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던스 초등학교에서는 별명이 없으면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나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별명을 얻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간신히 해내기는 했다. 하지만 그 후로 몇 달 동안이나 나는 기름이 줄줄 흐르는 해시브라운 병사들이 끈적거리는 치즈 소스를 퍼붓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 p.24

빨간색과 금색이 섞인 내 황소박치기 구슬은 엄청난 힘으로 가운데로 돌진해 다른 구슬들을 사방팔방으로 날려버렸다. 모두들 워낙 큰 소리로 환호를 해서 나는 새로운 별명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다. 박치기 왕이라든지, 킹 오브 구슬이라든지… 아니면 포던스의 끝판왕 정도여도 괜찮다. --- p.34

넋 놓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찔찔이가 학교 상수도에 떠 있다니. 이 정도 비상사태라면 코르도보 피가뉴티와의 약속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피가뉴티도 학교에서 물을 마실 테니까. 아니면 적어도 피가뉴티 파의 누군가는 학교 물을 마시겠지. 조직원들이 입에서 오줌 냄새를 풍기며 학교를 어슬렁댄다면 피가뉴티도
참을 수 없을 거다. --- p.123

“그건 그렇고 나는 그냥 거기서 볼일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세상이 캄캄해졌어.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커다란 물탱크에 부표처럼 둥둥 떠 있는 거야. 햄본이 킬킬거리면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고, 필도 데리고 있었어. 필은 철퍼덕~ 하고 터져버린 거 아니었어, 해시브라운?”--- p.160

솔직히 말하면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을 것 같다. 나는 공부가 좋으니까. 아, 방금 그 말은 너무 속 보였나? 우리 동네에서 먼 곳에 사는 친구들이 보고 싶을 거다. 물론 아이스콘과 엉덩짝, 뾰루지, 풍선껌, 찔찔이는 매일매일 보겠지만, 패거리에는 내가 신경을 써줘야 하는 신입들이 몇 명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