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때는 미처 몰랐다. 그 치욕스런 실직이 훗날 내 인생에 커다란 축복으로 돌아오게 될 줄은, 흔히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한때 화가 바뀌어 복이 된다는 그 사자성어는 사전에나 있는 말인 줄 알았다. 현실에선 그런 달콤한 말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그 일이 지나고 보니 내게 전화위복이 됐다. 회사에서 ‘짤린’ 덕분에 그만큼 더 빨리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내가 회사를 나가고 난 뒤, 현대에서 뒷이야기가 회자되었다고 한다.
“거, 왜 정 회장한테 짤린 그 머슴아 있잖아? 걔 요즘 어떻게 지낸대?”
“그러게, 그 놈아 거 참 재수도 더럽게 없지.”
난 ‘정주영한테 짤린 머슴아’로 불렸다. 졸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난 그 머슴아가 훗날 대학교수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생전에 정주영 회장을 한 번이라도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면, 꼭 그분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 --- p.32
* 나는 꿈과 목표를 설정하는 여섯 가지 단계가 있다. 1)꿈과 목표 설정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2)자신의 인생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하며, 3)내가 무엇(what)을 할 것인지 찾아내고, 4)내가 어떻게(how) 살아갈 것인지 삶의 철학을 결정하며, 5)세운 꿈과 목표를 끊임없이 고민하여 2~3년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6)마지막으로 최종적인 꿈과 목표를 확정한다. 내가 세운 최종적인 꿈은 더 이상 바뀌지 않아야 하고, 너무나 꿈만 같고 환상적이며, 너무나 감동적이고, 너무나 희망적이어서 자신의 생활이 180도 (전혀 다르게) 바뀌는 것이어야 한다. --- p.144
* 돈에는 감정이 묻어 있다. 첫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 오랜 빚을 상환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넣은 돈, 어머니가 오가며 쥐어준 쌈짓돈. 이처럼 돈에는 사연도 있고 의미도 들어 있다. 산업 재해로 죽은 아들의 보상금을 받아 펑펑 쓰는 부모는 세상에 없다. 아무리 금액이 같다 하더라도 십여 년 정기적금을 부어 모은 돈과 지난 주 운 좋게 들어맞은 로또 당첨금이 당사자에게 같은 의미일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돈에는 색깔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 p.183
* ‘아시아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홍콩의 최대 갑부이자 청쿵그룹 CEO인 리카싱은 “인생에서 최고의 기회란 바로 귀인을 만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세계 유력한 사업가로 만들어준 건 80%가 자신이 만난 귀인 덕택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평소 만남을 귀하게 여겼고, 매일 만나는 사람마다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고 한다. 『논어』「술이편」에는 “세 사람이 길을 걸으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 중 선한 것은 따르고 선하지 않은 것을 보고는 허물을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필자 역시 대학 재학 시절과 현대중공업 근무 시절에 만나는 사람마다 배움의 기회를 잡기 위하여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가르침이 있는 곳이면 어디를 막론하고 찾아갔다. 가는 지역마다 성공한 분들이나 유력한 분들을 찾아서 배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귀동냥이라도 하려고 노력했다. 도쿄나 런던, 파리, 뉴욕 등지에 혼자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가면, 한 번도 빠짐없이 그 지역 유명한 인사나 학자,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가르침을 청했다. --- p.197
*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지는 못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가? 이들은 아이디어를 실행하도록 도와줄 협력자들이 필요하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명화를 그리는 화가는 어떤가? 그들은 그림 판매를 도와줄 동료들이 필요하다. 시골에 그렇고 그런 무명의 화가 반 고흐가 최고의 화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품 활동을 지원해줄 동생 테오가 필요했다. 경매에서 고흐의 「해바라기」가 3,990만 달러에 낙찰될 때에 테오의 이름을 기억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누구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서 모델을 고용할 돈도 없어 매일 정물화와 풍경화만 그렸던 가난한 형에게 암스테르담 화구상 직원으로 일하며 매달 물감이며 붓이며 사서 보내주었던 동생의 이름을 떠올리지 않는다. --- p.203
* “삶이 그대에게 레몬을 주면,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 쓴맛이 느껴질 때 이를 상큼한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단순히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것도 포함되지만, 문제를 해결해서 새로운 성취로 바꾸는 일도 가능하다. 우리가 알다시피,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Juvenalis은 라틴어로 ‘아니마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anima sana in corpore sano’, 즉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마음이 아픈데 몸이라고 안 아플 수 있겠는가? 바늘과 실처럼 마음이 가는 데로 몸도 따라가며, 몸이 이끄는 대로 마음도 흘러간다. 몸이 가는데 마음이 거슬러 갈 수는 없다. 인간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가진 하나의 객체, 곧 자연이다. 둘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서 어디까지가 마음이고, 어디서 어디부터 몸인지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몸의 질병에 비해 마음의 병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몸이 망가지는 것보다 마음이 망가지는 게 훨씬 파괴적이다.
--- p.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