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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항상 우리는 기회는 차버리고 위험에는 빠지는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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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38g | 142*205*22mm
ISBN13 9791189430306
ISBN10 11894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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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부의 값을 판단할 때 쉽게 하는 방법은 비교다. 남과 비교를 하든, 과거의 경험과 비교를 하든, 혹은 미래의 결과에 대한 기대치와 비교를 하든 가치를 평가하려면 기준점이 필요하다. 자신의 연봉이 얼마이든 비교의 기준점인 ‘아내의 여동생 남편의 연봉’보다 많이 벌면 만족도(효용성)는 높아진다. 객관적인 연봉의 액수보다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것이다. 기준점은 좋고 나쁨이나 이익과 손실의 상황을 판단하는 잣대이지만, 개인의 직간접적 경험이 반영되므로 주관적이고 가변적이다. 새로운 기준점이 생기면 가치에 대한 평가도 변하고 결정도 바뀐다.
--- p.30~31

주식투자자 중에는 이익이 난 주식은 재빨리 팔아버리고 손실이 나고 있는 주식은 끝까지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 때문이다. 이익이 발생하면 혹시 다시 떨어질까 두려워서 빨리 팔고 손해를 본 주식은 손실을 확정 짓기 싫어서 보유하는 것이다. 가격이 오른 주식은 기업실적이 좋기 때문이고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가격이 내려간 주식은 기업실적이 나쁠 가능성이 높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투자자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팔아야 하는 주식은 쥐고, 보유해야 하는 주식은 파는 비합리적 선택을 무수히 반복하고 있다.
--- p.45

우리는 정말 그 정도로 비합리적인가? 쉬운 예를 보자. 사랑하는 가족이 암 말기 진단을 받았는데 사망확률이 95%라고 한다. 이때 어떤 선택을 할까? 95%의 높은 가능성에 가중치를 주고 이에 합당한 방법을 찾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5%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매우 드문 생존 사례를 찾고 기적이 실제 일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온갖 방법을 찾아 시도한다. 이처럼 낮은 확률에 지나치게 높은 결정가중치를 주는 심리를 ‘가능성 효과Possibility effect’라고 한다.

반면 발생확률이 높은 경우엔 그 확실성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가중치를 준다. 높은 가능성보다 낮은 실패 확률이 내게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커지는 것이다. 당신이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변호사는 승소를 95% 장담한다. 그런데 판결을 앞두고 상대방의 변호사가 찾아와 9,000만 원에 합의를 제안한다. 거절할까, 아니면 받아들일까? 거의 이긴 소송이지만 뜻밖에 합의에 응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비록 5%의 확률이지만 패소하면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의 돈을 손해 보더라도 90%를 확실하게 챙기는 선택을 한다. 이것이 ‘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이다.
--- p.58~59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속에는 너무나 다른 아이와 어른의 사고방식이 등장한다. 아이는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를 통해 새로 사귄 친구를 판단한다. 이는 친구를 평가하는 아이의 사고방식, 즉 아이의 판단 프레임이다. 아이는 자기 프레임 밖의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친구를 설명하는 데 아버지의 수입과 집값이 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반대로 어른은 ‘아버지의 수입’으로 아이의 친구를 판단한다. 비싼 집이 좋은 집이라는 프레임이 있는 사람은 제라늄 화분과 지붕 위 비둘기가 있는 집이 좋은 집인지 아닌지 평가하기 어렵다. 프레임 밖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어른은 같은 친구를 두고서 이렇게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평가한다. 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자가 경제 상황을 두고 토론을 한다고 하자. 한 명은 고용률이 90%라고 하고 다른 한 명은 실업률이 10%라고 한다. 사람들은 90%의 고용률보다 10%의 실업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실업률 10%를 강조하는 후보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같은 상황이지만 표현 방법에 따라 판단이 바뀌고 선택이 변하는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다.
--- p.74~75

계획을 한 번도 세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 있다. 단기적 계획은 지키기가 수월한 반면 장기적 계획은 결심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마다 ‘올해의 결심’ 상위권을 차지하는 금연과 다이어트 계획은 성공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단지 인내심의 문제일까? 행동경제학은 이를 시간의 선호도 역전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먼 미래에 발생할 사건과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사건을 다르게 평가하는데 시간이 멀어지면 선호도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금연계획을 예로 보자. 금연은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고 바른 선택이다. 금연에 성공한 후 미래에 얻게 될 이익을 생각하면 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 금연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커진다. 하지만 매일 겪는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함께 흡연하던 동료와 여전히 어울려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의지했던 담배 한 모금의 위안을 포기해야 한다. 얻는 것은 미래의 일이고 포기하는 것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다. 미래의 건강(이익)보다 당장 포기해야 하는 사건들(손실)은 더 고통스럽다. 결국 금연의 선호도는 원래의 흡연 선호도로 역전된다.
--- p.94~95

옛말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가 있다. 크게 될 인물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특성을 보이고 바로 그 특성으로 미래에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그 특성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예측도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한 마디로 척 보면 장래에 리더가 될지, 우량주가 될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니얼 카너먼은 이런 확신은 착각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자신이 이스라엘군에 복무했을 때 장교 후보생 선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예로 들어 전문가들의 타당성 착각을 설명했다.

인재선발을 위해 모인 전문가들은 계급장도 떼고 이름도 가린 병사들의 훈련 모습을 관찰한 후 문제해결에 나서는 태도와 성격 등을 토대로 장교 후보가 될 만한 자질을 평가했다. 테스트를 통과한 후보생들은 이후 본격적으로 장교훈련 과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테스트를 거쳐 장교의 자질을 인정받은 병사들의 훈련 성적은 예측과 전혀 달랐다. 기업의 입사성적과 앞으로 업무성과의 상관관계가 크게 낮았던 것처럼 이들의 실제 성적도 선발 당시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판단이 옳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주관적 확신으로 내린 결과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정합적 논리가 만들어지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확신한다. 이것이 타당성 착각The Illusion of Validity이다. 일단 타당성 착각에 빠지면 증거의 질과 양에 대한 논리적 분석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오히려 주관적 확신에 따른 판단 능력을 과신하게 된다.
--- p.. 122~123

글로벌 브랜드 코카콜라는 뉴스 프로그램에는 절대로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자사의 브랜드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즐거움’의 감정을 갖길 원하는데 어둡고 우울한 뉴스와 함께 코카콜라의 광고를 보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즐거움의 감정을 점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웃음을 주는 오락 프로그램과 즐거운 스토리의 드라마에 집중적으로 광고하는 전략을 펼쳤다. 광고와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코카콜라를 떠올리면 즐거움의 감정이 점화되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점화효과는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고 있으며 마케팅은 점화효과의 힘을 적절히 이용해 고객의 지갑을 더 쉽게 열고 있다.
--- p.234~235

리더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요 원인은 과신 때문이다. 특히 리더들은 과거 성공의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미래를 매우 긍정적으로 확신하는 낙관주의 편향, 자신의 판단을 뒷받침할 근거만을 주목하는 확증편향,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후확신편향 등에 더 쉽게 노출된다. 그동안 이룬 성과는 오로지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믿기 때문에 운을 포함한 모든 외부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착각Illusion of control에 빠지기 쉽다. 이런 리더들의 공통점은 다수의 수동적 동의와 침묵을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독단적 판단의 정당성을 강화한다. 바로 잘못된 합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이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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