크를 잡아챘다.
“너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내가 말해 주지. 네가 하는 이 모든 이상스러운 짓거리들? 그저 다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러는 거잖아.”
“남자친구라도 하나 만들어 보려는 속셈이겠지!”
배심원들이 깔깔대며 비웃었다. 그들은 이제 폭도처럼 굴었다. 너도나도 마이크를 잡으려 들었다. 케빈이 걱정스레 날 쳐다보았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모든 버튼과 스위치들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지만 유리벽 너머의 일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간단한 질문 하나만 할게. 너 도대체 뭐가 문젠 거니? 응?”
“왜 보통 사람처럼 굴지 못하는 거야?”
“왜 그렇게 튀고 싶어 안달인데?”
“설마 문제는 우리에게 있고, 그래서 네가 그렇게 달라 보일 수 밖에 없다 뭐 이런 거니?”
--- p.99~100

그애를 보면 내가 무슨 행동을 할는지 알 수 없었다. 떨리고 두려운 마음뿐이었다. 한 명의 사람으로보다는 획기적인 사건으로서의 스타걸이 난 더 편했다. 그런데 갑자기 난 스타걸의 모든 것이 너무나도 알고 싶어졌다. 그애가 아기였을 때의 사진이 보고 싶었다. 그애가 아침을 먹는 모습, 그애가 선물을 포장하는 모습, 그애가 잠든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지난 9월부터 스타걸은 고등학교라는 무대 위에 선 한 명의 독특하고 엄청난 배우였다. 그애는 쿨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숨김없이 다 보여 주었다. 꽃으로 장식한 학교 책상에서부터, 웅변대회에서의 연설과, 풋볼 경기장에서의 공연에 이르기까지 그애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거기 그렇게 있었다. 그러나 난 여태껏 주의 깊게 보아 온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쳐 버린 기분이었다.
--- p.116~117

스타걸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걸 고작 이주 전에서야 알아냈던 내가 이젠 사랑에 빠져 제정신이 아니었다. 난 둥둥 떠다녔다. 내 침대 시트를 적시는 하얀 빛을 타고 올라가 달 위에서 잠을 잤다. 학교에서 난 실없이 웃으면서 이 교실 저 교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노란 풍선이었다.
내 풍선 끈을 잡아당기는 희미한 느낌이 있었다. 저 밑에서 케빈이 ‘자식, 너 사랑에 빠졌구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난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고 꿈을 꾸듯 두둥실 창밖으로 날아갔다.
--- p.125

“완전히 아무것도 안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 이렇게 그냥 여기 앉아 있어도 우리 몸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고 우리 정신도 가만있질 않지. 우리 안에서 전체적인 움직임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게 나빠?”
내가 말했다.
“나쁘지. 우리가 우리의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자 한다면 말야.”
“그걸 아는 데는 눈과 귀만 있으면 되잖아?”
그애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경우엔 별문제 없어. 그런데 가끔씩은 방해가 되기도 하거든. 지구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데 우린 우리의 감각들이 만들어 내는 그 모든 소음들 때문에 들을 수가 없는 거야. 때때로 우린 그 소음들을 지워 내고, 우리의 감각들을 지울 필요가 있어. 그러면 아마도 지구가 우리와 접촉하게 될 거야. 우주가 말을 걸고 별들이 속삭이겠지.”
--- p.134~135

스타걸은 구부러지는 긴 목을 가진 전등이었다. 그앤 내 하루의 구석구석을 두루 비추었다.
그앤 나에게 한껏 즐기고 경탄하도록 가르쳤다. 그앤 내게 웃는 것을 가르쳤다. 내게도 남들만 한 유머 감각은 늘 있었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나는 거의 나타내질 않았다. 난 미소 정도만 짓곤 했었는데 그애 앞에서 난생처음으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커다란 소리로 웃을 수 있었다.
--- p.159

“별을 품은 사람들이라고요?”
내가 말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가 껄껄 웃었다.
“괜찮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걸, 뭐. 너만큼이나 나 역시 이해가 잘 안 가는 사람들을 설명하는 나만의 별난 방식에 불과해.”
“그러면 그 별이란 건 대체 뭐죠?”
그가 파이프대로 날 가리키며 말했다.
“완벽한 질문인걸. 태초, 바로 그것과 관계가 있지. 별들이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재료들, 즉 원초적인 요소들을 제공했던 거야. 우리가 별의 성분을 갖고 있는 거랄까?”
--- p.26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좁은 범주 안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음악을 듣는 학생들이 모인 마이카 고등학교에 어느 날, 놀라운 학생이 전학 온다. 한눈에 보기에도 뭔가 특이한 그 소녀의 이름은 스타걸. 자신의 개성을 살릴 줄 알고,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에 골몰하는 특이한 아이이다.
모든 학생이 놀라워하는 것도 잠깐, 아이들은 스타걸에 어느덧 전염되어 버린다. 주인공 '나'는 스타걸의 남자친구가 되어 여러 가지 놀라운 경험들을 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어느 농구 시합에서 치어리더이던 스타걸이 상대 팀의 득점에 환호를 보내면서 모든 것이 달라져 버린다.
스타걸의 입장에서 보자면, 상대 팀이건 우리 팀이건 득점을 올리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승리에 눈이 먼 아이들은 스타걸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때부터 스타걸은 따돌림을 받게 되고, 스타걸에 대한 ‘나’의 사랑이 커져 갈수록 그가 속한 사회와 여자친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절판되었던 『스타걸』이 재계약되어 다시 출판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시 가슴이 뛴다. 그녀가 나를 응원해 주러 왔구나! 내 곁에서 늘 지켜봐 주고 있구나! 울컥했다.

