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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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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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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04g | 132*200*30mm
ISBN13 979119603679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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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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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사건으로 아이를 잃었는데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이 질문이 나를 가장 괴롭게 했다. 내 아들은 희생자였다. 내 아들을 쏜 경찰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가까이에 살았고, 나는 그의 집으로 차를 끌고 가서 내 손으로 그를 죽여버리는 상상을 하며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세게 그를 때려서 고통을 주고 싶었다. 그래, 그랬다. 내게 애도는 늘 어렵게만 느껴졌고, 용서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완전히 용서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 p.24

이제 매년 9월 6일이 되면 우리는 조그맣게 모닥불을 피우고 각자의 추억을 나눈다. 어니스트와 나는 모닥불 모임이 가족이 다 함께 모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더는 모두 함께인 적이 없었으니까.
--- p.25

튼튼한 벽돌과 돌로 지어진 이 집으로. 수십 년간 악천후와 맹렬한 바람을 견뎌낸 집, 땅이 흔들려도 끄떡없을 만큼 안정적인 지붕과 벽과 회반죽으로 단단히 다져진 집. 이 집, 우리 집. 삐걱대면서 세월과 함께 흘러온 집, 낯선 이들의 목소리와 굴뚝으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영혼들의 웃음을 반겨준 집. 나는 이 장소가 어떻게 이토록 단단하고 온전하고 견고하게 버티며 수십 년간의 그 모든 울부짖음과 고통, 웃음과 그리움, 부푼 내 배에서 탄생한 모든 추억을 빨아들여 왔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 p.35

바로 그때 환영이 나타났다. 눈 속에서 녹초가 되어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계속해서 터덜터덜 걸었고, 폭풍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거나, 빗속에서 죽어갔다. 소총을 든 감시자들은 성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p.76

나는 와이엇 안에 레이-레이의 영혼이 들어갔다는 어니스트의 말을 너무도 쉽게 믿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완전히 미친 짓은 아니었다. 어느 엄마가 죽은 아이의 영혼이 가까이 있길 바라지 않겠는가? 수년간 나는 레이-레이를, 그가 우리를 지켜본다는 신호와 증거 들을 기다려왔다.
--- p.212

“가끔 저 매가 보여.” 아빠가 말했다. “혹시 레이-레이가 우리를 보고 가는 건 아닌가 싶어. 아니면 우리 조상일 수도 있고.” “레이-레이의 영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좋네요. 걔가 분명 우리한테 속임수를 쓰고 있는 거예요, 안 그래요? 확실히 이해가 돼요.”
--- p.239

개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아이의 상황을 이해했다. 아마 우리 모두 그 심정을 이해하리라. 이런 순간에는 그 어떤 것으로도 두려움을 떨쳐낼 수가 없다.
--- p.241

“이건 잔인한 농담 같아. 우리가 겪어온 그 고통을 생각하면. 우리 가족 모두 아직도 힘들어해. 아빠는 가족을 잘 지켜내려 애썼지만 이제 치매에 걸려서 가끔 가족을 못 알아보기도 해. 내 동생은 약물중독이고, 엄마는 동생이 죽은 뒤에 수년간 우울했어. 우리는 어디서 정의를 찾아야 하지? 네가 좀 말해줄래?”
--- p.298

“벚꽃 나무가 늘어선 길을 따라가게. 그 길은 눈물의 길이 아니니까, 아들. 서쪽으로 향하는 길엔 슬픔이나 아픔, 혹은 죽음 따위는 없다네. 그 길은 자네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라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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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구나 싶었는데 나와 내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니.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이야기였다. ‘에코타 가족’ 곁에 소설이 있었고 그 소설은 이제 독자 곁에 있다. 말을 들어주고, 눈물을 받아주며, 끝까지 함께 있을 것이다. 힘이 다할 때까지. 다시 새 힘이 생길 때까지. 당신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 아름다운 책이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위해 쓰인 소설이라는 것을.
- 정용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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