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은 기본이라는 너에게
--- 김병희(http://blog.yes24.com/cbang36)
얼마 전 내가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우선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고 대답했었지. 대학은 확실히 많은 것을 네게 가르쳐줄 테고, 대학에 가려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물론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가지는 더 묻고 싶구나. 좋은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좋은 대학이란 어떤 곳일까 하는 질문 말이다.
얼마 전 우연히 읽게 된 청소년 소설의 주인공 호시노 유는 아주 깜찍한 일본 중학생이다. 일류대를 거쳐 대기업에 취직하는 엘리트 코스가 목표란다. 좌우명이 ‘필승’이지. 하지만 이 인생 계획은 깡촌으로 이사가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하지. 학년 전체가 호시노를 포함하여 넷뿐인 시골 분교, 넷 중 하나는 ‘좌우명’이란 먹는 것이냐고 되묻고, 또 다른 하나는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한 마디도 하지 않지. 요즘 말투로 말하면, ‘열라 깨는’ 상황이 아니겠니? ‘입시경쟁, 사당오락,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 어제의 적은 오늘도 적.’이라고 생각하는 호시노에게는 특히 그렇지. 어떻게 보면 좀 뻔한 애기이기도 하지만, 이 시골 구석에서 겪는 황당한 사건들은 호시노에게 빛나는 계획을, 쿨한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지.
사람들은 모두 불완전하기도 하고 어느 면에서 보면 자신만의 상자에 갇혀 세상을 보게 되지. 다른 이는 어떤 상자를 가지고 있는지, 상자 밖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지는 생각도 못하고 말야. 호시노와 그 친구들도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고 일반적이지만은 않은 친구들이야. 하지만 각자의 상자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껴안고 긍정하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기술을 이 책은, 아주 경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단다.
처음에 내가 물었던 질문에 내가 대답하려는 건 아니란다. 좋은 대학이 어떤 곳인지 거기에서 무얼 할지는 엄연히 네가 생각해야 하는 일이지. 하지만, 이 책을 추천하면서 이런 충고 한 마디쯤 곁들이고 싶구나. 네 꿈이 무엇이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즐겁단다. 대학에 가는 것도 그렇지만, 네게 고민이 있다면 우선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해보렴. 그러면 문제가 좀더 쉬워지고, 가끔은 재미있어지기까지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