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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어려운,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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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어려운, 하고 싶은 말

신재동 | 북랩 | 2020년 09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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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8g | 125*190*18mm
ISBN13 9791165393700
ISBN10 11653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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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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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보나 마나 코로나바이러스 뉴스로 범벅이 되어 있다. 귀가 아프도록 듣는 똑같은 뉴스이지만, 그래도 매번 솔깃한 까닭은 전염병이 내게도 옮겨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리라.
새로운 검사 기술이 적용되는 내일부터는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겁부터 준다.
사는 게 뭔지? 죽는 게 뭔지?
건강할 때는 “그까짓 거, 죽으라면 죽지.” 하다가도 막상 죽음 앞에서는 떨리고 망설이는 게 인간이다.
옛날 나의 외할머니는 속상한 일이 생기면 늘 “죽어야지. 죽는 게 상팔자다.”라고 하셨다. 가난 속에 속상한 일이 많던 시절, 죽는 게 상팔자란 말만 듣고 자라면서 나도 모르게 죽는다는 걸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겼었다. 그러나 풍요로운 오늘날 들어보면 옳은 말이 아니다.
죽는다는 건 끝이라는 뜻이다. 함부로 할 말이 못 된다.
갑자기 생명을 빼앗아갈 수도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내 근처에서 떠다닌다는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바이러스가 실내 공기에서 3시간 동안 살아있다고 하지 않더냐. 집에만 있고 다른 곳에 가지 말라는 충고를 새겨들을 만하다. 살다 보니 별 희한한 세상을 다 보겠다.

그동안 글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참기 어려웠다. 쓰고 또 썼다.
캄보디아 수상 가옥에 가 보면 집마다 커다란 항아리를 비치해 놓고 빗물을 받아서 생활한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도 그랬다. 비가 오는 날이면 빈 항아리, 바케쓰, 함지박에 양은 대야까지 빗물을 가득 채웠다. 마치 빗물이 무슨 돈이나 되는 양 뿌듯해했다.
나는 글을 써놓고 항아리에 채워놓은 빗물이나 되는 양 뿌듯하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자가 격리 기간에 써놓은 글을 정리했다.
정리하면서 마음이 두근거린다. 입학시험을 치르러 가는 학생 같은 기분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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