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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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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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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52*224*20mm
ISBN13 978897682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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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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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감수성도 덕의 속박에서 해방되기 시작된다. 감정은 그 자체로 점점 더 관심을 끌게 되고, 특히 낭만적이거나 섬뜩한 감정은 더는 이성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지 않으며 급기야 이성에 대항하는 것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새로운 감수성은 이제 자연체험의 새로운 형식과 짝을 이룬다. 자연은 언제나 시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18세기 초반 영국에서도 자연은 아르카디아 시 문학이나 목가시에서처럼 여전히 목가적이고 합리적이며 조화로운 자연으로 나타난다. 문화 비판조차도 단순한 자연을 향한 열광과 쉽게 결합된다. 그러나 이미 대략 1740년대부터 자연은 인간 문화의 폐허와 함께 어둡고 공포스럽거나 멜랑콜리한 감정의 거울이 된다. (중략) 이런 식으로 계몽의 시대에 멜랑콜리는 “영국병”이 되었고, 많은 작가들은 정신적 광증의 위기를 겪거나 실제로 거기에 빠지게 되었다.
--- p.57

프랑스 계몽은 18세기의 인상적인 프랑스 문화의 일부였고 문화의 수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록 계몽은 기존의 사회와 종교는 물론이고 정치 체제와 (설령 체제 내부에 계몽의 후원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대립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주류 사회에 대항하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계몽은 정신(esprit) 문화 일반과 대체로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계몽주의적’ 비판은 18세기 프랑스에서 철학자와 작가를 겸했던 이들에 의해 자주 수행되었는데, 이것은 이미 17세기 말에 시작되었다. 교회와 왕권의 완고한 연합전선에 의해 자극받은 계몽은 무엇보다 스스로를 종교와 정치에 대한 급진적 비판으로 표출해야 했고, 정치와 도덕의 확립된 체계와 완전히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프랑스혁명에서는 인권, 무엇보다 자유의 권리가 선언되었다. 종교적 억압은 정치적 혁명으로 끝난다.
--- p.69

독일에서 철학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었다. 즉, 한 요인이 기독교와 절대주의 국가와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라면, 또 다른 요인은 대학들과의 제도적 연합이었다. 종교와 국가의 긍정적 관계가 철학의 내용을 함께 규정한 반면, 두 번째 요인은 무엇보다 철학의 형식에 영향을 끼쳤다. 양자는 함께 독일에서 철학의 발전과 기능을 위한 본질적 조건이었으며, 또한 철학자의 형상을 갖추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다. 다소 경건하고 기본적으로 국가에 충성하는 관료였던 독일 철학자는 영국의 ‘신사 철학자’(gentleman philosopher)나 프랑스의 ‘필로조프’(philosophe)와는 원칙적으로 다른 인간상이었다. 독일에서 철학자는 보통 대학교수였으며 국가 및 교회와 비판적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유로운 작가로서의 철학자는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독일에서 극히 드물었다.
--- p.110

영국, 프랑스, 독일의 외부에서 계몽은 단지 “핵심국”에서 “주변국”으로 확장되었다는 의미에서 수출이나 수입 현상으로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계몽의 확산 현상은 그 자체로 (또 부분적으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사이에서 문화적 전이나 계몽의 전이로도 일어났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모든 수용은 자신의 문제, 즉 각 나라가 처한 고유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전제하며, 그런 한에서 어느 정도는 반대나 반역의 잠재적 가능성 또한 전제한다. 따라서 유럽과 미 대륙 어디에서나 계몽의 접점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 p.143

분명히 계몽의 수용과 계몽주의자들의 반역은 여러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편으로는 유럽의 여러 나라 내부에 반대나 반역의 잠재적 가능성, 따라서 자국의 내적 관계에 대한 비판의 여지가 있었는데, 이는 자국 계몽의 발전 또는 외국 계몽의 전유로 이어졌다. 다른 한편으로 타국(예컨대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역이나 혁명이 자국에서의 모방을 자극했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의 귀결에서 보듯, 혁명의 수용, 특히 외국의 혁명군에 의한 혁명의 폭력적 수입은 반혁명으로 이어지고 계몽의 수용의 종말, 즉 반란에 대항하는 반란으로 이어지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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