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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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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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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49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1133
ISBN10 898498113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원고료로 받은 10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을 마누라 몰래 쓰려고 책갈피 속에 감추어놓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맹자』속에 넣었다가, 아무래도 옛 성인께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다른 책으로 바꾸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맹자』속에도 없고, 『공자』속에도 없고, 『장자』속에도 없고, 제자백가서와 동서고금을 모조리 뒤져도 없다. 수표를 찾으려고 『장자』를 펼쳐보니 '슬프다. 사람의 삶이란 이다지도 아둔한 것인가! 외물에 얽혀져 마음과 다투는구나'라고 적혀 있어 수표 찾기를 단념할까 했으나 또 그 다음 페이지에 '무릇 감추어진 것치고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였으니, 내 언젠가는 기어이 이 수표 두 장을 찾아내고야 말터이다.
--- p.79
아들아, 사내의 삶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니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돈의 소중함을 알고 돈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돈을 사랑하고 돈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들만이 마침내 삶의 아름다움을 알고 삶을 긍정할 수가 있다. 주머니 속에 돈을 지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대답은 자명한 바 있다. 돈을 벌어야 한다. 우리는 기어코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노동의 고난으로 돈을 버는 사내들은 돈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돈은 지엄(至嚴)한 것이다.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돈과 밥을 위해서, 돈과 밥으로 더불어 삶은 정당해야 한다.
---「돈과 밥으로 더불어 삶은 정당해야 한다」에서
신의 일기에 따르면, 흉악범인 자신에게도 '1퍼센트쯤'의 인간성은 남아 있다고 한다. 이 말도 빈말은 아닌 듯싶다. 검거 직후 결박된 그는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웃옷을 치켜올려서 등의 문신을 보여주는 형사들에게 분노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분노의 표정은 그가 말한 '1퍼센트의 인간성'에 대한 증거다. 인간이란 그래야 하는 것이다. 어찌 수사관들이 노획품의 성능을 자랑하듯 만인이 보는 앞에서 피의자의 옷을 들추고 껍데기를 벗겨서 그 알몸을 현장에서 보여줄 수가 있는가. 그의 문신을 현장발 생중계 화면으로 보아야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가 아니고 텔레비전의 알릴 의무가 아니다. 국민의 알권리는 그의 등판에 문신이 있다는 수사책임자의 신뢰성 있는 확인으로 족하다. O양 비디오를 돌려보면서 저마다 그 신원을 확인하려는 것이 알 권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신창원 사태」에서
세상을 향하여 말할 때, 나는 늘 나 자신의 어지러운 생명에 입각해 있었다. 그래서 내 말은 만신창이가 되어 허덕지덕하였다.
나는 내 말이 눈물이나 고름처럼 내 몸에서 흘러나오는 액즙이기를 바랐다. 그 분비물로 보편적 진실을 말하려는 허영심이 나에게는 없다. 나는 그 진물이 내 몸의 일부이기만을 바랐다.

세상은 잊혀지거나 설명되는 곳이 아니고, 다만 살아낼 수밖에 없을 터이다. 나는 미리 설정한 사유의 틀 속으로 세상을 편입시킬 수는 없었다. 나는 내 글의 계통 없음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나는 여러 사람들이 흘린 액즙과 고름이 서로 섞이고 스미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것은 어찌 그리 어려운 일이던지. 몸이 가장 부대끼는 날에, 가장 곤고한 글을 나는 썼다.

날아가는 솔개나 헤엄치는 물고기는 늘 나를 주눅 들게 한다. 말하지 않고, 몸으로 솟구치는 저 미물들의 삶은 얼마나 자족한 것인가. 아무래도 말은 몸보다 허술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말은 말을 말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끝없이 주절거린다. 나는 허술함의 운명을 연민한다.

여기에 묶는 글들은 내 한미한 초야에서 때때로 생계를 도모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썼던 토막글이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글조각들을 박광성 사장이 챙겨왔을 때 나는 민망하고 무참하였다. 이 책은 그의 강권에 의하여 세상에 나간다.

