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자작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아마 네 눈을 찌르려고 덤빌 것이다. 그러니 나무 주위에 리본을 매달아주거라. 그리고 문짝은 쩍쩍 갈라지며 탕탕거릴 거야. 그러니 문쩌귀에 기름을 발라주렴. 또 개가 덤벼들어 너를 갈기갈기 찢으려들 테니 이 빵을 던져주렴. 그리고 고양이가 나타나 네 눈을 할퀴려들 테니 이 햄을 좀 주도록 해라.
--- p.598

이제 밤이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둠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울타리에 박혀 있던 모든 해골의 눈들이 반짝이기 시작하자 공터는 대낮처럼 환해졌습니다. 바실리사는 두려움으로 덜덜 떨렸지만 어디로 도망가야 할지 모른 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 p.725

불새는 사과나무 위에 앉더니 사과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이반 왕자는 불새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꼬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불새를 통째로 다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불새는 이반 왕자의 손길을 뿌리치고 몸을 비틀어 날아가 버렸습니다. 왕자의 손에는 불새의 꽁지 깃털 하나만이 남았습니다. 이반은 그 깃털을 손에 꼭 움켜쥐었습니다.
--- p.996

바로 다음 날 농부는 이반코를 호수로 보내며 모래 밧줄을 감아오라고 말했습니다. 그 호수에는 악마들이 많이 살았으므로 농부는 그들이 이반코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작은 곰 이반코는 그 호수로 가서 물가에 앉아 모래 밧줄을 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 악마 하나가 물에서 튀어나오더니 물었습니다.
--- p.363

“아, 이게 웬 떡이지! 이 토끼를 잡아서 채찍으로 죽인 다음 12코펙을 받고 팔아야지. 그 돈으로는 암퇘지를 한 마리 사야지, 그럼 암퇘지는 새끼를 열두 마리나 낳겠지. 그 녀석들을 전부 잡으면 고기가 헛간 하나 가득 되겠지. 그러면 그 고기를 팔아서 그 돈으로 가계를 꾸리고 결혼할 수 있을거야. 그러면 내 아내가 내게 아들을 둘이나 낳아줄 테고 아이들 이름은 바스카와 반카라고 지어야지. 아이들이 크면 밭을 갈 테고 나는 창가에 앉아 명령을 내리겠지. 나는 이렇게 외칠 거야. ‘얘들아! 바스카와 반카! 너무 힘들게 일하지 말거라. 아마도 너희들이 가난해지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그런데 농부가 이 말을 너무 시끄럽게 외치는 바람에 산토끼는 놀라서 도망을 쳐버렸습니다. 덕분에 그의 모든 부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집도 날아가버리고 말았죠.
--- p.257

그가 어디로 숨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일꾼은 눈은 점차 앞이 흘려지더니 졸음이 엄습하여 그만 진흙 바닥으로 머리를 처박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게 커다란 수염을 기른 메기가 홀연히 나타났고 그 뒤에는 늙은 딱정벌레와 털이 짧은 생쥐가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일꾼에게 다가갔고,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생쥐는 일꾼의 외투를 벗겼고, 딱정벌레는 신발을 벗기고, 메기는 파리 떼를 쫓았습니다. 그들의 그 익살스러운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공주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