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암각화 보존 관리 실례를 담은 영문 학술보고서
: 한국, 프랑스, 포르투갈, 러시아, 북아메리카, 멕시코, 호주 등의 암각화 보존 관리 실태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암각화에는 각종 동물과 사람 그림 20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이는 한반도의 선사시대와 초기 역사시대의 생활상과 종교 활동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하지만 반구대암각화는 발견 전에 건설된 사연댐으로 유적 침수 피해가 있어, 줄곧 보존과 관리가 주요 쟁점이었다.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는 반구대암각화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하버드대학 한국학 연구소와 함께 2011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2013년부터 오 년 동안 한국의 암각화와 세계의 암각화연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영문 학술도서 연속 간행을 기획하였다. 반구대암각화를 보다 잘 이해하고 올바른 연구와 보존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암각화연구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기획 하에 2013년 『Bangudae: Petroglyphs Panels in Ulsan, Korea, in the Context of World Rock Art Sites』 (세계 바위예술의 흐름 안에서 본 반구대암각화)가 출간되었고 이어서 2014년 현재, 『Conservation and Management of the World’s Petroglyph Sites』 (세계의 암각화 보존과 관리)가 출간되었다.

UNESCO의 문화유산분과장을 역임한 모니르 부쉬나키 박사와 노르웨이의 알타 암각화 연구와 관리에 힘써온 크누트 헬스콕 교수 등 세계적인 암각화 유적 전문가와 국내의 암각화연구자 아홉 명이 공동 저술한 본 도서는 한국, 유럽, 아메리카, 호주 등지의 암각화 실태와?보존 관리에 대한 영문 학술보고서이다. 한국에서는 울산 반구대암각화와 포항 칠포리암각화의 보존 연구가 실려있으며,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몽베고 지역 바위그림과 포르투갈의 포즈코아암각화, 그리고 북유럽을 중심으로 암각화의 보존 방법에 대한 고찰과 포괄적인 보호의 필요성을 논의한 논문이 게재되어 있다. 또한 Sikachi-Alyan암각화와 Oglakhty암각화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보존 관리 실례도 소개되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북아메리카의 암각화,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중앙 고원의 암각화의 보존 문제를 다루었다. 그 외에는 호주 카카두 국립공원 암각화 유적에서 정부와 원주민의 공동관리시스템을 연구한 논문이 실려 있다. 추가적으로, 한국의 울산 천전리 각석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해당 장마다 도판과 표 등의 시각적 자료를 제시한다.

각 지역의 암각화 관리와 보존은 다른 지역의 사례에서 영향을 받는다. 세계 다른 지역의 보존 관리 실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가 없듯이, 한 가지 관리와 보존 방법이 모든 지역에 정확히 맞을 수는 없다. 각 지역의 암각화들은 그 지역의 독특한 자연, 문화, 역사적 상황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감안하여 해당 지역마다 사려 깊은 암각화 관리, 보존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