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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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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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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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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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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4.4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7만자, 약 5.9만 단어, A4 약 130쪽?
ISBN13 97889606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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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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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시네마테라피(cinematherapy)’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영화치료’ 혹은 ‘영화를 통한 힐링’ 정도로 번역되는데, 영화를 통해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법이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영화가 전문상담사와의 대화보다 더 유익한 자기치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가령 비르기트 볼츠가 쓴 『시네마테라피』의 부제는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의 힘’으로, 원제는 ‘E-motion Picture Magic: A Movie Lover’s Guide to Healing and Transformation’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영화를 통한 ‘치유(healing)’와 그를 통한 ‘변화(Transformation)’이며, 그것은 결국 영화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마법(magic)’이다. 바로 그 마법이라는 측면에서 영화 속 사건, 혹은 인물이 처한 상황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감정이입의 정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것이 누군가에겐 꿈결 같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 겐 지옥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영화와 심리는 ‘마술’처럼 한 몸으로 만난다. _ pp.19~20

우리가 사진이나 미술의 특정한 이미지 혹은 영화를 볼 때, 이유 없이 끌리고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계시가 느껴지는 그 날카로운 감정을 푼크툼이라 부른다. 특정한 영화를 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지만, 오직 보는 이 혼자만이 느끼는 절대적이고 개별적인 효과가 푼크툼이다. 한 영화에 대해 저마다 좋아하는 장면이 다르고, 별점을 0개부터 10개까지 다 다르게 매길 수 있는 것처럼,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이 특정 영화에 대해 느끼는 ‘필feel’ 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영화감상’을 넘어 ‘영화읽기’ 혹은 ‘영화로 세상읽기’라는 표현도 있는 것처럼, 더 나은 영화감상을 위해 중요한 것은 ‘지식’과 ‘해석’이다. 결국 영화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영화 의 세상과 현실은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인식해야 하며, 남들이 보지 못한 자기만의 해석을 더할 때 비로소 나만의 영화가 완성된다. _ pp.29~30

더구나 영화에는 표절과 종이 한 장 차이로 ‘오마주’와 ‘패러디’라는 거대한 세계가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중요한 미학의 한 갈래로 존재한다. 가령 킬빌에서 우마 서먼이 입은 노란색 트레이닝복은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이 입었던 것과 일치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망유희를 베꼈다기보다 사망유희로부터 왔다고 한다. 분명 다른 사람이 창작한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도용해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하는 표절에 해당하지만 타란티노 스스로 ‘출처’를 밝혔다는 점, 그리고 최근 들어 그런 표절의 문제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영역의 문제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혐의를 비켜간다. 한국영화계가 바로 그 도덕과 윤리라는 측면에서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어쩌면 미래의 영화감독이 아류와 주류 사이에서 ‘디렉터’로 남느냐 ‘에디터’로 남느냐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온 건지도 모른다. 자고로 예술가라면 여전히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갈증을 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생활의 발견의 대사가 또 떠오른다. “우리, 사람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_ pp.82~83

물론 로봇의 보편화를 상업적 재미로 포장한 작품도 많다. 가령 로봇 앤 프랭크에서 왕년의 잘나가던 도둑 프랭크는 아들이 보낸 로봇 불청객에게 도둑질을 시킨다. 로봇이 자신의 전성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열쇠를 따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다음부터다. ‘로봇이 저럴 수도 있나?’라고 진지한 의문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재미는 반감된다. 로봇의 판타지는 인간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도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에이 아이에서 데이빗이 겪는 고통은 인간의 헛된 욕심으로 대체된다. 또한 블레이드 러너의 안드로이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까지 던진다. 심지어 1985년 미국의 페미니스트인 도나 해러웨이는 ‘사이보그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그를 성차별 사회를 극복 하는 사회정치적 상징으로까지 제시했다. 이는 로봇을 공상과학의 세계가 아닌 현실적 존재로 부각시킨 한 사례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들의 인간답지 못한 세상에 대한 거울 같은 존재랄까. 그래서 이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오랜 경구를 바꿔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로봇은 어른의 아버지’라고. _ pp.131~132

