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근간이 되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은 내가 대학 시절,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에서 국제 항공 서비스사의 이동트랩 감독관으로 일하는 동안 서서히 형성된 것이다. 거기서는 내게 주어진 권위도 없고, 우리 팀 직원들은 낮은 임금에 단기 고용된 이들로서 빡빡한 비행 계획표를 맞추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여기서 관계의 중요한 가치를 배웠다. 우리 팀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전체의 목적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 이상 나의 일에 충실할 수 없었다. 비록 상부 경영측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나였지만, 우리는 리더십과 책임을 공유했다.

아마도 다음 문장이 리더십의 관계적인 접근에 관한 철학을 잘 요약한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는 한 팀으로서 일을 잘했고,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은 성취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인생에 대해, 여러분의 단체에 대해, 여러분의 부서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가진 비전이 사람들에게 전해져 그들도 여러분의 열정만큼 활기차게 비전을 향해 살아가고 있습니까?'

1976년 미국의 등산가들이 한 팀을 조직해 인도 히말라야 산맥의 난다 데비(Nanda Devi)라는 봉우리를 등반하려고 한 일이 있다. 이 등반을 조직한 사람들 중에 윌리 언솔드(Willie Unsoeld)가 있었다. 그는 시애틀에 살며 전에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적이 있었다. 그는 이 봉우리의 이름을 따서 딸의 이름을 지었으며, 난다 데비의 스물 한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 등반을 조직했다. 그리고 난다 데비는 고도 25.645피트인 이 봉우리의 정상까지 팀과 동반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이 팀은 숙련된 전문 등반인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우정으로 또는 여러 가지 관계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 친구 사이였고 경험이 많았으며 '타고난' 등산가들이었기에 한 명의 리더가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선배 등산가들이 리더십을 공유했으며, 그들은 현존하는 재능과 능력이 합쳐진 공동체를 인정하면서 조심스럽게 서로의 의견을 따랐다.

이것이 과연 성공적인 탐험이었을까? 성공이 그들의 목적 달성 여부로 측정된다면 그러했다. 1976년 9월 1일, 그 팀 중 세 명이 난다 데비의 정상에 섰다. 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렀는가? 등반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의 참을성은 줄어들고, 그들은 침착성을 잃어가기 시작햇다. 가지고 있는 자원과 힘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에게도 결정을 내리고 그대로 이행하도록 감독하는 전체적인 책임은 할당되지 않았다. 나누어 가졌던 리더십은 무너져 삐걱거렸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중대한 결정이 연기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 중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난다 데비 언솔드, 바로 그녀에게 일어난 일이다. 그녀를 위한 여행이었지만, 정작 그녀가 높은 고도에 세워진 텐트에서 아프게 되었을 때 등산을 계속해서는 안되면, 돌아가 먼저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고 단호히 지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난다 데비에게 친절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산에서 죽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리더 없는 팀의 희생물로서.

어떤 사람이 리더인가? 또 어떤 사람이 리더가 아닌가?<br/><br/> 부모, 교사, 직장 상사, 정치인, 목회자 등등. 우리는 많은 '리더'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 들은 여러 가지 이유와 명분 ― 좋은 이유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 을 내세우며 따르는 자들을 다스리고 통제하려 한다. '리더'라는 자리가 부여하는 권위와 거역에 대한 압박감은 그가 어떤 리더냐에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과연 지위에 올라 권세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를 진정한 리더라고 부를 수 있는가? <br/><br/> 저자는 외적으로 그러한 위치(position)에 있다고 해도 실제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그가 의도하는 영향력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리더의 진위(眞僞)가 판명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리더는 절대적으로 따르는 자들에게 의존되어 있는 존재이며, 리더십은 따르는 자들의 수준에 맞추어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다.<br/><br/>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 <br/><br/> 그러나 저자는 리더가 주는 영향이 어떤 것인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하다고 말한다. 리더의 영향으로 공동체가 성장하고 비전이 성취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사람들을 메마르게 하고 이용하며 자기 유익만을 위하는 영향력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br/><br/> 좋은 리더란 따르는 사람들의 성장과 공동체가 추구하는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 따르는 이들을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영향을 주는 리더이다. 또한 본문에는 좋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건이 각 장마다 한 가지씩 제시되어 있다. <br/><br/> 2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영향을 드러내는 섬김의 태도에 대하여, 3장에서는 말만 번지르르한 슬로우건이 아닌 진정으로 따르는 이들에게 소망을 던져주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4장에서는 따르는 자들에게 신뢰와 기꺼이 따르려는 마음을 주는 인격적인 성숙(가치관)에 대하여, 5장에서는 따르는 자의 성숙도에 따른 다양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하여, 마지막 6장에서는 따르는 자들에 대한 성실한 책임 이행에 대하여 나누고 있다. <br/><br/>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행하는 것인가?<br/><br/>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어떤 리더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동체를 이끌기 위해서는 각 사람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융통성 있는 관계 유형 속에서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그를 위해 현실적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십 팀을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엄격한 성향의 리더와 부드러운 성향의 리더가 함께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동역할 때,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의 형태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br/><br/> 이 책에서 저자는 따르는 이들에게 의존되어 있지만, 그들에게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이끌 줄 아는 리더십이야말로 공동체가 건강하고 풍성한 열매들을 맺도록 섬기며 다스리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만이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는 리더십 유형임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