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바짝마른 자작나무 껍질 한 조각. 그리고 이미 죽었지만 나무에 매달려 있는 부드러운 나무의 잔가지들. 마지막으로 솥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소나무 옹이들이 필요하지. 그러면 자기 집에 앉아잇는 것 같은 불을 피울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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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모든 감각 중에서 가장 강렬하고 생생하게 기억을 일깨운다. 인디언들은 그 사실을 알고 었다.수많은 인디언들은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을 일깨워주는 냄새를 이내 알아내고,그것을 약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다.소나무 이파리 한 줌,사향,전나무 껌 같은 것은 인디언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것이었다. 인디언들은 그 냄새를 맡으며 환상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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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얀은 돌아갈 것이다. 생계를 위해서라면 점원이든 뭐든 하겠지만, 자유로운 시간에는 자신만의 작은 왕국을 간직하고 키워갈 것이다. 그 왕국으로 가는 길에 식품점의 지하창고를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얀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얀은 박물학자로서 노력하고 싸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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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망한 샘이 야영지로 돌아왔을 때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그일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게 아닌가. 아버지와 그 덫사냥꾼이 화해하고 있었다. 두 시간 전만 해도 서로를 원수로 여기던 두 사람은 싸움을 통해 친구가 되었다. 아내와 아들과의 논쟁에서 밀린 래프트씨는 자신이 그토록 모질게 대하던 캘럽에 대한 원한이 가시기는 커녕 감정의 골만 더 깊어졌지만, 극심한 곤경에 처한 그를 도와주다 보니 마음이 달라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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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머니, 저는 그 새를 정말로 사랑했어요. 이젠 내가 왜 그 새를 죽였는지 알겠어요. 그 새가 나한테서 도망쳤기 때문이에요. 그 새를 가까이에 두고 보며 만질 수 있거나 그 노랫소리를 날마다 들을 수 있다면, 전 그 새를 잡으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전 그 새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그저 갖고 싶었을 뿐이라구요. 어머니가 꽃을 꺾는 것도 곁에 두고 보고 싶어서지, 죽이려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꽃들이 시들면 어머니는 슬퍼하시죠. 어머니가 꽃을 꺾어오는 것처럼, 저도 그 종달새를 가지려고 했을 뿐이에요. 그 새가 죽었을 때 저는 너무너무 슬펐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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