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날까지도 어떻게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 기억의 필름이 끊어지는 한 지점이 되었다. 이런 아버지와는 다르게 타일러는 언제나 겁이 없었다. 작가인 칼릴 지브란의 지혜가 나를 향해 아주 강하게 울려 퍼진다.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의 소유가 아니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올 뿐, 당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다.’ 타이는 언제나 모험 정신이 뛰어났다. 나는 아들의 기백을 은근히 존경했다. 이런 나의 아들이 암벽등반 애호가라는 사실은 결코 놀랍지 않다.
(73쪽 ‘정상에 도달하라’)
타일러의 부상이 하나의 촉매가 되어 우리는 온 세상의 많은 사람과 연결되었고, 그들 중 일부는 전에 만난 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다. 타일러를 위해 올린 기도는 가장 증류된 형태의 사랑으로 증명되었다. 이런 깨달음으로부터 우리는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게 된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 좋은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이 곧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이웃이 지구 반대편에 살더라도 말이다.
(92쪽 ‘탄생의 노래’)
인류는 거대한 바다와 같다. 바다는 아주 깊은 곳에서 일정한 모습을 보이며, 외양이 유사하고, 조용함이 한결같다. 그러나 바람이 불 때의 바다 표면을 보면, 많은 파도가 보인다. 어떤 파도는 아주 큰 반면, 어떤 것은 아주 작다. 각각의 파도가 별개의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별적인 구분이 없다. 파도는 스스로를 밀어올린 바다 이외의 다른 어떤 존재가 아니다. 하얀 포말이 떠오르는 파도의 표면과, 고요한 깊은 바다 사이에는 아무런 구분이 없다. 그 존재들은 둘이면서 하나이고, 결코 서로 단절되는 법이 없다. 즉 바다와 파도는 모두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형태만 다를 뿐이다.
(93쪽 ‘탄생의 노래’)
우리는 어려운 때에 자신을 도와주는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주위에 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에서 아주 근본적인 여행은 푸른 왜가리의 여행과 매우 비슷하다. 한마디로 누구나 외로운 여행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끔찍한 질병이나 장애, 상실 등을 겪어본 사람은 자연히 소외감과 버림받은 느낌을 가진다. 나는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이 느꼈을 엄청난 고독을 생각한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죽음을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했을까. 또 그런 생각을 혼자서 했을 것이니, 그 얼마나 외롭고 슬픈 일인가. 주변에서 도움받을 사람도 없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 일을 결심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 고통스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15쪽 ‘당신 혼자서는 걷지 못할 거야’)
슬프게도 오늘날의 세상에서 인내심은 잊혀진 미덕이 되었다. 우리는 즉석 오트밀, 패스트푸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뉴스 매체들은 24시간 내내 즉각적으로 비극적 사건들을 보도한다. 빠른 속도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는 즉각적인 만족에만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하고, 계획된 시간 내에 일을 끝내지 못하면 실패라고 간주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런 생활 태도를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128쪽 ‘인내와 희망’)
타일러와 같이 끔찍한 부상을 당한 경우, 당사자가 참을성을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아주 깜깜한 방 안으로 갑자기 들여보내진 상태와 유사하다. 이에 대한 순간적인 반응은, 어둠이 어느 정도이든 그곳으로부터 빨리 도망치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은 소용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 만약 참을성의 미덕을 발휘하여 어둠 속에서 밤눈이 떠지기를 차분히 기다린다면, 그 상황을 훨씬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129쪽 ‘인내와 희망’)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엄청난 시련을 어떻게 견디며, 또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희망이 그 힘이다. 희망은 우리에게 폭풍우를 견디게 하고, 끝없는 듯한 역경의 시기를 헤쳐나가게 해준다. 더불어 미지의 것에 대한 믿음을 강화해주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신앙을 가져다준다. 또한 희망은 하나의 약속이다. 즉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리면서, 그것이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약속이 희망이다.
(130쪽 ‘인내와 희망’)
인생은 범퍼카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하나의 걱정거리도 없이 인생이라는 도로 위를 잘 굴러간다. 길은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승차감도 아주 좋다. 우리는 범퍼카를 조종하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흘낏 쳐다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감상하지는 못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충돌이 일어나면, 궤도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부딪치면, 우리는 비틀거리고 빙빙 돌면서 중심과 방향을 잡지 못한다. 그리하여 기대하지 않았던 완전히 색다르고 무섭기까지 한 새로운 도로에 들어선다. 그 후 인생의 방향은 충돌 직전과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133쪽 ‘덜 다닌 길’)
내가 아는 행복한 사람들은 인생의 가장 좋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래서 웨인 W. 다이어는 이렇게 말했나보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바로 길이다.”
(171쪽 ‘길 아래쪽으로 쾌활하게’)
세상의 모든 것은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사랑이나 직장, 인생에 대한 체험을 할 때, 그 일들은 결국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다. 당신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생각이나 인식을 단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
(223쪽 ‘세상의 모든 것은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가족은 지난 몇 달간 많은 시련을 겪었다. 먼저 타이의 사고가 있었고, 이제 캔디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자연히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끔찍한 페이지들인가, 아니면 멋진 기회들인가?’ 우리는 스스로 아주 비참하다고 느끼면서, 자기연민에 빠져들 수도 있다. 혹은 이 축복을 계기로 인생에 대하여 더 높은 수준의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든 가장 낮은 계곡이든 가리지 말고 똑같이 고마워해야 한다. 이런 역경과 순경을 통해 발견의 여행에 필요한 도구를 얻게 된다.
(228쪽 ‘감사하는 마음’)
타이가 자신의 좌절감을 나에게 풀어버리려고 할 때, 나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그 분노의 선물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의 가혹한 말에 반응하거나 반발하기보다는, 그 말이 그저 나의 오른쪽 귀에서 왼쪽 귀를 통과하여 그다음에는 땅속으로 스며들기를 기다렸다. 나는 그의 분노에 반박하지 않고, 똑같이 화를 내지도 않으면서, 분노 속에 들어 있는 독을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녹여버렸다.
(258쪽 ‘너를 집으로 돌아오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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