그 어떤 동물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들은 캐릭터에 관한 한 그 어떤 예술, 대중문화 장르도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따라갈 수 없다는 증거와도 같다. 그들은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면 우리와 만나지 못했을 상상 속의 친구들이다. 2009년에는 디즈니와 픽사 제작의 3D 애니메이션 업이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업이 처음이었다. 당시 디즈니와 픽사 제작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수장인 존 라세터는 “칸의 업 개막작 선정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 한 단계 발전을 의미하며, 이는 위대한 애니메이션 과 위대한 영화는 동급이라는 우리의 신념에 대한 무한한 지지”라는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업에서 평생 모험을 꿈꿔 왔던 ‘칼’ 할아버지 는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달아 집을 통째로 남아메리카로 날려 버린다. 그렇게 애니메이션의 상상의 세계는 여전히 끝없는 모험을 하고 있다. _ pp.152~153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화는 역시 엽기적인 그녀다. 당시의 전지현과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사이의 10여 년을 되짚어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엽기적인 그녀가 당시 PC통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영화는 종종 전지현이 끊임없이 써나가는 시나리오들이 구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소설 『소나기』이기도 하고 영화 쉬리이기도 하다. 그렇게 영화는 전체적인 기승전결의 맥락과는 전혀 상관없는 서사들을 순간순간 자신의 것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묘한 쾌감을 끌어냈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언어로 이루어진 캐릭터였다. 알다시피 ‘귀여니’로 대표되는 인터넷 소설의 세계는 거의 일기에 가까운 극단적으로 주관적인 문체와 ‘어른들은 몰라요’식의 생생한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마치 평범한 픽션으로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청춘영화만이 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의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_ p.186

진지한 평론가의 시선으로 보자면 이들의 영화에서 과거 스파이크 리, 존 싱글턴 류의 선배 영화들에서 보던 투쟁심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거기에는 감히 ‘혁신적 자포자기’라고 부를만한 냉소주의와 유희의 정신이 숨어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인도계와 한국계 룸메이트 남자들이 벌이는 소동극 해롤드와 쿠마(2004)와(이 시리즈는 그야말로 뒤로 갈수록 더 점입가경이다. 2008년 만들어진 속편 해롤드와 쿠마 2: 관타나모로부터의 탈출은 그야말로 걸작!)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킨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2006)는 ‘불편함’과 ‘통쾌함’ 사이에서 그야말로 놀라운 줄타기를 하는 영화들이다. 주류문화의 바깥에서 낄낄대는 이들 영화는 결국 미국 백인사회를 유쾌하게 조롱하는 영화들이다. 인종적 편견마저 낄낄거리는 웃음으로 초월하는 ‘쿨’한 상상력이랄까. 안타깝게도 바로 한국영화에 없는 그 무엇이다. _ p.227


한국영화의 2000년대는 송강호라는 배우를 빼놓고 설명하기 힘들다. 그 안에서 별다른 부침을 겪지 않고, 또한 다른 배우들처럼 TV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도 전혀 출연하지 않으면서 오래도록 롱런하는 배우는 드물다. 그 비결은 역시 그만의 독특한 개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류승완 감독은 이런 말도 했다. “송강호 라는 배우는 ‘대사’가 아니라 진짜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표현력이 풍부하고 생생한 구어체를 구사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다. 배우는 두 종류가 있다. 관객을 긴장시키는 배우와 관객을 풀어주는 배우, 양쪽 모두 뛰어난 배우임은 분명한데 송강호는 후자다. 일단 그를 믿고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그를 보면 ‘웃기고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 드는데, 바꿔 말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이상한 놈’ 태구나 박쥐의 뱀파이어 신부, 그렇게 서로 다른 역할을 연기해 도 언제나 사람을 편하게 무장해제시키는 친근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송강호는 “무슨 말만 해도 웃기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닐까. _ pp.244~24

탁월한 천재성은 물론이요, 넘버 23에 이르기까지 그가 다이내믹한 변신의 궤적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선입견과 달리 지극히 잘생기고 세련된 배우라는, 시쳇말로 ‘멀쩡하게 생긴’ 배우라는 점에 기인한다. 자유로이 물결치는 입과 달리 그의 눈은 얼마나 총명한가. 가령 영국 영화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의 평론가 호세 아로요는 “어 째서 미남이 하면 같은 슬랩스틱이라도 더 그럴싸해 보이는 걸까?”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처럼 넘버 23은 줄기차게 완전한 변신을 모색해오던 짐 캐리가 이터널 선샤인과 함께 다다른 종착역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뻔뻔한 딕&제인 같은 본래의 ‘짐 캐리적’ 세계 또한 따로 낯설게 존재하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한동안 주춤한 듯싶었던 그가 새로이 내놓을 영화가 바로 패럴리 형제와 다시 만난 덤 앤 더머 2다. 누가 뭐래도 짐 캐리는 짐 캐리다. 할리우드에서 캐릭터의 완전한 자유를 얻은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_ p.302

