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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중국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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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중국을 찾아서

: 황봉구 시인의 대륙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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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98g | 153*224*30mm
ISBN13 9788971931233
ISBN10 89719312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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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했던 것은 여행을 하며 느꼈던 불편함이 언어나 숙박 그리고 교통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무척 편했다는 사실이다. 세계 여러 대륙을 여행해보았지만 이는 색다른 체험이었다. 내가 처음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의 피렌체나 로마에 이르렀을 때 피렌체의 아름다움과 로마의 포럼 그리고 콜로세움의 웅장함은 역사에서 배워온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나 웅대함 그리고 흘러간 시간에 대한 비감은 그 이상 또는 그 이하도 아닌 단면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십여년 전 북경의 자금성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낀 감동은 내 몸 안의 유전적 요소를 통째로 뒤흔드는 충격 이상이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한국이라는 세계에서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부닥쳐 왔던 모든 사물과 현상들을 또다시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그것도 원초적인 원형의 모습으로서 재발견했기에 일종의 전율마저 느꼈던 것이다.

아마도 조선조 내내 우리의 선조가 연행사절단으로 북경에 가서 황제가 거주하던 자금성의 첫 모습을 보고 느꼈을 심정도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러한 생각은 무슨 사대사상이나 모화사상이 아니라 우리의 오래된 역사 속에 녹아들어 왔던 공통의 문화감각을 그 발원지에서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감동과 다름 아니다. 북아메리카 신대륙에 사는 미국인들이 로마나 아테네에서 갖는 느낌이 아마 마찬가지이리라
--- 머리말 중에서
시의 위대한 아름다움은 벅차서 감당 못하는 느낌도 최대한 절제해서 말로 표현하는데 있다. 하물며 위의 시들은 글자의 수나 배열이 서로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애끓는 가슴을 노래하면서도 엄격한 형식을 맞추어 벗어남이 없으니 자유분방한 현대인이 보기에도 가슴이 찡하지 않은가. 우리는 사당을 들러 보고 다시 뜨락으로 나앉는다. 저쪽 건너편에 보이는 4층 누각 일람정이 갑자기 쑥스럽다. 청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아름다운 정원하고는 어울리겠지만 두보나 육유를 생각하니 너무 화려한 건물이다. 동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지붕의 곡선이 휘어지다 못해 하늘로 치솟는다. 우리네 옛 건물의 지붕 곡선들은 언제나 점잖아서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두보가 위대한 만큼이나 불쌍하다. 이 화려하고 멋있는 정원을 어찌 상상이나 하겠는가. 죽으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 p.179
고추 하니까 문득 오래 전의 일이 생각난다. 케냐 나이로비를 거쳐 루안다의 키갈리를 동료와 방문했을 때다. 루안다하면 몇 년 전후투족과 후치족간의 갈등으로 수백만의 인구 중에서 백만명 이상이 끔찍하게 학살된 바로 그 나라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이보단 훨씬 전의 일로 당시는 목가정 풍경이 지배하고, 국립공원에는 사자와 하마가 우글거리는 나라였다.

수도 키갈리는 붉은 흙이 가득한 언덕 사이에 자리잡은 적은 도시였는데, 우리나라의 소읍보다도 작아 집들이 모두 판자집 수준이고, 포장된 도로라고는 별로 없는 아주 낙후된 곳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은 이 나라 유일의 호텔이었다. 외국인을 위해 나오는 인터내셔날한 음식이라는 것이 고작 오래 보관되어 말라비틀어진 소시지와 계란 후라이가 전부여서 한창 나이에 배를 주리고 있던 우리는 식당을 찾아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상업화된 식당이라는 것이 아예 없어서 우리는 겨우 인도인들이 이용하는 아주 조그만 식당을 발견하였다. 키갈리에서 일한 식당이었다. 동부와 남부 아프리카에는 인도인들이 많다.
--- p.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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