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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음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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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음에 닿다

: 살며 여행하며, 그 남자가 보고 느낀 생생한 스페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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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634g | 152*210*35mm
ISBN13 9791186590072
ISBN10 118659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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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영진
2003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국외에서 보냈다. 두 번의 세계 일주 후에 브라질에서는 레스토랑을 운영했으며, 이후 칠레에서는 (주)락앤락의 칠레 지사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스페인 유학길에 올라 온 가족이 마드리드에 정착해서 생활하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주중에는 혼자서 스페인 곳곳을 다니며 1년간 여행했다.저서로는 『세계를 모르면 도전하지 마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 브라질』, 『스마일 남아공』, 『여행 브라질어, 포르투갈어』가 있다.이메일 worldwidecentral@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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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는 여느 유럽의 도시만큼 충분히 아름답고 시내는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언제든 고야와 벨라스께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거리의 예술가가 넘쳐 난다.
당신이 만약 마드리드든 바르셀로나든 아니면 프랑스 남부의 국경 근처 어딘가든 스페인 여행의 발걸음을 내딛는 곳에 있다면, 이제 보물섬 입구에 서 있는 탐험가나 다름없다. 어떤 상자를 열건 거기에는 보물이 가득할 것이다. 상자에서 그란 레쎄르바 등급의 리오하 와인이 나왔다면 그곳은 아마도 스페인 북부 바스꼬 지방 어딘가일 것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운 성당이 보인다면 그곳은 분명 바르셀로나일 것이다.
_프롤로그. 「열정의 보물섬, 스페인에 오르다」 중에서, p.17~18

광장을 지나 도로 위를 터벅터벅 걸으며 작은 상점들이 빼곡한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스타카토처럼 내 귀에 울리던 그들의 목소리가 서서히 멀어진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가 되고 절반 이상의 상점들이 씨에스따(siesta, 점심 이후에 자는 낮잠) 시간에 맞춰 달콤한 휴식에 들어간다. 평일 오후의 스페인의 옛 수도 똘레도는 고요했다.
중세 시대를 상징하는 돌길에 발을 디디며 걷다 보니 시간이 마법을 부려 아득히 먼 중세 시대로 나를 데려간다. 저 멀리 말발굽 소리와 함께 중세 시대에 살던 똘레도의 상인들이 소꼬도베르 광장 쪽으로 곡식을 실어 나르고, 산또 또메 성당을 향해 걸어가는 여인들은 얼마 전 크레따 섬에서 온 화가 엘 그레꼬를 이야기하며 소곤거린다. 알깐따라 다리 뒤로 보이는 아스라한 지평선. 그 위로 로시난떼를 탄 돈 끼호떼와 산초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_챕터3. 「엘 그레꼬가 사랑한 도시, 똘레도」 중에서, p.38

메수아르에서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을 통 하면 꼬마레스 궁(Palacio de Comares)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대사의 방(Salon de los Embajadores)이다. 말 그대로 그라나다 왕국을 방문한 주변국의 대사가 왕을 알현하는 장소였다. 이곳은 그야말로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보여 준다. 난 여기서부터는 사진을 제대로 찍지도 못했고 그나마 찍었던 사진들도 죄다 흔들렸거나 기울어졌다. 사진의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할 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만큼 이곳은 이전에는 상상도 해볼 수 없었을 만큼 섬세하고 경이롭고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스페인 곳곳을 여행했던 헤밍웨이는 “스페인에서 단 한 곳만 갈 수 있다면 그라나다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헤밍웨이의 말도, 알암브라 궁전이 이슬람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말도 비로소 이해된다.
_챕터6. 「무어인들이 세상에 남긴 최고의 걸작, 알암브라」 중에서, p.88~89

시내 중심에 주차하고 시내 관광에 나섰다. 내가 본 게르니까는 스페인의 다른 도시들과 다를 게 없었고, 바스꼬 지방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에 맛있는 타파스 가게들이 가득했다. 길거리에 뛰어노는 순진한 바스꼬 아이들과 카페 앞에서 커피와 츄러스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주부들, 바스꼬 전통 모자를 쓰고 지나가는 할아버지. 그들은 여느 때와 같은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80년 전의 그날도 이렇지 않았을까? 곧이어 닥칠 끔찍한 재앙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학교에서 공부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며 평범한 일상을 보냈을 게르니까 주민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걸어서 10분이면 시내 어디든 갈 수 있는 아주 작은 게르니까에는 당시 수백 명의 목숨을 살린 방공호도 있고, 융단폭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성당들과 의사당 등을 볼 수 있다.
_챕터17. 「게르니까, 참상을 극복한 사람들」 중에서, p.214~215

예정에 없던 순례길이다. 편한 등산화도 없고 순례길의 필수품인 우산과 지팡이도 없다. 이렇게 떠나도 되는 걸까? 어느새 나는 순례길을 걷고 있다. 순례길에 있는 노란색 화살표만을 의지한 채 지도도 없이 마냥 길을 걸었다. 얼마나 많은 순례자가 이 길을 걸었을까. 한 걸음 한 걸음이 감동으로 다가오고,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가 넘친다.

프랑스의 생 장(St. Jean)에서 출발하는 순례길은 삐레네 산맥을 넘어서면 빰쁠로나가 나오고 이후로도 부르고스와 레온 등 큰 도시들이 중간에 있지만, 사리아부터는 큰 도시들도, 이렇다 할 관광지도 없다. 오로지 걷고 또 걷는다.
_챕터25. 「사리아에서 떠나는 5일간의 순례길」 중에서, p.265

온다리비아에서 3일을 보내고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기차는 이곳에 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저마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승객들로 기차 안이 시끌벅적하다. 스페인 사람들은 함께 모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축제가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본 동양인에게 점심까지 사주며 스페인 여행 가이드를 자처한 호세. 쑤마이아에서 만난 발렌시아의 청년들. 애정 어린 눈빛으로 온다리비아와 스페인의 역사에 관해 설명해 주던 훌리안 할아버지……. 스페인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추억하며 아름다운 스페인 일주가 끝나 간다.
_에필로그. 「모든 것이 그리운 스페인, 그 소중함을 추억한다」 중에서, p.302~303
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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