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식빵처럼 축 늘어진 채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덮을 때는 단전에 힘을 주고 정자세로 고쳐 앉았다. 그렇다고 책이 나를 다그친 건 아니다. 나는 그저 작가의 일상에 공감하며 책장을 넘기고, ‘젊은 친구가 이대로 괜찮을까’ 하며 작가의 체력을 걱정하다, 그의 유쾌함에 킥킥대며 웃기도 했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내 안에서 보글보글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일상에 지친 많은 분이 이 책을 디딤돌 삼아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을 미루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을 꺼내 볼 생각이다.
- 이지상 (중앙일보 기자)
책을 중간까지 읽었을 때 “어휴. 이 정도면 그냥 운동 좀 하지?”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는데, 그 순간 깨달았다. ‘이 글은 거울기법으로 쓰인 거구나. 지금 내가 운동하기 싫어서 입으로만 고민하고 뭉그적대는 상태도 다른 사람이 보면 이렇겠구나.’ 이 책은 우리 같은 ‘안 움직여 인간’ 동지가 운동 쪽으로 한 발짝 내디뎠을 때 보이는 풍경이 어떻게 넓어지는지에 대한 고백이다.
‘안 움직여’ 인간답게 여러 운동을 짧게 전전하며 맛만 보던 송혜교 작가는 수영을 하게 되면서 힘들면서도 즐거운 것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후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기꺼이 하기 싫은 쪽으로도 움직여 보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바디 프로필을 찍을 것도 아니고 마라톤 완주가 목표도 아니지만 그저 일상에서 조금씩 더 건강해지기 위해 나를 조금 더 좋아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을 늘려 보자고 작가는 제안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내가 어제보다 더 나아지는 게 진짜 튼튼한 거니까. 이 책을 덮고 나면 오늘 당장 걷는 시간부터 늘리게 될 것이다.
- 정문정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저자)
우리는 오랫동안 몸과 싸웠다. 때로는 보기 좋은 몸, 생산적인 몸에 대한 강박에 시달렸고 때로는 움직일 기회를 박탈당했다. 이제 우리는 다 버리기로 했다. 보기 좋은 몸, 생산적인 몸에 대한 강박을. 그런 걸 찬양하는 오래된 이야기는 너무 많다.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읽자. 낯설고 내 마음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이끌고 동네 수영장으로 가는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침대 딛고 다이빙』의 송혜교 작가는 당당하게 ‘안 움직여 인간’인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아침 수영을 갈 때 극한의 의지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부터 물리치료사인 친구가 자신의 몸을 보고 ‘환자를 만나러 왔나 싶다’며 놀란 이야기, 1분 뛰고 헐떡거리던 이야기까지. 스스로를 ‘안 움직여’ 인간이라 밝히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같이 킬킬댈 만한 이야기이다.
그런 작가가 조금씩 ‘움직여’ 인간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일들은 사뭇 감동적이다. 수영장에서 레인을 다섯 바퀴 도는 수영 베테랑 할머니를 만나고, 여행지에서 러닝을 하고, 운동하러 더 쉽게 가기 위해 운전면허도 딴다. 작게 시작한 움직임은 세상을 새롭게 만나는 방식이 된다. 움직인 덕분에 평생 다이어트에 골몰했던 자기 몸을 새롭게 보게 되고, 움직이니 낯설고 다정한 얼굴들을 보게 된다. 더 움직이니 더 크게 모험하고 돌아올 체력이 생긴다.
몸을 일으키게 하는 책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웃으며 이 이야기를 읽자. 그리고 같이 일어나자. 움직이고 또 움직이며 그렇게 아주아주 즐겁게 살자.
- 조소담 (전 닷페이스 대표, 『일잘잘』 공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