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SF 작가. 뉴욕 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교육받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 중에도 뉴욕을 무대로 한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고등학교 시절 SF에 빠져들었고, 졸업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946년에 육군에 입대, 군정 시대의 한국에서 2년 동안 근무했다. (군대에서도 38선의 경비, 군 신문의 편집, 한국인 노동자 담당 등 잡다한 업무에 종사했다고 한다.) 제대 후에는 뉴욕 대학에 입학해서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처녀 단편은 1952년 『이매지네이션』지에 실린 Final Examination이다. 1950년대에는 여러 잡지에 수많은 단편을 기고했으며, 특히 SF 잡지인 『갤럭시 사이언스 픽션』이 그의 단골 잡지였다. 그의 유연하고, 재치 있고, 수다스럽고, 세련된 작풍은 이 시기에 이미 확립되었었다. 셰클리는 SF의 황금시대였던 1950년을 규정짓는 가장 인상적인 단편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살인 게임을 다룬 그의 초기 단편인 『일곱 번째 희생자 Seventh Victim』(1953)은 Elio Petri 감독에 의해 악명높은 <열 번째 희생자 La Decima Vittima> (1965)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으며, 이 단편은 그의 처녀 장편인 본서 『불사판매 주식회사』(1959)의 기초가 되었다.
셰클리의 대표작으로 간주되는 본서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1958년에서 1959년 사이에 『갤럭시』 지에 『Time Killer』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고, Immortality Delivered(1959)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얼마 후 가필 수정을 거쳐 최종판인 Immortality, Inc(1959)로 재출간되었다. 본서는 20여 년 후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앤서니 홉킨스, (롤링스톤즈의 리드 싱어인) 믹 재거라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 (1992)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예외없이 엘레건트하고 높은 문학적 수준을 (장르 SF의 플롯을 큰 파탄없이 완결시키는 수준의 아시모프풍의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문학의 기준으로 보아서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유지하고 있으며, 신랄하기 그지없는 유머와 경묘한 플롯은 잡지에 게재되던 당시의 SF들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자기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러 단편에 공통된 위트와 반전이 단지 놀라움을 위한 기제(機制)가 아니라, 테크놀러지가 인간생활을 침식하기 시작했던 “질풍노도의 세기”인 20세기의 단면을 독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