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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정부 조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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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정부 조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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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556쪽 | 774g | 150*210*40mm
ISBN13 9788984076341
ISBN10 89840763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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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가 보기에 우리 집의 모든 곳에는 남자들이 끌어들인 먼지가 틈틈이 쌓여 있는 것 같다. 보이는 대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닦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쓰레기며 먼지투성이다. 바닥은 늘 지저분해서 자주 쓸고 닦아도 소용이 없다. 허구한 날 남자들이 흙 묻은 부츠를 그대로 신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
남자들의 문제는 비단 그런 것만이 아니다. 남자들은 외양간과 돼지우리 냄새까지 집 안으로 옮겨온다. 그런데 닭장과 변소를 청소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난로의 재도 치워야 한다. 그래서 내 손은 항상 더럽고 할머니 손만큼이나 거칠다.
아무래도 이런 걸 일기에 쓰는 것은 교양 없는 짓 같다. --- p.11

바닥을 닦으면서 속으로 성모송을 암송했다. 이 저택에서 지내게 해달라고, 저 까다로운 노파가 나를 좋아하게 해달라고 성모 마리아님께 기도했다. 잠시 후 나는 아주 또렷하게 들었다. 말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분명히 성모 마리아님의 목소리였다. 성모 마리아님은 내게 “정성을 다해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성모 마리아님의 말씀에 울컥 짜증이 났다. 그렇게 하면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되는 듯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씀이 옳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닥 청소는 정성을 다해야 한다. 대충 하면 깨끗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정성을 다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나는 바닥을 문질러 닦으면서 말카가 된 상상을 했다. 늙고 쇠약해서 찬장과 난로 밑의 잡동사니를 끄집어내지 못하는 말카가 되자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난데없이 낯선 여자애가 들어와서 내 부엌의 규칙을 어기고 소중한 마이센 그릇을 망가뜨리는 것도 모자라 개수대까지 더럽히다니,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다. --- p.142~143

나는 뺨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랭 선생님한테서 몸이 깨끗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과 똑같았다. 이제까지 가정부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잘 수행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 무언가 잘못해서 야단맞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야단맞거나 심지어 비난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고 억울하기 마련이다. 그동안 나는 부인이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부인은 온순하고 착한 여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를 좋아하지 황소처럼 덩치만 크고 거친 나 같은 아이는 좋아하지 않는다. --- p.228

내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자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데이비드에게서 벗어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함께 있는 동안 서로의 감정이 복잡하게 교차한 것 같다. 혼자서 조용히 그런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에게 돼지처럼 탐욕스러운 남자라고 말하지 말걸 후회됐다. 교양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를 다시 만나보고 싶다. 그렇게 한꺼번에 여러 감정이 뒤얽힌 적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처음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 p.288

왜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지 알 것 같다. 결혼하면 원하는 만큼 키스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째서 결혼한 사람들이 자주 키스를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집에 남아 자신을 기다릴 아내에게 키스도 하지 않고 일하러 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아내라면 남편이 퇴근해 집에 돌아왔을 때 키스하는 상상을 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면서 요리도 하고 빨래도 하며 하인들을 관리하는지 궁금하다. 세계 역사를 통틀어 봐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정부를 조직하고 법을 만들고 증기기관이나 콤바인 같은 기계도 발명했다. 그렇다면 키스는 언제 했을까? --- p.448

말카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다가와서 부둥켜안았다.
“꼭 학교 교육을 받도록 해.”
말카가 내 머리에 턱을 괸 채 말했다.
“삶이 네게 좋은 걸 주려고 하면 냉큼 받아. 알아듣겠니? 좋은 학교에 가서 배울 수 있는 건 모두 배우도록 하고. 교육받은 여성, 배운 여성이 되는 거지. 넌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말카가 너무 꼭 부둥켜안아서 나이 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까지 느껴졌다. 나는 결국 말카에게 지고 말았다. 말카의 사랑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p.539

나는 맨발로 바닷가를 걸으면서 데이비드를 생각했다. 데이비드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 사랑, 예술,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이 세상이 모래 알갱이처럼 사소한 일과 좁은 생각 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넓고 거칠며 장대하다. 언젠가 나는 작은 돛단배를 타고 바람과 물살을 가르며 저 드넓은 바다 같은 삶을 향해 용감하게 항해할 것이다. 파도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정복당하지는 않으리라. 내가 바로 운명의 주인이자, 내 영혼이라는 배를 지휘하는 선장이니까.
--- p.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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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일기장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은 일인칭 화법으로 조앤의 삶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고백하고 폭로한다. 특유의 가정사와 여러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특히 주인공 조앤은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편,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인물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매혹적인 작가의 잊지 못할 소설.
- 북리스트(Booklist)

조앤은 앤 셜리(『빨강머리 앤』), 조 마치(『작은 아씨들』), 카산드라 모트메인(『성안에 갇힌 사랑』), 그리고 조앤이 가장 좋아하는 제인 에어를 떠올리게 한다. …… 넘치는 상상력과 열정, 그리고 가끔 예의를 잊은 충동적인 언행으로 종종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만, 또한 그 때문에 어느 독자에게나 사랑받는 캐릭터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작은 아씨들』 의 팬들이여, 기뻐하라. 작가 슐리츠가 할머니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은 조앤(재닛)의 열정 가득한 일기장은 신념과 페미니즘, 사랑과 문학, 20세기 초반 미국의 문화와 계층 같은 주제를 탐험하는 한편, 생기 넘치는 캐릭터로 독자를 유혹할 것이다.
- 셸프 어웨어니스(Shelf Awareness)

이 책의 여주인공은 20세기 초반만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다. 작가 슐리츠는 조앤을 통해 현대의 삶까지 조명하고 있다. 교육에 목마른 순박한 시골 소녀, 충동적인 이상주의자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린 후에는 열정적으로 그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조앤(재닛)은 청춘의 일분일초도 낭비하지 않을 것 같은 정말로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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