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큰시님, 송구합니더.” “다른 중들은 스님이라고 부를 사람이 없어.” “그래도 큰시님 우째 지한테만 그랍니꺼.” “너를 대하니 스님이라고 부를 만하다는 것이야.” 성철이 당대의 선지식인 용성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자, 다시 한 번 용성이 큰 소리로 부르는 것이었다. “성철 스님.” “네.” 할 말이 있어 성철을 부른 것은 아니었다. “됐다, 방금 대답한 그 주인공을 놓지 말거라.” 용성은 암자 마당까지 내려와 모이를 쪼는 참새 떼가 놀랄 만큼 큰 소리로 껄껄 웃었다. 풋풋한 성철이 마음에 쏙 들어서였다. --- 1권, 78~79쪽
운부암 시절부터 시작된 성철의 산짐승 사랑은 그의 수행력과도 비례하는지도 몰랐다. 대원사 시절에 이룬 동정일여에서는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고, 운부암 시절에 이룬 몽중일여(夢中一如)에서는 노루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성전암 시절에 이룬 오매일여(寤寐一如)에서는 산비둘기와 한방에 살면서 마음을 나누곤 하였던 것이다. […] “태백산 도솔암이나 동암 호랑이하고도 맞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수좌는 철 수좌뿐일 걸세.” 성철은 수좌들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산짐승들이 그를 따르는 것은 그에게 해칠 마음이 조금도 없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선방 수좌들이 무어라 부추기든 간에 성철은 대원사 시절부터 들었던 ‘무’자 화두를 눈을 부릅뜨고 다잡았다. --- 1권, 106~107쬭
“어쨌든 휴직원은 잘 냈다는 생각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성철 스님을 알고 싶으니까요.” “이제는 성철 스님의 상좌 같습니다. 마치 스승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화두를 알고 싶다는 얘기 같군요.” “돌아가신 성철 스님의 육신이 아니라 아직도 살아 있는 성철 스님의 혼을 만나고 싶습니다.” --- 1권, 127쪽
초승달은 아직도 어두운 중천에 떠 있었다. 하늘의 외눈처럼 실눈을 하고 밤바다의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갯바위에 오른 그녀의 정수리에 희미한 빛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갯바위에서 외투자락을 펄럭거렸다. 그녀를 향해 달려드는 악귀를 물리치듯 목을 틔우고 있었다. 아흐아 아흐아아. 성악가가 음을 고르기 위해 터뜨리는 아아아아 하는 소리와는 분명 달랐다. 성악가의 소리는 공명의 기교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는데, 여자의 소리는 기교를 떠나 악귀를 물리치는 주술처럼 폐부를 뜨끔하게 찌르는 무엇이 있었다. […] 정 검사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파도 소리와 또렷이 구분이 되는 그녀의 간절한 목소리였던 것이다. --- 1권, 176~177쪽
“인간의 성품은 평등한기야. 빈부귀천이 없다, 이 말이야. 그런데 현세의 사람들은 차별심을 갖고 살고 있어. 아침 도량 청소도 차별심인기라. 무릇 수도인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마음을 가져야지 권력자라고 해서 다른 마음을 내어 되겠는가, 이 말이야.” --- 1권, 202~203쪽
“이 당근 누가 버렸노?” 시자는 당황하여 더듬거렸다. “써, 썩은 것 같아서 버렸습니다.” 성철은 기가 막힌 얼굴을 하였다. “이 녀석아, 이 당근은 너의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것이여. 밥알 하나가 버려지면 그 밥알이 다 썩어 흙이 될 때까지 불보살님이 합장하고 있는 것이여. 당장 썩은 부분만 도려내고 나머지는 찬으로 쓰도록 해.” […] “당근 뿌리 썩은 것 하나 버렸는데 무얼 그리 야단이십니까?” […] “썩은 배춧잎 하나도 이리저리 발겨서 쓰는 게 불가의 법도인 줄 안즉 몰랐더냐?” 아무 말도 못 하고 쩔쩔매고 있는 시자가 안쓰러웠던지 성철은 한마디를 던지며 그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도인의 마음은 넓기로 하면 허공과 같고, 좁기로 한다면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는기라.” --- 1권, 215-216쪽
