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이야기를 하려고 뒤를 따라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올리브를 주워담을 수 있었어요. 여기 내가 모은 게 있어요. 난 불행한 어떤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데 내 뜻과는 반대로 내 존재가 그 사람을 더 불행에 빠뜨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얼마 전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테랄바를 떠날 겁니다. 내가 떠나게 되면 두 사람에게는 평화를 주게 될 거요. 바로 지금은 동굴 속에서 잠을 자고 있지만 귀족의 운명을 타고난 당신 딸 파멜라와 지금처럼 계속 혼자 살아서는 안 되는 불쌍한 내 오른쪽에게 말입니다. 파멜라와 자작은 결혼해야 합니다.
--- p.112
그렇게 해서 삼촌은 사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 사악함과 선함이 함께 혼합되어 있는 온전한 인간으로 되돌아왔다. 표면적으로는 반쪽이 되기 전과 달라진 점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두 반쪽이 재결합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주 현명해질 수 있었다. 그는 행복한 생활을 했고 많은 자녀를 두었으며 올바른 통치를 했다. 아마도 우리는 자작이 온전한 인간으로 돌아옴으로써 놀랄 만큼 행복한 시대가 열리리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상이 아주 복잡해져서 온전한 자작 혼자서는 그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 p.121
"전 얼마 전부터 조심스레 이 도깨비불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나리."
친절한 어투에 다소 기운을 되찾은 닥터가 말했다.
해골처럼 긴장된 자작의 각진 반쪽짜리 얼굴에 뒤틀린 미소가 떠올랐다.
"연구자에게는 그 어떤 도움도 값지지요. 안타깝게도 이 묘지는 이렇듯 버려져 있어서 도깨비불을 잡기에는 적당하지가 않군요. 바로 내일 내가 가능한 대로 당신을 도울 준비를 하지요, 약속하오."
메다르도가 닥터에게 말했다.
다음날은 재판이 열리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자작은 성에 바쳐야 할 수확량을 계산대로 다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십여 명의 농부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망자들은 공유지에 매장되었고 새로 생긴 무덤은 매일 밤 수많은 도깨비불을 만들어냈다. 그 도깨비불들이 연구에 유용하긴 했지만 닥터 트렐로니는 자작의 이러한 도움에 몹시 놀랐다.
--- p.40
"전 얼마 전부터 조심스레 이 도깨비불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나리."
친절한 어투에 다소 기운을 되찾은 닥터가 말했다.
해골처럼 긴장된 자작의 각진 반쪽짜리 얼굴에 뒤틀린 미소가 떠올랐다.
"연구자에게는 그 어떤 도움도 값지지요. 안타깝게도 이 묘지는 이렇듯 버려져 있어서 도깨비불을 잡기에는 적당하지가 않군요. 바로 내일 내가 가능한 대로 당신을 도울 준비를 하지요, 약속하오."
메다르도가 닥터에게 말했다.
다음날은 재판이 열리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자작은 성에 바쳐야 할 수확량을 계산대로 다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십여 명의 농부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망자들은 공유지에 매장되었고 새로 생긴 무덤은 매일 밤 수많은 도깨비불을 만들어냈다. 그 도깨비불들이 연구에 유용하긴 했지만 닥터 트렐로니는 자작의 이러한 도움에 몹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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