곽지균의 영화 속에서 죽음은 중요한 이미지였다. 그가 “내 영화를 통틀어 가장 나와 가까운 분신”이라고 했던 겨울 나그네의 ‘피리 부는 소년’ 민우는 레어 버드의 ‘Sympathy’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차를 몰고 돌진해서 죽었고, 젊은 날의 초상 에서 두 친구의 자살을 경험하고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를 떠난 영훈은 언제든 죽기 위해 늘 독약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 답답한 1980년대를 살아가는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방황은 언제나 죽음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었다. 그를 이겨내는 힘은 사랑이지만 그것은 늘 뜻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집스레 멜로영화 10편을 남기고 떠난 곽지균 감독은 그렇게 늘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에 대한 결핍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안간힘으로 새 영화를 준비하면서, 더이상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마음으로 보냈을 지난 몇 년간을 떠올려보니 너무 마음이 쓰리다. 곽지균 감독의 죽음은 더이상 대규모 자본 안에서 개인적인 영화가 가능하지 않은 시대라는, 그리하여 영화를 둘러싼 우리 시대의 정서도 변했다는 것을 일러주는 거대한 상징적 사건이다. _ pp.326~327

마더(김혜자)는 철저히 혼자다.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엄마는 홀로 움직여야 한다. 그를 위해 김혜자를 다시 영화계로 불러낸 것도 봉준호의 집념의 결과다. 그녀의 영화인생을 통틀어 ‘카메라 앞에서 뺨 맞는’ 장면은 마더가 처음이었다. 설국열차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지구에 혹독한 추위가 찾아와 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 미래를 배경으로, 문명의 마지 막 흔적이자 무법천지로 변해가는 설국열차 속 생존자들의 투쟁을 그린다. 그가 다루어온 계급의 문제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의 인물 구성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늘 그의 영화가 주는 큰 재미 가 다채로운 로케이션이었다면 설국열차는 공간에 대한 집중력이 빼어나다. 말하자면 그가 새로운 환경과 속도에서 조금이라도 마모 될 것이라 여겼던 사람들에게, ‘변화’와 ‘진화’를 한데 아우르는 봉준 호의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바로 봉준호의 힘이다. _ p.384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심리학의 거장이자 삶을 치유하는 영혼의 의사였던 칼 구스타프 융의 숨겨진 이야기다. 데인저러스 메소드의 원작인 희곡 토킹 큐어는 프로이트가 고안해내고 융이 슈필라인의 치료에 적용했던 ‘대화치료법’을 의미하는 단어다. 융의 사후에 젊은 시절 그가 한 여인과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발견되었는데, 그 상대는 바로 그 토킹 큐어를 이용해 치료한 첫 번째 환자가 사비나 슈필라인이었던 것.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융을 중심에 두고 그가 각각 프로이트와 슈 필라인과 맺었던 애증의 관계를 교묘하게 엮어 나간다. 마치 크로넨버그가 융을 두고 감히(!) 토킹 큐어를 시도한다고나 할까. 크리스토퍼 햄튼이 각색한 희곡 토킹 큐어라는 제목 대신 존 커의 소설 『가장 위험한 방법(A Most Dangerous Method)』에서 제목을 가져온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말하자면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융이 정신과 의사 크로넨버그 앞에서 진심으로 털어놓는 자신의 지난 이야기다. _ p.461

현기증(1958)은 서스펜스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의 대표작으로,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전직 경찰 스카티(제임스 스튜어트)가 높은 건물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지면이 쑥 꺼지며 아득해지는 현기증 효과를 내기 위한 ‘줌 아웃 트랙 인(zoom out track in)’ 기법이 처음 사용되었다. 언제나 기발한 방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조종하는 데 능수능란했던 히치콕은, 현기증에 이르러 집착(obsession)이라는 주제를 동료가 죽은 후 정신적 장애에 시달리는 주인공으로 끌어와 풀어낸다. 이미 그 는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을 다룬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현대 영화’의 아버지다. 현기증은 2012년 영국의 영화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가 10년마다 비평가와 감독으로 나누어 선정하는 ‘세계영화 베스트 10’ 투표에서 시민 케인의 50년 독재(1962~2002년)를 종식시키고 1위로 올랐다. _ p.490

어느덧 1편으로부터 15년이 흘렀다. 처음 만들어진 여고괴담은 선생님으로 출연한 이미연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인들로 구성되어 흥행을 장담하기 힘든 프로젝트였다. 심지어 공포영화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게 낮은 탓에 제작진은 여고괴담이라는 무시무시한 제 목을 숨기고, ‘아카시아’라는 제목의 청춘영화로 속이고 촬영장소를 섭외하려 다녔다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다. 결과적으로 여고괴담 이후 공포영화 장르를 비롯한 본격 장르영화들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처럼 이 시리즈가 지닌 의미는 상당하다. ‘괴담’이 라는 단어 자체가 지상파의 뉴스를 비롯해 일상의 언어로 스며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고, 3편 이상의 시리즈가 힘들었던 당시 한국영화 계 상황에서 무려 5편(2009년)까지 이어지는 놀라운 뚝심을 보여주었으며, 수많은 재능 있는 감독과 배우들을 배출하며 ‘여고괴담 사관학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_ pp.564~565

