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늑대가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대답했다 “키우고말고요! 이 아이는 한밤중에 벌거벗고 굶주린 채로 홀로 여길 찾아왔어요. 전혀 겁먹은 기색도 없이요! 봐요, 벌써 우리 아이 하나를 옆으로 밀쳐 내고 자리를 잡았어요. 저 절름발이 살인마가 이 아이를 죽이고 와인궁가로 내뺐다면, 이 마을 사람들이 복수를 한다고 여기 있는 굴이란 굴은 죄다 헤집고 다녔겠지요. 키울 거냐고요? 당연히 키우고말고요. 가만히 누워 있으렴, 작은 개구리야. 그래, 널 모글리, 개구리란 뜻의 모글리로 불러야겠다. 시어 칸이 널 사냥했던 것처럼 네가 시어 칸을 사냥할 날이 분명히 올 거야.” ---p.17
어느 날 밤 바다소들이 마치 돌처럼 반짝이는 물속으로 가라앉더니, 코틱이 그들을 만난 이래 처음으로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뒤를 쫓던 코틱은 그 속도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바다소가 그렇게 헤엄을 잘 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바다소들은 바닷가 절벽을 향해 나아갔다. 깊은 바닷속으로 뻗어 있는 그 절벽은 수심 36미터쯤 되는 곳에 시커먼 굴이 있었고 바다소들은 그 굴로 뛰어들었다. 한참을 헤엄친 뒤 신선한 공기가 간절히 필요할 때쯤 코틱은 바다소들을 따라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다. “세상에! 오래 잠수를 하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 ---p.144
나그는 그 어느 때보다 활짝 목을 펼쳤고 리키티키는 목덜미에 있는 안경 무늬를 보았다. 호크 단추의 둥근 고리 부분과 꼭 닮아 있었다. 리키티키는 잠시 두려웠지만 몽구스가 긴 시간 동안 두려움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리키티키가 살아 있는 코브라를 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엄마가 죽은 코브라를 먹여 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 자란 몽구스라면 살면서 꼭 해야 할 일이 뱀과 싸워 잡아먹는 일이라는 것을 리키티키도 알고 있었다. 나그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의 차가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두려움을 생겨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