2002년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그해 늦가을. 좋아하는 밴드 불독맨션의 공연을 보러 갔다. 그 공연에서 「Stargirl! 내 사랑을 받아다오!」라는 곡을 만났다.
스타걸? 혹시 그 책의 그 아이?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그때 밴드 리더 이한철 씨가 스타걸이란 책을 읽고 만든 노래라고 설명했다.
맞았구나! 이런 신기한 인연이 있을까? 내 친구 스타걸을 이한철 씨도 알고 있었다니. 끼리끼리 법칙이랄까? 좋은 애 옆에 또 좋은 애 같기도 하고, 내 친구를 아는 친구를 만난 기분에 공연 내내 감동과 행복 그 자체였다.
이 기쁜 소식을 스타걸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너도 아니? 네 주제곡이 있어!’ 집에 와서 바로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출판사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우리의 『스타걸』을 곧바로 공연장으로 쏘아 주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이한철 씨가 관객에게 날렸다. 출판사 식구들과 함께 나는 스탠딩 공연장에서 『스타걸』 속 토끼춤을 미친 듯이 추었다. 스타걸이 실제로 공연장에 온 것 같았다. 이런 운명 같은 만남이 또 있을까?
(세월이 흐르고 이한철 씨는 나우 프로젝트, 암 환우분들과 함께 멋진 아임 파인 땡큐 프로젝트도 진행하시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분은 여전히 스타걸과 친구였다!)

그때 나는 임용 고시 준비생이었다. 공부하느라 지쳐 있던 내게 손 내밀어 준 그녀, 스타걸! 그녀 덕분에 용기 내어 수험 생활을 마무리했고, 2003년 신규 교사가 되었다. 늘 소외되고 힘든 친구에게 스타걸이 먼저 손 내밀고 팔 벌려 안아 주던 것처럼 나도 그런 교사이고 싶었다.
나는 정말 그랬을까? 초보라서 좌충우돌했으니 마음처럼 안 되었을 수 있다. 다양한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학부모님과 만나고 있다.
예전에는 책 표지의 스타걸이 그냥 단순하지만 참 귀엽게 그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책 표지의 스타걸이 두 팔 벌려 기다려 주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언제든 힘들거나 너무 행복할 때 달려가 안길 수 있다. 늘 그 자리에 그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이들과 나이 차가 별로 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학부모님과 나이 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 시간이 참 빠르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을 안아 주기 시작했다. 마음이 힘들다고 할 때나 너무너무 반가울 때 수시로 나도 모르게 두 팔을 한껏 벌려 안아 준다. 그러면 옆에 있던 아이들이 자기도 안아 달라고 뛰어온다. 그런데 아이들만 안아 주는 게 아니다. 언젠가부터는 학부모님도 안아 드린다. 상담하다 보면 여러 가지 감정에 눈물을 글썽이시는 분들도 많다. 그럴 때 나는 ‘제가 한 번 안아 드려도 될까요?’ 여쭤본다. 그러고는 얼른 또 팔을 벌려 안아 드린다.

그동안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스타걸의 자랑스러운 친구답게 지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 과정에서 실패도 하고 좌절도 있었으며, 체력이 소진되어 아프기도 했다. 그래서 작년부터 인생 2막이라는 생각으로 다른 욕심 내려놓고 건강히 나다운 삶을 살자고 결심하고 실천 중이다. 이런 내가 가끔은 초라해서 못 견디겠기도 했고, 미련하게 미련이 남아서 슬프기도 했다. 스타걸에게 내가 얼마나 멋진 어른이 되었는지 자랑하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한 내가 아쉽다. 그런데 스타걸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하다 보니 힘든 적도 많았다고 투정도 부리고 기대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때처럼…….

내가 바르게 걷기 자격증이 있는 걸 알면 스타걸은 ‘너도 참 엉뚱하다. 별걸 다 하는구나.’ 하고 밝게 웃어 주겠지? 그러면 ‘나 할머니가 되면 노인 걷기 교실 같은 재활 운동 교실 선생님이 되어 볼까 하는데.’ 하고 노년의 꿈도 말해 줄 거다. 자랑할 거리가 있어야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초라한 모습까지도 그냥 다 품어 줄 수 있는 친구, 그 친구가 바로 ‘스타걸’이다.
우리는 그냥 서로에게 스타걸이 되어 주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거리를 두느라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지도 못하고, 함께 하는 활동도 줄어들면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얼마 전 만난 제자들 말로는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자퇴한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받을 수 있는 귀한 친구 스타걸을 많은 아이가 만나서 씩씩하게,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려고 스타걸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으니까 말이다.
- 이도현 (운암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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