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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1927, 미국
중고도서

여름, 1927, 미국

: 꿈과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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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84쪽 | 885g | 155*225*35mm
ISBN13 9788972915638
ISBN10 897291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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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은 1927년에 태어났다
김병희 (diego@yes24.com)
빌 브라이슨의 책은 모두 여행기이다. 그 행선지가 45억 년 전, 혹은 100년 전이더라도 그는 회고하지 않는다. 낯선 공간은 물론이고 낯선 시간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하는 데에 빌 브라이슨이 가진 능력은 독보적이다.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하고,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이 홈런만 100개 넘게 때려냈고, CBS가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1927년 미국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이다.

‘세인트루이스의 정신’의 몸체는 골조에 면포를 씌워서 만들었다. 연료 측정기는 부정확했으며 브레이크가 없었고 이착륙 시 조종사는 지면을 볼 수도 없었다. 린드버그는 5월 20일 ‘날아다니는 연료통’보다 조금 더 나은 이 비행기를 타고 뉴욕을 출발했다. 샌드위치 5개와 물 1리터, 비행 지도만 가지고 있었다. 이 청년은 34시간 후 거짓말처럼 파리에 도착했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됐다. '뉴욕 타임스'는 이 비행 소식에 1면부터 4면을 전부 썼고, 350만 통의 팬 레터가 쇄도했으며 가는 곳마다 100만 인파가 몰렸다. 공원, 거리, 동물원, 산, 강, 고등학교 등에 린드버그의 이름이 붙었다.

짧다면 짧은 이 비행에 당시의 미국인들이 이처럼 열광했던 것은 우선 대서양 횡단이 마법 같은 시대의 개막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더 중요하게는 1차 세계대전에서 경험을 쌓은 수많은 유럽 비행사들이 실패한 비행을 젊은 미국인이 해냈다는 점이었다. 초초강대국(hyperpower)의 칭호를 받는 현재의 미국과 달리 1927년 여름 이전의 미국은 린드버그를 빼면 유럽보다 나은 점이 없었던 것이다.

전국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NBC와 CBS 역시 린드버그의 인기에 큰 역할을 한다. 린드버그의 순회 비행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소개됐다. 베이브 루스와 야구 역시 방송에 큰 신세를 졌다.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 영화, 잡지, 그리고 라디오의 탄생이 그의 유명세를 만들었다. 수술부터 시력까지 화제가 됐다. 한 마디로 그 해 여름 미국은 떠들썩했다. 1927년에 일어난 사건들은 아래와 같다.

미시시피 대홍수로 1,000명 이상이 인명 피해를 입다.
워너브라더스,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를 만들다.
NBC와 CBS,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다.
이른바 살인 타선을 구축한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1941년까지의 황금기를 시작하다.
미국 은행 4단체 회의에서 1929년의 대폭락의 원인이 된 기준 금리 인하를 결정하다.
알 카포네가 연간 1억 달러 소득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등재되다.
금주법 리더 웨인 휠러가 심장 발작으로 사망하다.
거츠 보글럼이 러시모어 산 암벽에 4명의 대통령 얼굴을 암각하기 시작하다.
포드 자동차, 모델 A 예약 판매를 시작하여 2주 동안 40만여 대 주문을 받다.

1920년대는『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기도 하다. 방종에 가까운 풍요, 탐욕이 빚은 어이 없는 결말은 미국의 위대한, 혹은 대단한 1920년대를 보여준다. 술이 법으로 금지됐음에도 주류 판매업이 어느 때보다 성행하던 시절, 모든 산업에서 전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했지만 결말은 ‘검은 화요일’의 대폭락이었던 10년이다. 그 그래프의 정점인 1927년은 미국이 고치를 벗어나 우화하는 해, 동시에 유례 없는 난장판이었다.

빌 브라이슨은 이미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에서 식민지 시대 말기의 영국을 그린 바 있다. 1900년대 부와 권력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주소를 옮겼고, <여름, 1927년, 미국>은 1851년 영국의 신대륙 버전이다. 당시의 신문 기사, 관련 전문가 인터뷰, 자서전 등 방대한 자료를 1년 동안의 사건 중심으로 한 권에 짜넣었다. 거기에 아이러니의 진수를 보여주는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유머는 여전히 빛난다. 이를 테면, 아래와 같다.

루스 자신의 설명에 신빙성이 있다면, 어느 날 그는 우드퍼드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가씨, 나와 결혼하지 않을래?” 몇 분 동안 생각한 뒤 여자가 승낙하여 두 사람은 1914년 가을에 결혼했다. 루스는 열아홉이었고 여자는 아마도 열다섯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성공적인 결합은 아니었다. 루스는 자서전에 여자의 이름을 잘못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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