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특정 나이가 되어 정신(특히 기억력)이 예전처럼 기능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을 모두 노화로 설명하곤 한다. “그건 노화 과정의 일부라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뇌는 적절히 관리만 해준다면 나이가 들어도 신체 기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다. 나이가 든 뒤에도 예리한 정신을 유지하고 싶다면 운에 맡기지 말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활 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즉각적인 조치 중 하나다. 이를 뒷받침하는 한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이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한 뒤, 생활 습관을 바꾸도록 하여 약 6개월~1년 뒤 다시 뇌 스캔을 통해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뇌가 이전보다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적용한 생활 습관은 책의 뒷부분에 자세히 담았다.) 마치 타임머신에라도 집어넣은 것처럼 말이다.
--- 「1부 | 당신의 뇌는 몇 살인가?」 중에서
네더가드 박사는 부상을 입은 뇌가 어떻게 스스로 회복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수면이 회복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사했다. 그렇게 실험에 참가한 피험자들에게 수면을 권했고, 그들이 자는 동안 마치 공포 영화라도 본 것 같은 놀라운 현상을 경험했다.
피험자들이 자는 동안 그들의 뇌가 정상 크기의 무려 65퍼센트로 줄어든 것이다! 크기가 줄어들자, 뇌는 역동적인 리듬으로 강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추가적인 연구에 따르면 뇌가 줄어들면서 뇌세포 안에 있던 쓰레기와 독소, 노폐물이 압착되어 배출되며, 또한 이들이 배출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가 계속 줄어드는 동안 압착된 쓰레기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뇌의 빈 공간으로 모이게 되고, 척수에서 나온 액체가 뇌로 흘러 들어가 이들을 깨끗이 씻어낸다.
--- 「1부 | 면역력이 떨어지면 뇌는 쓰레기로 가득 찬다」 중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심장에는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약 4만 개의 감각신경세포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연구자들은 이 세포들을 심장에 있는 ‘작은 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달되는 정보 범위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여기서 명확하게 알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심장 건강이 뇌 건강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라는 것이다. (중략) 이렇게 심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심장이 젊으면 뇌가 젊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심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치매, 우울증, 불안에 이르기까지 뇌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다양한 증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심장 없이 건강하고 젊은 뇌를 갖는 건 불가능하다.
--- 「1부 | 심장은 뇌에 경고를 보낸다」 중에서
주변에 낙관적인 사람이 많으면 알츠하이머병, 치매, 인지력 저하와 관련된 위험 요소를 낮출 수 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낙관적일 경우 건강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낙관주의자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못한 이들에 비해 85세에 도달할 확률이 50~70퍼센트나 높다.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인 태도는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배울 수 있고, 자신의 학습 능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더 쉽게 변할 수 있다. 즉, 낙관적인 태도를 배우는 것에 낙관적이라면 실제로 낙관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그러니 당신이 비관적인 사람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배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평생 배우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 「1부 | 심장은 뇌에 경고를 보낸다」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염증, 대사 기능 장애, 혈관 문제 등 다양한 요인과 얽혀 있다. 이런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뇌세포가 노화하고 손상되어 뇌 수축이 일어난다. 뇌 수축이 일어나면 기억력이 크게 저하되는데, 이때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환자는 특히 해마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치매 환자들이 수십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은 기억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2부 | 새로운 기억이 없을 때 뇌는 늙는다」 중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먹는 시간도 당뇨병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2021년에 내분비학회 연례 총회에서 발표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오전 8시 30분이 되기 전에 식사를 시작한 사람은 그날의 첫 식사를 늦게 한 사람보다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수치가 낮다고 한다. 2021년에 《내분비학 리뷰Endocrine Reviews》에 실린 분석에서도 하루 중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시간을 12시간 미만으로 제한했을 때, 대사 건강이 좋아졌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 내내 자발적 단식과 식사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간헐적 단식 방법은 하루 중 8시간 동안 모든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16시간 동안은 먹지 않는다. 간헐적 단식이 당뇨병의 위험을 관리하고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몇몇 연구 결과도 있지만, 유럽 내분비학회에서 발표된 다른 연구는 격일로 단식할 경우 인슐린 조절에 문제가 생겨 오히려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칼로리 섭취와 식사 일정을 급격하게 바꾸는 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단식을 할 때는 의사와 상의 하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 「2부 | 단것을 먹으면 뇌는 늙는다」 중에서
종종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 지금부터 살펴볼 연구도 그중 하나다. 연구자들은 치매 발병과 우울증, 불안, 조울증 같은 정신 건강 장애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30년 동안 170만 명을 추적 관찰했다. 2022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5년 일찍 치매가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통풍, 만성 폐쇄성 폐질환, 외상성 뇌손상, 암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 발병 위험은 만성질환보다 정신장애와 더 큰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 「2부 | 우울한 뇌는 빨리 늙는다」 중에서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 중 한 명인 피트 샘프러스Pete Sampras는 그랜드 슬램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윔블던에서 일곱 차례 우승했으며 강력한 서브로 유명하다. 테니스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무엇이 그를 그런 엘리트 선수로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의 성공에 기여한 것 중 확실한 게 하나 있다. 샘프러스는 여러 시간대를 넘나들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닐 때 늘 검은색 마스킹 테이프를 가지고 다녔다. 그 테이프는 라켓이나 부상 방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샘프러스는 새로운 호텔 방에 들어갈 때마다 테이프로 방에 있는 모든 전자 조명을 가렸다. 빛을 발산하는 모든 걸 검은색 테이프로 가린 것이다. (중략) 왜 그렇게 했을까? 자신이 완전한 암흑 속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날에 게임이 더 잘되고, 집중력도 높아졌으며 기운이 넘친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샘프러스의 이런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아주 미세한 빛도 자신을 깨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해 알아낸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이다. 인공적인 빛은 우리의 자연적인 수면 주기를 방해한다. 그리고 수면장애는 뇌를 어지럽힌다. 다시 말해,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그 시간이 얼마나 효과적인가 역시 중요하다.
--- 「3부 | 수면 ◇ 잠은 뇌를 고친다」 중에서
2022년의 한 연구는 침실에 소량의 빛만 존재해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에 사용된 빛의 양은 책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수준이었다. 실험 참가자들은 자는 동안 그 작은 빛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들을 검사한 결과는 달랐다. 작은 불을 켜놓고 잔 사람들은 밤새 그리고 다음 날까지 심박수와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했다. 이들은 밤새 신경계가 활성화되었고 이것이 심혈관계와 신진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가 빛을 알아차리지 못해도 몸은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 「3부 | 수면 ◇ 잠은 뇌를 고친다」 중에서
다시 말해, 하루 7500보 이상 걸어도 문제는 없지만 추가적인 건강상의 이점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자기가 몇 걸음이나 걸었는지 추적하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일주일에 세 번 40분씩 산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한 연구에서는 이 루틴을 따른 사람들의 해마 크기가 커졌다는 걸 발견했다. 이 산책자들은 기억력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뇌도 실제 나이보다 1~2년 젊어 보였다.
--- 「3부 | 운동 ◇ 매일 7500보를 걸으면 달라지는 것들」 중에서
우리는 외로움을 ‘실제 몸이 아픈 것처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신체적 고통은 우리 몸을 돌보고 치유할 필요가 있다고 몸에서 경고를 보내는 것과 같다. 이처럼 외로움 역시 뇌 건강을 위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몸에서 보내는 신호인 것이다.
--- 「3부 | 감정 ◇ 매일 타인의 안부를 물어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