이후 1998년 로드쇼가 문을 닫긴 했지만 같은 해 최초의 영화 무가지인 네가가 창간했고, 2000년에는 씨네버스와 필름2.0이 창간하며 그 ‘파이’ 는 엄청나게 커 보였다.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할 자료는 없지만, 한국영화의 중흥기 역시 그렇게 찾아왔다. 2000년대 들어 영화잡지의 존립은 위태로워지게 된다. 공교롭게도 쉬리(1999)와 공동경비구역 JSA가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새로이 써나가던 바로 그 시기였다. 월간지는 사라져갔고 온라인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03년 키노의 폐간은 한국영화 점유율의 상승 곡선과 영화잡지의 생명력이 반비례하는 기이한 현상에 종지부를 찍은 상징적 사건이다. 모든 것을 ‘광고 시장의 침체’ 혹은 ‘인쇄 매체의 몰락이라는 세계적 추세’라는 말로 정리하면 간단하지만, 한국의 영화잡지는 ‘전문 주간지’라는 독자적 생존방식에서 보듯 그 태생과 확산 자체가 여타의 나라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렇게 한국의 영화잡지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영화가 성장하는 데 전적으로 숭고한 희생을 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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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글이 쉬운 건 생각이 얕아서가 아니다. 판단이 상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리가 아무렇게나 비약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결론에 도착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생활에서 쓰는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전문용어가 있다면 그 개념을 설명해주면서 사용한다. 그런데 정작 주성철의 ‘취향’은 상식적이거나 일상적이지 않다. 폭력과 섹스, B무비와 컬트영화, 싸구려 감상주의와 갖가지 급진주의, 엉터리와 잡동사니, 볼품없는 것들과 볼썽사나운 것들에 대한 애정. 여기에 주성철 글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태도로 표현되는 불건전한 취향 말이다.
박찬욱 영화감독 박쥐 스토커

영화 관람은 관객이 방금 본 영화에 대해 자신 혹은 타인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완결된다. 아니, 어쩌면 영화 자체가 잠정적으로 완성되는 자리도 거기다. 영화라는 시청각 체험, 미디어 현상으로부터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화제들을 곧장 목차로 옮겨온 이 책은 따라서, 일종의 사례집이다. ‘시네마가 무엇인가’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우리가 영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대화하면 더 즐거운 관객이 될 수 있을지 시범을 보이는 책이다. 주성철 기자는 언제나처럼 문장을 위한 문장은 쓰지 않는다. 무덤덤한 척 사실을 기술(記述)하는 행간에 시침 뚝 떼고 묻어놓는 특유의 유머도 여전하다. 음악으로 치면 2박자 폴카의 호흡으로 착착 읽어나가면 된다. 독자는 이 책을 징검돌로 참조한 다음, 자기만의 영화 개론서 목차를 짜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나는 그랬다.
김혜리 씨네21 기자 『진심의 탐닉』 『그림과 그림자』

기자는 팩트를 전하고, 소설가는 허구를 창조한다. 이것이 세상의 통념이다. 주성철 기자는 소설가인 내게 추천사를 부탁하며 말했다. “아, 이거 그냥 입문서예요. 입문서.” 나는 “으음. 그런가…”하며 기자의 말을 믿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내 기자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겸손도 지나치면 과장이고, 거짓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기자의 말이 또 100% 거짓은 아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입문서적으로 시작해 전문서적으로까지 뻗어나간다. 역시 기자라 그런지, 그 말에는 팩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나친 겸손으로 감춰진 과장도 담겨 있었으니, 뭐랄까, 작가적 기질의 기자라고나 할까. 물론, 그의 글 안에도 이런 ‘작가적 기질’이 듬뿍 담겨 있다. 즐겨보시길.
최민석 소설가 『능력자』 『쿨한 여자』

여전히 신뢰할만한 영화 기자들이 있다. ‘영화 매체 저널리즘’이라는 말 자체가 거의 비문처럼 들리게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에도 말이다. 영화 저널의 기능과 미래를 비관할지언정 아예 외면하지 못하는 건 그 사람들 때문이다. 내게 주성철은 그 ‘신뢰할만한’ 기자들의 리스트 가운데 망설일 것 없이 단연 손꼽을 수 있는 이름이다. 이 책을 통해 마주한 주성철의 마력에 현혹되어 판단력을 상실한 채 영화 산업에 투신하게 될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말뿐인 위로와 기약 없는 응원을 보낸다.
허지웅 영화평론가 『망령의 기억』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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