다시 만경강 하구의 저녁 갯벌을 생각하고 있다.
--- 2002년 봄 김훈 씀
삶은 나날이 심층구조를 잃어가고 있다. 그것을 회복한다는 것은 이제는 영영 불가능해 보인다. 이 부박한 삶의 영양소로서 라면은 몸속으로 들어온다. 시간의 작용이나 기다림, 환상, 스밈, 우러남처럼 깊이를 가져오는 모든 기능이 라면 속에서는 작동되지 않는다. 전통음식의 맛을 표방하는 라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깊이에 대한 인간의 그리움은 아직도 살아 있는 모양이다. 그런 요란한 광고의 라면을 뜯어보니,스프라고 불리는 조미료가 그 `깊이'를 연출하고 있었다. 국물 위에 스프를 뿌리면, 마른 파 가루가 먼지처럼 떨어져 내린다. 이 먼지가 '심층'인가. 라면을 먹으며 늙어간 세월을 돌이킬 수는 없다. 다시 라면을 먹으면서, 낯선 시간들이 삶 속으로 스며들고 절여져서 새로운 늙음으로 늙어지기를 기원한다. 늙음이 이 부박함 속에서의 낡음이 아니기를, 저 부박함이 마침내 새로움이 아니기를.
---「'후루룩 목이 멘다'라면」에서
사실은, 심수봉 얘기를 하려고 이 글을 시작했다. 나는 젊었을 때 양희은을 좋아했다. 좀 더 나이 먹어서는 김추자를 좋아했고 지금은 심수봉을 좋아한다. 나는 목소리를 통해서 심수봉을 체험한다. 심수봉의 여성성 속에서, 여자로 태어난 운명은 견딜 수 없는 결핍이다. 이 결핍은 의식화된 것도 아니고 인문화된 것도 아니다. 이 결핍은 본래 그러한 것이다. 심수봉은 그 결핍을 막무가내로 드러내 보인다. 심수봉의 목소리는 그 결핍의 자리로부터 남자의 안쪽을 향해 직접 쳐들어오면서 노래한다. 남자로 태어난 운명도 견딜 수 없는 결핍이고 빈곤이다. 그 결핍을 향해 바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심수봉은 남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여가수다.
---「양희은, 김추자, 심수봉」에서
남자에게도 여성성이 있고 여자에게도 남성성이 있게 마련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그것을 긍정해 주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다. '잘 빠졌다'는 말은 공업적인 말이고,더러운 말이다. 그 더러움은 사물성에서 온다. '잘 빠졌다'는 말 속에서 잘 빠진 여자는 소외된 여자다. 인간과 언어가 서로를 소외시키고 있다. 인간이,인간이 아닌 것으로 바뀔 때 더러움이 발생한다. 아름다움의 내용을 억압과 사물성이 아니라,자유로 가득 채우는 여자가 아름답다. 그런 여자가 살아 있는 여자고,살아가는 여자고,삶을 영위하는 여자다. 아들들아,연애를 하려거든 그런 여자하고 해라.
---「여자 여자 여자」에서
나는 아직도 죽음을 내 실존의 불가피한 귀결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직도 덜 살아서 그런지,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생명의 일회성을 감당해 낼 만한 마음의 힘이 없다. 인연이나 업장의 소멸이 무섭고, 불구덩이나 흙구덩이도 무섭지만 그 무서움을 인식하는 나 자신이 이미 증발해 버려서, 무서움조차도 존재할 수 없는 그 대책 없는 적막은 더욱 무섭다. 내가 고백할 수 있는 삶의 인식이란, 삶은 살아 있는 동안의 느낌의 총화일 뿐이라는 정도다. 비천한 생사관일 테지만, 그 너머를 말한다는 것은 나 자신의 몸의 실존을 배반하는 거짓말일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의 슬픔이나 기쁨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죽음의 적막에 비하면 그래도 내용이 있지 싶다.
--- p.103
그리고 너는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 복무 판정을 받았고, 이제 입영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아들인 너의 눈치를 보면서 전전긍긍하던 어느 날, 너는 결국 너의 그 별것도 아닌 평발 증세를 너의 어머니께 강조하면서 재심받을 방법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나와 너의 어머니는 다만 무력하게 한숨을 쉴 뿐 아무런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다. 아들아, 나는 겨우 이렇게 말하려 한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못난 나라의 못남 속에서 결국 살아내야 한다는 운명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나라의 쪽박을 깨지 않는 일이라고. 너의 의무는 몇몇 비굴한 이탈자들에 의하여 신성이 모독되었지만, 송두리째 부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너의 어머니에게 다시는 너의 평발을 내밀지 말아라. 아프고 괴롭겠지만, 나라의 더 큰 운명을 긍정하는 사내가 되거라. 가서, 대통령보다도 국회의원보다도, 그리고 애국을 말하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보다도 더 진실한 병장이 되어라.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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