정 검사님. 마침내 저의 어머니에게서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이었지요. 어머니가 드디어 사실을 털어놓으신 것이지요. […] 아버지는 세상을 버리고 출가하신 스님이기 때문에 찾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이었습니다. 설령 찾아도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아버지를 숨긴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는 이미 아버지이기를 포기한 사람이기에 찾아도 부질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 검사님. 그래도 저는 아버지라는 그 남자를 찾고 싶습니다. 아버지든 스님이든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고 난 후, 제가 목말라한 실상이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하고 싶습니다. --- 1권, 281쪽
정 검사가 어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화두를 알 것인가. 아직도 그에게는 알쏭달쏭 안개 속에 가려진 화두일 뿐이었다. 1+1=2라는 말일까. 아니면 그런 가설이 아니라, 가설 이전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0(空)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일까. 정 검사는 재떨이가 없었으므로 담배에 침을 뱉어 불을 껐다. 그러고는 자신의 생각들이 한낱 망상 같은 것임을 깨닫고는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머릿속에서 변조해 낸 관념의 찌꺼기인 것이었다. --- 1권, 298~299쪽
봉암사에 사는 대중의 숫자는 예닐곱 명밖에 안 되었다. 낮에 떡을 사준 우봉 외에 청안, 보문, 일도, 자운 등이었다. 모두가 얼굴이 맑고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할 때는 소리가 너무 작아 귀를 기울여야 들릴 정도였다. 웬만한 의사표시는 미소로 주고받곤 할 뿐이었다. […] 청담이 온 뒤로는 봉암사도 총림의 기틀이 빠르게 잡혀갔다. 청담과 성철이 손을 잡으니 거침없는 추진력이 생긴 것이었다. 수좌들도 더 모여들었다. 월산, 성수, 종수, 응산, 만성, 보경, 법전 등이 총림의 소문을 듣고 깃을 접는 보라매처럼 봉암사로 찾아왔다. 어느새 대중의 수가 이미 와 있던 청안, 보문, 일도, 자운, 도우, 보안 등에다 비구니 묘엄 등까지 합하여 30여 명으로 불어났다. 비로소 청담과 성철은 중국 총림을 참고로 하여 당시 봉암사 대중의 실정에 맞는 규칙, 즉 함께 생활하는 수행자들의 약속인 공주규약(共住規約)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이 규약은 부처님 법대로 살려는 엄혹한 실천궁행이었다. --- 1권, 331~332쪽
“밥값 내놓그래이.” 고함뿐만이 아니었다. 스님들이 아무 말도 못 하자, 손찌검과 멱살잡이가 시작되었다. “곰새끼들아, 밥값 내놓그래이.” 선방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향로를 던져 재를 뒤집어쓴 스님이 있는가 하면, 다기물이 엎어지는 등 선방은 엉망으로 변하고 말았던 것이다. 실로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성철은 계속 도망치는 스님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공짜로 묵었던 밥값 내놓그래이. 희양산 곰새끼들아.” --- 1권, 345쪽
“불교 정화는 밖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하는 것이며, 타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서울에서 성취되는 것이 아니고 산중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 2권, 85쪽
나무를 하러 가면서도 성철은 진 행자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스님, 신도들이 가지고 오는 물건들을 왜 물리치는지 궁금합니다.” “신도들이 준다고 다 받아서는 안 되는기라.” “스님이 좋아서 갖다드리는 건데요.” “앞으로 니도 스님이 되거든 받는 물건을 화살처럼 여겨야 된다.” “스님, 화살을 맞으면 죽거나 다치게 됩니다.” “그럼. 무섭게 여기라는 말인기라.” --- 2권, 94쪽
“절에는 기도하러 오는 것이다. 비싼 옷을 입고 다니며 누구를 꼬드길라꼬 그러느냐?” “큰스님을 뵈러 왔습니다.” “여기는 부처님밖에 없다.” 그러더니 성철은 들고 있던 낫으로 원명화의 비로드 치마를 찢어버렸다. 예리한 낫에 원명화의 검은 치마가 두 자락으로 갈린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원명화가 기가 질려 움찔하자 성철은 속사포 같은 말로 쏘아댔다. “내 시킨 대로 안 하면 니 집 망하고, 니는 거지 되어 길거리에 나앉을끼다. 니 집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시킨 대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법당에 가서 삼천배 하고 오라.” 원명화는 찢어진 치마를 입은 채 법당으로 올라갔다. 성철에게 압도되어 혼이 빠져버린 사람처럼 법당으로 달려 올라갔던 것이다. --- 2권, 118쪽
