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공허함이었다. 영화도 보고, 술도 마셔보고, 밤새워 놀아보고 다 해봤는데도 그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책을 사서 읽었는데, 몇 페이지 넘기자마자 ‘아, 이거였잖아.’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확실히 애독가는 아니지만, 책을 잘 이용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책이라는 것이 나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게 얼마나 나를 알맹이 있게 만드는지 깨닫게 됐다.
--- p.29, The Beyond World, 뮤지션 황소윤
이상적인 책은 언제나 제가 아직 만들지 못한 책이 되리라 믿어요. 책에 예술을 담아내는 것을 기꺼이 도전하는 한, 훗날의 놀라움은 언제나 책의 형태로 우리 곁에 있을 겁니다.
--- p.51, Unknown, Known STEIDL, 출판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
움베르트 에코는 책이 숟가락 같은 거라고 말해요. 일종의 발명품인 거죠. 그렇지만 한 번 발명되고 나면 그보다 나은 것이 발명되기 어려운 물건이에요.
--- p.67, Still, Paper Books, 디자이너 김형진
살아가는 것의 큰 목표는 계속해서 정교해지는 것, 세상을 뭉뚱그리지 않고 정확히 이해하는 것인데 여기에 독서만큼 효율적인 방식이 따로 없을 것 같다.
--- p.151, People Who Love Books, 소설가 정세랑
매끈한 표면의 모니터를 만지는 감촉이 인간 활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종이처럼 독특하고 거친 감촉을 만지는 일이 앞으로는 럭셔리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기도 해요.
--- p.199, Existential Paper, 디자이너 이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