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장비가 인척관계라면 아마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조조와 장비, 불구대천의 두 숙적이 어찌 인척관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것은 결코 먼 나라의 기이한 이야기나 야사가 아니라 명명백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조조와 장비의 인척관계는 하후연집안을 통하여 연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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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에서 묘사된 전체적인 조조 형상을 관찰해보노라면, 이 인물은 그야말로 성격이 매우 복잡한 전형임을 알 수 있다. 기지와 간사함이 뒤섞여 있는가 하면, 호방한 성격과 잔인한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라를 바로 잡아 종묘사직을 보존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영웅들을 후하게 에우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재를 박대하기도 한다 사람을 죽일 땨는 얼음같이 차디찬 마음을 지닌 것 같지만, 죽이고 난 뒤에는 종종 눈물을 흘리며 뉘우치기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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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그가 도원결의의 이야기를 쓸 때에도 송, 원대부터 이미 형성되어 있었던 도원결의의 이야기에 총괄적인 결론을 덧붙였고, 동시에 현실 사회에서 보여지는 결의의 형식을 전형화해서 이 이야기를 완성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는 역사를 합리적으로 연장, 발전시켜 만들어졌으며, 인물 성격상의 모습과 독자 심리가 일치한 것에서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 결과 수백년 동안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의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었고, 다른 문학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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