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식단은 건강을 생각하는 쪽으로 현저하게 바뀌고 있는데, 와인도 당연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내추럴 와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나 혹은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며, 내추럴 와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계신 분들께는 그 선입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감수의 글」 중에서
이 책은 현대의 와인 양조 관행에 정면으로 맞서 온갖 역경 속에서도 자연적인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잘 만든 와인들에 대한 헌사다. 동시에 그런 와인들을 만들어낸 대단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축전이기도 하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의 에너지, 수고, 의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한다면 질 좋은 내추럴 와인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게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길 바란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와인은 단순하다. 인생도 단순하다.
복잡하게 만드는 건 바로 인간인데,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우리는 과학을 이용해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와인을 생산하려고 하기보다는, 포도 재배에서부터 와인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완벽히 통제하려 든다. 그 결과 자연적인 요소는 거의 남지 않는다. 값비싼 ‘익스클루시브’ 와인을 포함한 요즘 와인들 대부분은 농약이 투입된 식품공업의 산물이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대부분 최근 50여 년에 걸쳐 일어났다는 것이다. --- p.13
‘포도를 따서 발효시킨다’고 하면 쉽고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나, 그 실상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일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위업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포도밭에서, 저장고에서, 병 속에서의 시간들 사이의 균형을 아주 잘 잡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 p.23
현미경으로 보면 내추럴 와인은 작은 우주처럼 보인다. --- p.47쪽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와인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걸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 p.73
내추럴 와인은 살아 있다는 점에서 사람과 비슷한 면이 있다. 어떤 날에는 더 열려 있고 관대하다가도, 다른 날에는 닫혀 있고 수줍어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다양한 살아 있음의 표현을 일관성의 부족으로 일축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양질의 내추럴 와인의 경우 품질은 이미 확보되어 있으며 아로마가 변하는 것이다. 매일 매년 똑같은 상태였다가 병을 딴 지 24시간만 지나도 못 먹게 되어버리는 대다수의 일반 와인들과는 달리, 내추럴 와인은 미묘하게 변화하며 병을 딴 뒤에도 훨씬, 훨씬 더 오래 살아남는다. --- p.75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은 공식화된, 혹은 팔기 위한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 그들이 공유하는 것은 (땅과 생명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 가장 완전하고도 경이로운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 p.105
위대한 것은 결코 쉬운 상황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벼랑 끝에 설 때에만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허공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함으로써 머리 위로, 발밑으로 굉장한 것을 보게 되며 바로 이때, 탁월함을 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추럴 와인계의 전설, 프랑스 도멘 로마네 콩티의 베르나르 노블레) --- p.105
오렌지 와인은 여러분이 마셔본 와인들 중 가장 독특한 맛일 것이다. 때로는 대립적이지만, 최상급 오렌지 와인은 감동적이고 복합적이며, 예상치 못했던 맛과 질감의 새로운 조합을 보여준다.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타닌의 강도다. 껍질과 접촉한 동안 추출된 타닌(그리고 항산화 물질들)이 이 하이브리드 와인에 레드 와인의 질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눈을 감고, 혹은 짙은 색 잔에 담아 마시면 오렌지와 레드의 구별이 쉽지 않다. 음식과 함께 마시면 제 맛을 내는데, 아주 중독적이기까지 하다. 타닌감은 부드러워지거나 심지어는 사라지기도 하고, 그 묘한 맛의 다양성이 부각된다.
--- p.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