“니는 무엇을 위해 사느냐?” “행복을 위해 삽니다.” […] “행복에는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이 있다.” “스님, 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허허허.” 성철은 불필의 결의가 다소 의외라는 듯 헛웃음을 쳤다. 그러나 불필은 비로소 성철에게 기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때까지 품었던 아버지에 대한 응어리가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이제 아버지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해도 받아줄 스승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떤 것이 영원한 행복입니까?” “부처님같이 도를 깨쳐서 생사 해탈하는 것이 영원한 행복이다.” “어떤 것이 일시적인 행복입니까?” “이 세상 오욕(五欲)의 낙을 얻는 것이 일시적인 행복이다.” 오욕이란 다섯 가지 욕심으로 재물욕과 명예욕, 식욕과 수면욕, 그리고 색욕을 말함이었다. 이때 불필은 성철 앞에서 약속을 했다. “스님, 저는 영원한 행복을 위해 살겠습니다.” --- 2권, 141~143쪽
‘나는 이제 누구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정해진 며칠을 빼고는 아무리 가까운 도반이라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설법도 하지 않을 것이다. 정해진 며칠을 빼고는 누구에게라도 설법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어느 절에서 부르더라도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성전암의 수행은 암자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동구불출(洞口不出)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암자와 세상의 경계에 철조망을 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암자 주위에 철조망이 쳐져 있다고 하겠지만 나는 그 반대다. 나는 세상을 철조망으로 가두어놓을 것이다.’ --- 2권, 154쪽
“미국 파르마 산에는 2백 인치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기라. 그 직경 5미터짜리 망원경으로 보면 10억 광년을 볼 수가 있다, 아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라는 것 밖에도 무한한 우주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기라. 지금으로서는 그러한 우주 집단이 40억 개 내지 50억 개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데이. 이것을 볼 때 부처님이 말씀하신 백억세계라는 것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는기라. 아직 10억 광년밖에 볼 수 없지만 과학이 더 발달하면 백억 광년도 볼 수 있다, 아이가. 그렇게 되면 더 무한한 우주 집단을 볼 수 있을기다. 이와 반대로 부처님께서 가장 작게 보신 것으로는 ‘일적수구억충(一滴水九億蟲)’이라고 하신 것이 있데이. 이 말씀의 뜻은 물방울 한 개에 9억 개나 되는 많은 양의 벌레가 있다는기라. 최신의 현미경으로도 아직 물방울 한 개에서 벌레를 9억 마리까지는 볼 수 없지만, 그토록 조그만 세계에 그렇게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는 것은 요즘에 와서 점차 증명되고 있다, 이 말이야.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혜안을 가지고 상상할 수 없는 무한한 우주 공간을 보신기라. 흔히 말하는 상주법계, 진여법계라고 하는 것도 중생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이 말이야. 불생불멸을 내용으로 하는 세계는 무한에서 무한으로 이어지는 세계인기라.” --- 2권, 231~232쪽
소쩍새 울음소리가 멀어지고 새벽 예불의 소종 소리가 날 때에는 절의 횟수를 헤아리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땀을 마룻바닥에 뚝뚝 흘리며 ‘불전 삼천배’라는 성철 스님의 독특한 화두 삼매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성철 스님의 큰 눈은 더 크게만 보였다.
