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경은 대지와 같다 비유하거늘 어떤 물건인들 땅에서 생겨나지 않겠으며, 제불께서는 오직 일심一心을 가리키거늘 어떤 법인들 마음으로 인해 세워지지 않겠는가? 다만 심지心地를 깨달아 총지總持라 하고, 법이 생겨남이 없음을 깨쳐서 묘각妙覺이라 이름한다. 일념一念에 단박에 뛰어넘거늘 어찌 번거로운 논의가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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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 이 차별이 없는 마음은 허령하여 환하게 볼 수 있으며(虛靈洞徹), 맑고 투명하여 영원하며(澄湛常恒). 곧 고요히 그치고 곧 비추어 관하며, 유有도 아니고 공空도 아니며, 범부와 성인의 명칭이 끊어졌으며, 생겨나고 사라짐의 환상이 없느니라.
심연상心緣相을 여의니, 그래서 정情과 식識으로는 헤아릴 수 없고, 문자의 관문을 뛰어넘으니, 그래서 언어로는 가히 형용할 수 없다. 그러나 여래의 지혜는 광대하고 법에 자재하나니, 말을 여읜 도를 언어로써 잘 드러내 보이고, 또 광대하고 간략하게 근기에 알맞아서 각각 원만하고 미묘함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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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자재보살은 부처님으로부터 깊고 깊은 반야법문을 듣고서 곧 사유하고 법에 따라 수행하며, 지혜로써 깊이 관하고 돌이켜 오온의 안팎을 비추어 모두 진공으로 자성이 없고, 몸과 마음 세계에 실유實有인 사물이 없음을 또렷이 밝히고, 단박에 돈오頓悟하여 세간 출세간의 지혜를 뛰어넘고 모든 괴로움을 영원히 여의어 진정한 대자재를 증득하셨다. 이로 말미암아 관하건대, 보살은 이미 이 반야법문으로써 열반의 피안에 건너갈 수 있으니, 누구나 다 이 법문에 따라 수행할 수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특별히 사리불 존자에게 일러주시어 관세음보살(관자재보살)의 미묘한 행문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이 법문을 잘 알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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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부처님 명호가 있으면 곧 대자재를 얻는다. 저 부처님은 무슨 까닭에 관자재라 이름하는가? 나를 잊는 연고로 도처에서 걸림이 없다.(時時有佛號 便得大自在。 彼佛何故名觀自在 以忘我故到處無?。) 「나무아미타불」, 이 한마디 부처님 명호 그대로 참 반야이다. 이것이 가장 깊은 비밀의 핵심이다.(這句佛號?是眞般若。 這是最秘的核心 是剝芭蕉所見的心。)
이 한마디 부처님 명호 그대로 진실한 반야입니다. 어떤 사람은 왕왕 『금강경』과 『아미타경』은 마치 별개의 경처럼 여깁니다. 이는 두 경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 한마디 부처님 명호는 바로 참 반야입니다. 이 한마디 말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련거 스승님의 몇 마디 시를 보겠습니다. “한 마디 부처님 명호 소리는 한 마디 마음의 소리이다(一聲佛號一聲心).” 이 부처님 명호는 무엇인가 하면 바로 당신의 마음입니다. 당신은 부처님 명호는 언제 염합니까? “미혹할 때, 깨닫지 못하였을 때 염한다(迷時不念悟時念).” 그래서 부처님 명호를 염할 때는 바로 당신이 깨달았을 때 염합니다. 염함이 무엇입니까? 한마디 부처님 명호소리는 바로 한 마디 마음의 소리입니다. 이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참 반야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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