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블렌딩이란?
영어로 ‘블렌드(blend)’는 ‘혼합(혼합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티블렌드(tea blend)’는 ‘티를 넣은 혼합(혼합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티블렌딩(tea blending)’은 티를 다른 재료와 함께 혼합하는 과정이다. 영어권에서는 티가 든 혼합물을 전 세계적으로 ‘티믹스처(tea mixture)’나 ‘티블렌드’로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티블렌드’를 사용한다. 그리고 ‘블렌디드 티(blended tea)’는 티의 색, 향,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수확한 찻잎들을 혼합해 만든 티를 이르는 전문 용어로서, 티블렌드와는 약간은 다른 의미가 있다.
그런데 티를 혼합하는 과정인 티블렌딩은 단순히 예술적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예술을 포함하여 지식이나 전문기술이나 약간의 비결들이 경험과 함께 융합하여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면서 느낌이나 인상을 창조한다. 티블렌딩은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매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티블렌딩은 영적인 행위, 의사전달적인 행위로서뿐 아니라, 표현의 한 방법으로서 새로운 생산물의 창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렇게 블렌딩을 통해 창조된 티블렌드는 생각을 전달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감정을 전해 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갈증을 해소하거나 겨울에 따뜻이 지내려고 티를 구입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티를 미지의 산지로 여행을 떠나 보려고, 티에 얽힌 시나 소설의 일부가 되어 보려고 … 티를 마시며 꿈을 꾸어 보려고, 가혹한 현실과 일상에서 탈출해 보려고, 그리고 매력적인 향미의 세계로 들어가 보려고 구입하는 것이다. 또한 티를 구입하는 행위는, 곧 티를 팔거나 추천하는 이들이 티를 사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그래야만 팔 수 있는, ‘정서적 공감 행위’인 것이다.
--- 「제1장 티블렌딩」중에서
향의 조화
조화로운 티블렌드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다양한 향들을 혼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훌륭한 티블렌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착향료(합성 또는 천연)뿐 아니라 티의 6대 분류의 티, 향신료, 과일, 허브 등과 같은 다른 재료의 맛과 향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각 재료들은 천연의 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일과 같은 재료는 그 향이 뚜렷하고 한결같아서 과일 이름으로 향을 표현할 수 있다. 반면 티의 경우에는 수확기, 산지의 테루아적 특성에 따라서 향이 복합성을 띠면서 미묘하게 변화하여 한결같지 않다. 예를 들면 중국의 백차의 경우, 장미향과 볶은 야채 향, 갓 구운 빵 향이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화를 일으키며 풍기는 것이다. 훌륭한 향미의 티블렌드를 창조하려면 각기 다른 방향성 재료들을 혼합했을 경우에 새로 생성하는 휘발성 발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 휘발성 발향의 고하에 따라서, 향은 다시 톱노트(top note), 미들노트(middle note), 베이스노트(base note)로 세분된다…
--- 「제5장 티블렌딩의 착향」중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