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늘 잘해내고 싶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가슴속 한편에서 ‘내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과 걱정이 우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혹시라도 원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하면 스스로 상처받을까 두렵기도 하고, 부모님을 실망시킬 것 같아 걱정도 됩니다. 나 자신이 못난 사람, 부족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열심히 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 걸지도 모릅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다치는 일도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마음 먹고 시작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한번쯤은 이 악물고 진짜 열심히 해보고 싶지만 공부를 시작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그 불안과 두려움이 열심히 해보고 싶은 우리를 주저앉히는 거죠.
--- p.19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볼 때, 현재 시점의 나를 봅니다. 잘 안되고 있는, 실패하고 있는 나 자신을 봅니다. 성공해 있을, 뛰어난 성취를 이뤄낸 미래의 자신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애초에 공정한 비교의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실패’했던 것이 아니라, ‘아직’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사실을요. 나는 아직 과정 중에 있고, 이 과정 속에 또 다른 실패나 시련이 와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p. 34~35
공부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를 하다 보니 운동선수 출신으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성적 급상승을 만들어낸 사례가 유독 많았습니다. 처음엔 운동선수 출신들이 체력과 끈기, 근성이 좋으니 공부도 열심히 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본질이 있었습니다. 바로 ‘무언가를 잘해본 경험이 주는 성취감’이었습니다. 그 소중한 경험 덕분에 그들은 지금 눈앞에 있는 공부도 그때처럼 잘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 p.68
어떤 성장이냐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열 개 외우는 데 30분이 걸렸지만 어느 날 15분이면 외우게 된 것, 하나도 못하던 턱걸이를 결국 해내게 된 것 등 스스로 알을 깨뜨린 모든 것이 바로 이 작은 성장, 작은 성공, 작은 성취에 해당합니다. 모든 사람은 이런 성장과 성취의 경험들을 살면서 나도 모르게 쌓아나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스스로의 작은 성공, 작은 성취를 잊고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 p.83
제가 공부하는 ‘척’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두 번째 계기는 바로 지금까지 치렀던 모든 시험의 시험지들을 꺼내보면서부터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은 바로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틀리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답노트에 기록한 문제를 시험에서 또 틀리거나 개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시험에 출제된 문제를 틀리는 경우 등이었죠. 보통 이런 걸 우리는 ‘메타인지’에 속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메타인지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눈’, 쉽게 말해 내 기억을 보는 눈을 의미합니다. 제가 바로 저의 메타인지에 속고 있었던 것이죠.
--- p.194~195
제가 『공부 마스터 플랜』과 『압축 공부』를 쓰면서 만난 멘토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목표에 이르는 그들만의 로드맵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목표와 현실의 갭이 크더라도, 자신만의 사다리가 있는 이들은 결국 목표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진짜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쪼개고 나누면서 조금씩 그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한번에 뭔가를 거창하게 하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 p.228~229
저에게는 수많은 역경과 실패들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늘 잘할 수 있을까 의심하고 용기를 잃었던 순간들이 있었죠. 하지만 제 마음과 의지가 꺾이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를 지켜주던 ‘슈퍼히어로’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어릴 적 제가 삐뚤빼뚤 쓴 일기를 그 어떤 베스트셀러 작가의 책보다 재미있게 읽어주었고, 형편없는 발표에도 마치 대단한 위인의 연설을 듣는 것마냥 귀 기울여주었죠. 세상 사람들이 다 안될 거라 하는 도전에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오는 날이면 자신의 상처인 것처럼 함께 아파하고 위로해 주었죠. 늘 그 사람은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단단한 나무가 될 수 있도록 제게 ‘믿음’이라는 뿌리를 심어주었습니다. 나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아는 사람,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사람. 그 ‘슈퍼히어로’는 바로 엄마였습니다.
--- p.304~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