“웬 놈이고. 나한테 절하지 말고 니한테 하란 말이다. 못난 나는 니한테 절 받을 자격 없데이. 니 자신이 부처님이니 니한테 하란 말이다.” --- 2권, 285쪽
“다음에는 어디로 가실 거예요?” “이제 다시 해인사를 찾는 일은 없을 겁니다. 결국 찾아야 할 것은 내 자신입니다.” “성철 스님을 통해서 자신 앞에 돌아온 분 같군요.” “성철 스님을 통해서 얻은 결론입니다. 제가 들어가야 할 저의 남대문은 청산에 있지 않고 저잣거리에 있습니다. 제 직장 또한 저의 남대문입니다.” […] 정 검사는 천 년 전 최치원이, 천 년 후 성철 스님이 가야산을 떠나지 않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를 노래하였듯 자신은 저잣거리에서 화두를 붙들어야 한다고 마음을 내었다. 결코 찾아야 할 성철 스님은 가야산에 없는 것이었다. 성철 스님을 찾아 전국을 일 년 동안 돌아다녔지만 마침내 자신의 마음자리에 성철이란 씨앗이 싹터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바로 자기 자신이, 자신의 마음자리가 그동안 찾아 헤맸던 성철이자 부처인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장님 같은 자신은 밤마다 성철 스님을 안고 자왔고, 아침마다 성철 스님과 함께 일어나온 셈이었다. --- 2권, 292~293쪽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술집에서 웃음 파는 엄숙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없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꽃밭에서 활짝 웃는 아름다운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구름 되어 둥둥 떠 있는 변화무쌍한 부처님들
바위 되어 우뚝 서 있는 한가로운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귀여운 부처님들
허공을 훨훨 나는 활발한 부처님들
교회에서 찬송하는 경건한 부처님들
법당에서 염불하는 청수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넓고넓은 들판에서 흙을 파는 부처님들
우렁찬 공장에서 땀 흘리는 부처님들
자욱한 먼지 속을 오고 가는 부처님들
고요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천지는 한 뿌리요, 만물은 한 몸이라.
일체가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일체이니
모두가 평등하며 낱낱이 장엄합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세계는 모든 고뇌를 초월하여
지극한 행복을 누리며 곳곳이 불가사의한
해탈도량이니 신기하고도 신기합니다.
입은 옷은 각각 달라 천차만별이지만
변함없는 부처님의 모습은 한결같습니다.
자비의 미소를 항상 머금고 천둥보다
더 큰 소리로 끊임없이 설법하시며
우주에 꽉 차 계시는 모든 부처님들
나날이 좋을시고 당신네의 생신이니
영원에서 영원이 다하도록
서로 존경하며 서로 축하합시다.
--- 2권, 296~297쪽
“사람들은 이 어려운 시대에 정신적인 지도자의 말 한마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허허. 내가 말하면 따라오는 척은 하겠지. 그러나 그것은 지나가는 바람이고 아무 소용없는기라. 종교인은 그저 종교인 자세로 묵묵히 있다 보면 다 역할이 생기는 것이야. 지금 김영삼이가 내 말 듣겠노, 김대중이가 내 말 듣겠노. 아무도 내 말 들으려 하지 않는데 누구 보고 내 말 들어라 하겠노? 나는 그런 시국 발언 안 한다.” […] “스님, 한 번만 오십시오. 스님만 오시면 여의도에 몇백만이 모일 것입니다. 교황이 오고 빌리그레암 목사가 와서 모인 그네들 인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허허허. 답답하기는. 그렇게 모이는 것은 포교에 도움이 안 되고 온 조계종을 똥칠하는 것인기라.” […] “니는 내보고 자꾸 나가라, 나가라고 하는데 내가 안 나가고 여기 버티고 있는기 얼마나 힘든지 아나? 보면서도 그걸 모르나? 내가 산중에 살면서 종정하는기 뭐꼬? 산중에 수행승 하나 제대로 있는 꼴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이가.” […] “안 나가고 있는 것이 불교를 더 위하고, 민족을 위하는 것인지를 나중에야 사람들이 말할끼다. 많은 말을 할 때가 올끼다.”
--- 2권, 313~3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