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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 일상과 철학의 만남 마음을 열고 세상을 보라!

애덤 퍼너 지음 / 김보영 | 유재 | 2019년 0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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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458g | 155*215*20mm
ISBN13 9791196482817
ISBN10 119648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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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철학은 우리에게 해답을 알려주는 데 별로 효과적이지는 않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이 똑같은 질문을 던져왔지만 진정한 해답이라고 찾은 것은 별로 없지 않은가. 우리에게 자유 의지는 있나? 불멸의 영혼은 과연 존재할까? 누구는 ‘있다’고 하고, 누구는 ‘없다’고 하겠지만, 대개 사람들은 그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그러나 그것을 철학의 결함이라고 할 수는 없다. 빠르고 정확한 대답이 없는 질문들도 있고, 때로는 철학적 의심이 담긴 ‘갸웃거림’이야말로 존재의 질문같이 복잡하고 혼란스런 문제의 유일하고 적절한 반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은 뭔가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학문이 아니다. 그것은 유용한 방식으로 혼란스럽게 만드는 학문이다. 복잡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 책의 목적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와 세상 사람들이 좀 더 난처해지고 혼란스러워지고 황홀해지도록 도우려는 것이다. --- p. 8

만약 논쟁을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모두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손해가 있더라도 자신의 주장을 무리하게 밀고 나가지 말고 진실에 근접하는 방향에서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반대와 반박이 있을 수 있지만, 상호 협력과 존중된 분위기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논쟁 방식은 그저 학문적인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논쟁은 매우 공격적이어서 상호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논쟁은 해결책과 동의를 잘 이끌어낼 수도 있다. 경쟁적인 논쟁은 고정적이지만, 협력적인 논쟁은 역동적이다.
가족 간의 논쟁이든 정치 토론이든, 논쟁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누가 이기려고 애를 쓰는가? 점수와 승리에 목매지 않고서로 협력하기 시작하면 좀 더 생산적인 논쟁이 될 것 같지 않은가? --- p. 20

그는 인간이 아닌 동물들을 마치 ‘태엽시계’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동물들도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다. 동물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을 지녔는가의 문제는 도덕적으로 중요한데, 예컨대 우리가 선과 악을 합하여 공리주의적인 계산을 하려면 저녁 식탁에 올리기 위해 도축되는 소와 양, 그리고 다른 모든 동물들의 고통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벤덤 스스로도 말했듯이, 문제는 ‘동물들이 판단하고 말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동물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인 것이다. 그리고 피터 싱어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이를 반박하기는 어렵다.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참혹한 다큐 영화들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생선들을 공급해 주는 양식장, 닭들을 가두어 놓은 끔찍한 환경, 소의 도축 과정 등을 보아도 그렇다. 물론 우리는 고기를 섭취하면서 상당한 쾌락을 얻는다. 그러나 피터 싱어는 그 쾌락을 위해 동물들이 겪는 잔인한 고통을 받아들이고 찬성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피터 싱어의 입장에 대해 찬반 주장들이 있었지만, 그의 주장은 바라던 만큼의 강력한 효과는 발휘하지 못했다(계속 확장되고 있는 패스트푸드 산업을 떠올려 보라). 『동물해방』에서 구체화된 사상들이 여전히 강력하게 사회적 울림으로 남아 있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쉽게 다른 종들을 우리의 도덕적 계산에서 배제하는지에 대한 충격적 사실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 p. 55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우리 모두가 비슷한 입장이니 걱정하지 말라. 인간의 존속에 대한 각자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별세, 작고, 영면 등 다양한 표현의 모든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 두려움은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특히 강렬해 보인다.
플라톤의 경우만 봐도, 철학은 죽음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예행연습이었다. 철학은 임박한 죽음을 대면하고 잘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지적인 전통이다. 플라톤보다 한 세기 늦게 살았던 아테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런 죽음에 대해서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죽음에 대한 모든 소모적인 두려움에 대해 그는 긴장을 풀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
이 고대의 철학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비논리적인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아직도 우리는 자꾸 불안해 하는 것인가? --- p. 80쪽

이야기를 확대해 보자. 도둑이었던 밥은 교활한 투자가이기도 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른 이후 사업을 시작해 승승장구했다. 그와 아내는 풍족한 삶을 누렸고 많은 자식을 낳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밥의 증손녀인 로버타가 성장해 증조할아버지인 밥의 사업을 이어받았다. 그녀는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상류층 마을에 살면서 최고의 의료 혜택을 받는다. 게다가 그녀는 착한 심성을 지녀서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고 지역의 노숙자 쉼터 운영을 돕는다.
불행히도 밥의 범죄는 처벌받지 않은 상태이다. 로버타의 증조할아버지는 오래전 죽은 상태이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따르자면 그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다. 그렇다면 아무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일까? 로버타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해리의 증손녀인 해리엇이 증조할아버지가 당한 범죄 때문에 매우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은 로버타의 잘못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까? 그렇게 명쾌한 답변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 p.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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