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4 두건을 뒤집어쓴 것이 마치 그 주위에서 공기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빨아들이기라도 하려는 듯, 가르랑거리며 길고 천천히 숨을 쉬었다. 그들 위로 강렬한 냉기가 휙 스쳐 지나갔다. 해리는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냉기가 살갗 속으로 스며들었다. 가슴 속으로, 심장 속으로........
--- p.114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갔던 일은 전혀 즐겁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과 헤르미온느가 바랐던 효과는 있었다. 해리는 물론 블랙에 대해 잊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와의 소송에서 해그리드가 이기도록 도우려면, 노상 복수만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다음날로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도서실로 갔다가 벅빅 변호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잔뜩 들고 텅 빈 학생 휴게실로 돌아왓다. 그들 셋은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앞에 앉아 습격하는 짐승들의 유명한 소송들에 대한 먼지투성이의 책을 천천히 읽으면 시간을 보냈다.
--- p.288-289
'좀 봐도 되겠니?' 맥고나걸 교수는 이렇게 물었지만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들의 손에서 파이어볼트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그것을 손잡이에서부터 작은 가지들이 있는 곳까지 조심스럽게 살폈다. '흠. 그런데 아무 편지도 없었단 말이지, 포터? 카드도 없고? 어떤 말도?'
--- p.301
온몸을 망토로 감싼, 천장에 닿을 듯이 커다란 형상 하나가, 루핀 교수가 들고 있는 흔들리는 불꽃의 불빛을 받으며 문간에 서있었다.그것의 얼굴은 두건 밑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해리의 눈이 아래쪽으로 향했다.그는 심장이 오그라드는것 같았다.
--- p.113~114
여름 방학을 보내고 해리는 단짝 친구들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3학년이 되어 호그와트로 다시 돌아간다. 그러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즈카반이라는 무시무시한 감옥 속에 수감되어 있던 시리우스 블래이라는 악명 높은 죄수가 탈옥한 것이다.
그는 탈옥하면서 행선지에 대한 두 가지의 실마리를 남기게 되는데, 하나는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를 물리친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공격과 같다고 생각했다는 점과, 그가 잠을 자면서 "호그와트에 있어..그는 호그와트에 있어"라고 중얼거리며 잠꼬대를 했다는 간수의 증언이 그것이다. 단 한번의 저주로 열세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의 후계자라고 여겨지는 이 탈옥자가 마음대로 활보하고 다니자, 학교를 지키기 위해 아즈카반의 간수가 불러들여지는데...
해리포터는 마법학교의 울타리 안에서도, 주위에 온통 친구들이 있어도 절대 안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그들 가운데에 배신자가 있기 때문이다.
'네게 할 말이 있어.'
그러나 해리가 막 말하려는 순간, 프레드와 조지가 들이닥쳤다. 그들은 론이 퍼시를 다시 한 번 화나게 한 것을 축하해 주려고 들른 것이었다. 그들이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자, 위즐리 씨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예언자 일보'의 1면 기사를 읽고 있었고, 위즐리 부인은 헤르미온느와 지니에게 자신이 소녀 시절 만들었던 사랑의 묘약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다.
'너, 아까 무슨 말하려고 했었니?' 갑자기 생각난 듯 론이 자리에 앉으며 해리에게 물었다.
'나중에.' 퍼시가 잔뜩 화가 나서 들어오자 해리가 비밀히 말했다.
그러나 출발할 때 어찌나 혼란스러웠던지 해리는 론이나 헤르미온느에게 말할 기회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 가방들과 각자의 새장 위에 앉아있는 헤드위그와 퍼시의 부엉이 헤르메스를 리키 콜드런의 좁은 계단으로 끌고 내려가 문 앞에 쌓아놓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방 더미 옆에 놓인 버들개지로 만든 작은 우리에서 시끄럽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났다.
--- p.96f.
그리핀도르 학생들을 대하는 스네이프 교수의 무조건적인 차별이 기억에 남는다.
'조용히 해요.!'
'난 그런 걸 말해 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은 나지 네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모두들 394쪽을 펴요!'
'모두! 당장!'
'조용히 해!'
'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한 게 이번이 벌써 두번째다.그레인저.'
'징계야. 위즐리!'
'그리고 다시 한 번만 더 내 수업 방식을 비난했다간 평생 후회하도록 만들어 줄 테다!'
--- p.223,224,225
그러나 그건 아주 잠시 동안만 보였을 뿐이었다.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형상이 해리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손을 갑자기 까만 망토 속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두건을 뒤집어쓴 것이 마치 그 주위에서 공기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빨아들이기라도 하려는 듯, 가르랑거리며 길고 천천히 숨을 쉬었다. 그들 위로 강렬한 냉기가 휙 스쳐 지나갔다. 해리는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냉기가 살갗 속으로 스며들었다. 가슴 속으로, 심장속으로....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